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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글 중도 진보 청년이 아직 표심을 못 정하신 분들께 드리는 상소문★

킹드모여(116.39) 2022.03.01 12:28:56
조회 264 추천 1 댓글 3

'안녕하세요,

DC 인사이드에는 정말 오랜만에 접속해보네요.

10~20대 때 여기서 낄낄거리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대 중후반을 향하는 청년이라기도 뭣한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런 글을 올릴까 말까, 올리면 어디에 올릴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올리기로 결심한 이유는 어느때보다 무서워서입니다.

어른이 된 이후로 투표장에 나가지 않은적이 없습니다만, 민주주의가 가진 강력한 조정의 힘을 믿고 누가 되던 그건 세상이, 민주주의가 옳은 방향으로

조정해줄거고 결국 나만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며 선거 결과에 그다지 일희일비 하지 않아온 사람입니다.

근데 요즘 분위기는 조금 심각한거 같아서 용기내서 몇자 적어봅니다.


이 글은 제목에도 나와있듯이, '아직 누굴 찍을지 모르겠는데...? 혹은 '둘 다, 혹은 셋 다 싫은데 어쩌지...?' 하는 분들께 바치는 글입니다.

이미 확고하게 표심을 정하셨거나, 무슨 말을 들어도 바꾸실 생각이 없으신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누르셔도 되고, 뭐라고 씨부리나 보자고 읽어주셔도 감사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떤 분께는 매우 찝찝하고 불쾌하시겠지만 (저 역시 그렇지만) 2번을 찍어 달라고 호소하려고 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중도 좌파적 성향을 가진 사람입니다. 아마도 호남 출신이신 아버지 영향이 없다고는 못하겠네요.

이렇게 제 패시브 신념과 역행하는 선택을 하게된지는 4~5년쯤 된거 같습니다.

제가 지지해온 정당과 그 정당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이 좀 이상해보이기 시작한 시점이 그때부터라서요.


저는 진짜 문제와 리스크는 이재명이 아니라 저 180석을 꿰차고 있는 민주당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장동 비리요? 그걸로 개인적으로 피해보신 분 있나요.

형수 욕설이요? 추잡한건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사 입니다.


저는 지금 민주당과 그것을 떠받치는 지지 세력의 도덕적 나르시즘과 기회주의적인 외교 스탠스,

오로지 민족 공조 밖에 모르는 협소한 시야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지지했던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몇번의 주요 선거의 패배를 안겨줘서 지금의 과도한 정치적 힘을 빼놓고,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을 갖으며 체질 변화를 도모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무능합니다. 뭐가 뭔지도 솔직히 잘 모르는거 같구요. (사실 그의 이력을 고려해봤을 때 아는게 이상하죠)

이재명 유능하고 추진력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민주당의 속성과 결합된 향후 시너지가 더 걱정됩니다.

둘 다 별로라면 무능한 대통령과 5년을 보내는게 이 나라에 덜 데미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안보/외교 측면으로만 좁혀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안보/외교 측면으로만 좁히는 이유는,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제가 상기 서술한 '민주주의가 가진 강력한 조정의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선거와 정권 교체를 통해서 그 실수를 회복하고 만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안보/외교 측면은 그 실수의 댓가가 보다 엄중하고, 데미지를 회복하는데 들이는 비용이 막중하기 때문입니다.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지금 선거를 열흘 정도 앞둔 시점에 논란이 되고 있는 몇 가지 쟁점을 끌어다가 왜 지금의 민주당에게 회초리가 필요한지

호소 드리겠습니다.


1. 한미동맹


주요 강대국들이 '이것은 우리의 레드라인이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지금 러시아도 우크라이나가 본인들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중국도 '대만 문제는 양보할 수 없는 홍선 (紅線)' 이라고 자주 이야기 하죠. 한국의 현재 레드라인은 뭘까요. 바로 한미 동맹입니다.

그리고 한미 동맹은 우리에게 당연하게 주어지는 패시브 스킬이 아닙니다. 노력하고 관리하고 투자해야 하는 값비싼 아이템에 가깝습니다.

저는 지금 민주당과 민주당을 추종하시는 분들이 이 한미동맹에 대해 굉장히 나이브하고 기회주의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주요 인사들의 평가나 현 정부의 미적거리는 스탠스에서도 보이듯 틈만나면 '중립외교', '균형외교'를 주창합니다.

그럼 아예 중립국 추진을 당론으로 정해서 하시던지,  또 본인들 필요할 땐 강력한 한미공조를 찾습니다. 뭐가 되고 싶은건지 잘 모르겠어요.

마치 우리가 무슨 짓을 해도 미국이 한미 동맹을 유지할거라고 생각하는거 같은데 그렇게 중간에서 눈알 굴리면서

본인 잇속만 챙기려 들면 미국 조야에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계속 누적됩니다. 그렇게 해서 득보는건 민주당이 가장 싫어하는 일본이죠.

미일 동맹만 더 강화될테니까요.


우리는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유관 실적을 쌓고 동북아시아에서 한국의 가치를 제고 시켜나가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이라크에 파병을 왜 했겠어요)

이제는 선진국이라면서요. 그럼 그에 걸맞는 역할을 해야됩니다. 지금 민주당은 미중 사이에서 어떻게든 단물만 빼먹으려 하는게 너무 보여서 추할 지경입니다.

그걸 또 알량하게 국익이라고 부르더군요. 근시안적인거죠. 그러면서 또 G7 회의 어디 한 구석 초대 받은건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다소 역겹기까지 합니다.


