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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아무 픽씹 소설 ㅂㅇ 11111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75.223) 2016.08.17 18:16:48
조회 7426 추천 53 댓글 5


창밖으로 펼쳐진 새하얀 구름의 융단의 눈부심에 현기증이 났다. 그럼에도 눈을 떼지 못하고 아직 태평양 상공에 있다는  것도 잊은 채 지상을 뚫어질 것 처럼 응시하고 있으면 그가 있는 일본은 아직도 멀어만 보인다.
"Would you like something to drink?"
"No, thank you."
머리를 틀어올린 스튜어디스가 아카이의 옆자리의 묘령의 청년을 지나치고 물어왔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방금 몇분 전에도 다른 승무원이 같은 것을 물어왔던 참이었다. 커피는 이미 두잔이나 받았고, 목은 마르지 않았다.
필요한게 있으시면 저를 부르세요,라고 몹시 "저를"을 강조하며 승무원은 떠나갔다.
아카이는 다시 빛이 넘치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창가를 바라보며 오른손으로는 턱을 괴고, 왼손잡이의 검지는 무의식적으로 팔걸이를 뚝딱였다. 걱정을, 특히 예기치 못했던 일을 생각할 때의 버릇이었다. 아직도 일본에 도착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과장된 헛기침이 옆에서 들렸다.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옆자리에 앉은 주근깨가 인상적인 청년이 탓하는 듯한 표정으로 불규칙한 리듬을 새기는 아카이의 손가락을 쳐다봤다. 작게 사과하고 팔걸이에서 손을 내린다. 아까부터 좋지 않은 표정으로 바라보던, 승무원이 부지런하게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 아카이에 대한 청년의 질투는 전혀 깨닫지 못한채로.
내린 왼손은 행선지를 잃고 부자연스럽게 무릎 위를 헤맸다.

『 아카이, 나 경찰 그만둘 거에요.』

며칠 전 갑자기 후루야에게서 온 전화에 무심코 피우던 담배를 떨어뜨렸다. 낡은 융단에 퍼지는 탄 자국을 보면서도 떨어진 담배를 줍지 못하고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에 모든 의식이 집중되었다.
아카이가 아는 후루야 레이는 멸사봉공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말 그대로 목숨과 인생을 일에 걸고 있는 그런 남자였다. 서로 일을 버리지 못하고 자주 언쟁과 대화를 되풀이했다. 그 결과 일본과 미국을 둘 중 하나가 왕복하게 되고, 1년에 몇번 만나기만하는 애인 관계가 몇년동안 그럭저럭 계속되고 있다.
아카이인가 공안인가 하는 물음에 약간 후자를 취했던 그 후루야가 일을 그만뒀다고. 그렇게 뇌가 이해했을 때에 스친 생각은 현장 복귀가 불가능한 정도의 후유증이 남도록 다쳤다거나 어떤 병으로 시한부를 선고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이유라도 그가 사직할 리가 없다. 그는 몸이 움직이지 않아도 그 우수한 두뇌를, 수명이 남아 있지 않아도 남은 나날을 끝까지 자신의 나라에 바칠 것 이다. 그런 그가 괘씸하고, 또 그리웠다.
혼란이 깊어지고, 침묵하는 아카이의 낌새가 이상했는지 귀에 댄 수화기가 떨리며 웃음 소리가 들린다.
『 하하하, 설마 내가 곧 죽을 줄 알았습니까? 』
" 다르나?"
『 달라요. 매우 건강합니다. 』
"부상은....? 사건에 휘말렸는가? "
『그렇지 않아요. 잠시 느긋하게 쉴까 생각할 뿐. 』
온화한 목소리는 이상한 예감만 돋운다. 그렇다면 왜. 이유를 하나도 찾지 못하고 '그랬구나' 중얼거린다. 발등에 떨어진 담배는 어느새 사라지고 뻥 뚫린 융단의 구멍 저쪽에서는 무뚝뚝한 타일이 엿보이고 있었다.
『 그렇다는 거니까 당분간은 일본에 오지 마세요. 』
"뭐?"
『아마 와봤자 빈둥거리고 있지도 않을걸요.』
"너같은 워커홀릭이 또 뭘 할 작정이지?"
『 심한 말투네요. 음..원예라도 할까 』
"그건..또 어울리겠군"
상쾌하게 웃는 후루야의 웃음을 전화 너머로 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웃는 그 목소리는 신기할 정도로 밝은데 억양이 없다.
"레이, 무슨 일이 있었나?"
『 아니요……아무것도 』
목적이 다른 형태의 동료를 몇년, 서로 입장이 다른공동 전선을 몇년, 애인 관계를 몇년째 지내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 있다. 너무 그가 능숙하서 어쩌면 평생을 알아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직정적인 후루야에게서 속내를 이끌어 내는 것은 간단했지만 냉정한 그의 말에서 진위 가리는 법은 최근 몇달에 겨우, 본능적으로 알게 된 것이었다.
『 아무일도 아닙니다 』
그것이 거짓말임에 아카이는 확신을 가졌다.

며칠 동안 자지 않고 하던 일을 모두 끝낸 뒤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며 갈겨쓴 메모를 사무실에 남기고 거의 자취를 감추다시피 비행기에 올랐다. 일본에 도착하면 휴대전화의 전원을 켜야 한다는 것이 조금 우울했지만 나름의 처벌은 각오하고 있다.
그보다 궁금한 것은 아직 수천킬로나 떨어진 후루야에 관한 것 이었다. 전화를 끊을 때 "그럼"이라는 말로 대화의 끝을 알린 것은 그의 쪽인데도 전혀 통신을 끊지 않았다. 아카이가 다시 입을 여는 것을 기다린 듯, '레이'라고 호소하는 것과 동시에 일방적으로 통신은 끊겼다. 아무리 봐도 거동이 수상하다.
에취,하고 몇분 전보다 현격히 조바심을 띤 헛기침 소리가 들려와 다시 옆의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 너머에서는 승무원이 담요를 들고오며 싱글벙글 웃고 있다. 아무래도 또 무의식적으로 무릎를 손가락으로 두드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무릎이면 소리도 나지 않았을텐데 신경과민인 사람이군,이라고 생각하는 아카이에게 서비스를 하고 싶어, 승무원이 몇번이나 그 자리를 지나간 것은 분개하고 있는 청년 이외엔 아무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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