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에서 드라마화 하는 <러브 인 맨하탄>은 주연이었던 제니퍼 로페즈가 직접 제작을 맡는다.

쌍둥이 출산 외에는 한동안 특별한 소식이 없었던 제니퍼 로페즈가 ABC와 손을 잡고 TV 시리즈의 제작자로 나섰다. 이미 영화와 리얼리티 쇼의 제작자로 다방면에서 활동한 그녀가 이번에 선택한 프로젝트는 2002년 주연을 맡았던 영화 <러브 인 맨하탄> (원제 ‘Maid in Manhattan’)을 드라마로 리메이크 하는 것이다.

맨하탄의 고급 호텔 청소부로 일하는 라틴계 여성의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를 담은 <러브 인 맨하탄>은 <조이럭 클럽>, <스모크> 등의 영화로 유명한 웨인 왕 감독의 2002년 영화로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히트작이다. 현재 파일럿을 준비 중인 제니퍼 로페즈와 제작진들은 이 영화의 기본적인 설정과 배경을 차용하는 대신, 인물과 관계의 많은 부분을 바꿔 놓을 계획이다. 따라서, 호텔의 손님으로 온 정치가와의 러브스토리가 중심이었던 원작과 달리 주인공 마리사의 가족과 친구, 동료들의 이야기에 보다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1시간 분량의 코미디 물로서 제니퍼 로페즈는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제작준비와 아이디어 제공에 참여하고 있다고.

제니퍼 로페즈의 2007년 앨범 <Brave>(왼쪽)과 그녀가 제작을 맡았던 영화 <Feel the noise> .

영화를 TV 드라마로 제작하는 시도는 이미 국내에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개봉 당시 흥행 기록을 세웠던 <쉬리>와 <친구>는 각각 내년 방영을 목표로 드라마 제작 중이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식객>와 <타짜> 는 이미 방송 중이거나 다음 달 방송을 앞두고 있다. 콘텐츠 기근에 시달리는 방송가에서 이미 검증된 아이템을 도입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제작되는 드라마 편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미국의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 해외 드라마 리메이크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ABC는 이미 2004~2005년 시즌에 <러브 인 맨하탄>의 드라마 화를 한차례 계획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능성 있는 콘텐츠를 선점하려는 방송사의 노력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닌 셈이다. 한편, 제작자인 제니퍼 로페즈는 몇 년 간 출연, 제작한 영화들이 계속해서 혹평에 시달려 왔으며 지난해 발표한 앨범 <Brave>는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동안 라틴계 인물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 해 온 그녀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유력한 제작자로 거듭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윤희성 hisoong@t-fa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