미국과 잘 지내야 나날히 커져가는 중국의 영향력과 위협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지켜낼 수 있고, 이 구데기 같은 지정학적 위치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일본의 의사 결정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일본 우리나라 신경 안 씁니다. 미국말만 듣지)

일단 굳건히 살아남아야 복지 국가도 만들 수 있는거 아닐까요.


2. 한미일 동맹


'유사시 일본이 우리 나라에 상륙하게 두자는거냐'로 프레임이 씌워졌던데, 윤석열씨가 참 토론을 못하긴 못해요.

당연히 싫죠. 생각만 해도 싫을거 같네요. 근데 그 유사시를 이렇게 한 번 설정해볼까요.


'북한에 급변 사태가 발생해서 무정부 상태로 돌입. 중국이 군사력을 동원해서 북한 병합 시도'

'방해할 경우 남한 공격도 불사하겠다는 위협 시사'


자, 이 정도 유사시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둘 중 어느게 더 싫으세요.

저는 이런 유사시라면 일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미일 동맹이란 꼭 필요한건 사실 아니지만, 한 번 추진해봤으면 합니다.

(만약 일본 새끼들 꼬룸하게 나와서 수틀리면 안해도 된다는 뜻입니다)


핵심은 동맹의 세부 조건은 단계별로 설정하기 나름이라는 겁니다.

앤간하면 일본이 한반도 문제에 함부로 개입하는 일 없이 설정하면 됩니다.

그리고 미국 입장의 동북아 구도에서 일본은 태평양을 막는 든든한 방패이자

한국은 대륙을 겨누는 날카로운 창입니다.

미국이랑만 잘 지내면 일본은 절대 한반도에 허튼 생각 못 품습니다.


대신 그렇게라도 한미일 동맹이 결성이 되면, 북한이나 중국이 한반도에 행사할 수 있는 정치/군사적 옵션은

서로 죽자고 선포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핵무기를 제외하면 거의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 구도는 미국에게 있어서 한국의 밸류를 매우 높여줄 겁니다.

그럼 그 높아진 밸류로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미국의 중재를 통해 지금보다는 좀 더 압박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우리가 백날 사과하라고 해봐야 일본 안합니다. 근데 미국이 시키면 할거예요.)


19세기부터 독일 제국이 떠오르기 시작할 때, 유사 이래 전쟁하고 서로 원수처럼 지내던 영국과 프랑스는 동맹을 체결했고

그 관계는 두 번의 세계 대전을 거쳐 지금까지 잘 유지되어 오고 있습니다.

일본 얄밉고 꼴보기 싫습니다. 과거사 생각하면 쪽팔리고 쥐어박고 싶죠.

근데 외교에 감정이 앞서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정치역학은 정말 냉혹한 현실입니다.


3. 선제타격 이슈와 비싼 평화


제가 토론을 보면서 정말 화났던 지점은, 저게 사실 무슨말을 하는건지 민주당에서 다 알면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왜곡하고 호도한다는 점이었는데, 뭐 그런건 국힘도 안하는건 아니니 제 빡침은 잠시 접어두도록 하죠.


저 주장의 포인트는 우리가 harmless 하게 보여서는 결코 존중받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충분히 harmful 하지만 우린 너희와 이성적인 대화를 할 용의가 있어' 라고 대외적인 메세지가 전해져야 합니다.

절대 민주당이 말하는거처럼 먼저 시비를 건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지점에서 문재인 정부를 한 가지 좋게 평가하고 싶은건, 우리 자체의 군사력을 많이 높여놨다는 점입니다.

다들 아시는바와 같이 한국의 군사력이 이제 세계6위라죠. 어쩌다보니 영국 프랑스 독일보다도 높네요.

안보력이란 이런 우리 자체의 군사력과 외교력이 결합되서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후보가 줄기차게 주창하는 비싼 평화가 전쟁보다 낫다.

제 귀에는 굴종이 전쟁보단 낫다로 들리는데요. 일단 저 분들 머릿속엔 이불속 같은 평화가 아니면 바로 전쟁인가 봅니다.


한 저명한 정책연구원님의 말을 인용하자면, 우크라이나인들이 '평화가 경제고 밥'이란 것에 무지해서 저렇게 결사 항전하는 걸까요?

그들은 아는겁니다. 평화 구걸로 얻어지는 밥은 내 밥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런데 민주당은 늘 우리가 harmless 하게 나오면 저들도 harmless 해질 것이다. 라고 몇십년째 주구장창 외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증거가 차고 넘치며 지금도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말이죠.


북한은 같은 민족이지만 적입니다. 물론 그 사실은 매우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해하려 하는 이상 적은 적입니다.

제 윗집 아저씨가 저와 같은 민족이지만 층간 소음으로 인해 칼을 들고 찾아오신다면 그 분은 저와 제 가족에게 적인거처럼요.

그들과 그들 뒤를 자신들 지정학적 목적에 맞게 이용 중인 중국에게 우리는 harmless 하게 보여선 안됩니다.

그렇게 굴종적으로 얻어진 평화는 주도권이 저들에게 있기 때문에, 언제든 빼앗길 수 있는 평화입니다.



이상 제 생각을 몇가지 적어봤습니다.

저는 민주당이 저런 나이브하고 기회주의적인 사고 방식이 자정되고 희석될때까지 그들에게 표를 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국가의 운명이 걸린 저런 기본 전제들에 대해 적절한 당론이 정착 되었다고 생각할때, 그들이 내새우는 민생이나 경제 관련된

공약들을 다시 한 번 열린 마음으로 검토해볼 생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며, 마지막으로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말씀 몇 가지를 인용한뒤 글 마치겠습니다.


"시진핑의 등장은 중국 역사의 축복이다."

"이재명은 이 나라에 하늘이 내려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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