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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드라마 하우스에 대한 칼럼

ew 2006.11.22 19:36:04
조회 1209 추천 0 댓글 8


   메스를 든 셜록홈즈 <하우스> 이상하게도 〈하우스〉는 CBS에서 방영하는 드라마려니 하는 착각에 빠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국내 케이블이 아닌 미국 현지에서 〈하우스〉를 볼 기회가 있었을 때에도 중간중간 〈24〉 광고가 나오면서 “지금 시청하고 계신 채널은 FOX입니다”를 집요하게 각인시켜 줬지만 “이야, 역시 CBS는 범죄 수사물의 노하우를 이런 식으로도 변주해 내는구나!” 하는 착각이 계속됐던 거죠. 닥터 하우스라면 이런 증상을 두고 뭐라고 단박에 면박을 주었을지 궁금해지기도 하지만, 확실히 〈하우스〉가 극의 형식과 구성에서 CBS에서 방영하는 여러 〈CSI〉 시리즈와 닮은 구석이 있다 보니 그런 착각을 집요하게 고집했던 것 같습니다. “의학박사 하우스”라는 제목에서 보듯이, 이 드라마는 병원, 그중에서 진단의학과를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진단의학과는 질병의 원인을 밝혀내는 병원 내의 수사과라고 할 수 있지요. 〈하우스〉의 하우스 박사 휘하 의사들 역시 범죄 살인 사건 등을 다루는 여느 수사관들과 다름없이 병의 원인을 추적해 나갑니다. 〈하우스〉에서는 정식 범죄 수사관 자격이 갖춰지지 않은 의사들이다 보니, 질병이 발병했을 법한 ‘범행 장소’에 영장도 없이 무단 침입하여 조사활동을 벌이기도 합니다. 범죄 수사물에서 신원미상의 시체를 뜻하는 존 도/제인 도(John Doe/Jane Doe)는 겨우 사건 해결의 출발점에 불과하지만, 〈하우스〉에서는 병의 원인을 밝혀내는 과정이 출발이자 사건의 궁극적인 해결점이기 때문에 사람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불법마저도 무작정 감행하는 듯합니다. 가히 저런 식으로 진단하고 치료를 하다가는 담당하는 환자마다 소송을 걸어올 게 틀림없지 싶을 정도로 ‘막 나가는’ 하우스 박사를 보다 보면, 소송거리 천국인 미국에서 보호받는 불량 의사 그렉 하우스가 지닌 의술의 경지를 짐작할 수 있을 지경입니다. 범죄 사건에서도 피해자나 목격자, 참고인의 진술, 용의자의 자백과 진술이 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우스는 환자나 환자의 가족은 죄다 거짓말을 하게 마련이라고 믿기 때문에,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하는 동안 대면조차 하지 않으려는 괴팍한 의사입니다. 희귀병을 치료하는 의사들의 이야기인 〈하우스〉는, 2004년 가을에 시작된 시즌 1에서는 전미 시청률 20위권에 들지 못하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같은 희귀병을 다룬 〈메디컬 인베스티게이션〉도 참패를 면하지 못하고 시즌 1을 끝으로 접어야 했기에, 희귀병이라는 소재 자체에 저항감이 만만치 않구나 하는 짐작도 들 법합니다. 같은 메디컬 드라마라고 해도, 의학적인 부분과 함께 젊은 남녀들의 살가운 사랑 이야기를 버무려 데뷔 때부터 단숨에 시청률 상위권에 오른 〈그레이 아나토미〉의 성공과 대조되는 결과였지요. 사생활이나 감정적인 부분에 대한 묘사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면서, 철자를 제대로 쓸 수 있기는커녕 발음하기조차 어려운 의학용어가 난무하는 본격 메디컬 드라마라면 애초부터 환심을 살 조건이 별로 풍요롭지는 않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쉽지 않은 길을 택한 〈하우스〉가 2005년 가을에 시작한 시즌 2부터는 놀라운 선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시즌 1도 막강했지만, 시즌 2에서는 오히려 더 큰 재미와 감동을 선보이고 있는 〈그레이 아나토미〉와 3, 4위를 놓고 꾸준히 겨룰 정도입니다. 왜, 학교에서도 보면 반에서 1, 2등 하는 순위는 잘 바뀌지 않고 3위권 아래로는 부침이 좀 있는 것처럼, 수위권까지는 아직 올라가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1, 2위는 역시 〈아메리칸 아이돌〉과 〈CSI〉가 각축을 벌이며 다른 쇼에는 좀처럼 틈을 내주지 않고 있지요. 시즌 1의 인기가 아주 대단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하우스〉에는 한순간 치고 올라갈 만한 잠재성이 있었습니다. 우선 보스 캐릭터, 휴 로리가 분한 하우스 박사의 캐릭터입니다. 아무리 ‘떼거리 주연’이 대세라고 해도, 그럴수록 잘난 사람들을 아랫사람으로 둔 보스 캐릭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진단의학과 과장인 하우스는 사람들이 으레 의사의 덕목으로 요구하거나 기대하는 휴머니즘을 혐오하거나, 아니면 자칭 타칭 휴머니스트라는 사람들 중 대부분을 위선자라고 혐오하거나, 여하튼 그 둘 중 하나입니다. 잔병치레로 병원을 찾는 외래환자들은 끔찍이도 진료하기 싫어하면서, 환자를 바늘꽂이로 만들면서 한계에 도전하는 희귀병 진단에는 갖은 무리와 위험도 마다하지 않지요. 그 자신도 다리가 경색증에 걸려 마약성 진통제 없이는 하루를 버텨내지 못하지만, 그 사실만으로는 환자의 고통을 몸소 체험한 의사에게 기대할 만한 변화를 그에게서는 바라기 어렵습니다. 착한 심성과는 거리가 멀고, 좋아하고 빠져들면 자신만 다칠 복잡하고 치명적인 캐릭터에 끌리는 것은 얄궂지만 많은 사람들 사이에 종종 일어나는 일입니다. 언행은 단순하고 마음대로지만, 꼭 증오에 애정을 덧붙이게 하며 선인인지 악한인지 가타부타 못하게 하는 복잡한 캐릭터의 매력이 〈메디컬 인베스티게이션〉의 우울하고 걱정 많은 보스 캐릭터에는 없었습니다. 현실에서는 그런 사람이라면 골치 아프고 몸을 사리게도 되지만, 꾸며낸 이야기에서는 어디 그렇겠습니까. 밋밋하고 밍밍한 것보다는 독성에 가까운 자극을 찾게 될 때도 있지요. 감염에 의한 희귀병을 다루기는 하지만, 이런 병도 있단 말인가 하며 진저리치게 하는 대신, 진단 과정의 추리와 역동성에 주의를 돌린 점도 주효했습니다. 한 증상을 다섯 명의 의사가 진단하면 다섯 가지 진단이 나온다고 하우스 박사가 말하는 것처럼, 팀원간의 협조뿐 아니라 경쟁도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듭니다. 지극히 여성적인 두 명의 주요 여자 캐릭터가 그런 경쟁 사이에서 존재감이 좀 약한 것이 아직까지는 아쉽다면 아쉽다고 할 수 있을까요. 어쨌거나 모든 사람들이 다 의사인 세상이라고 투덜거리는 하우스 박사의 대사도 있지만, 그것도 〈하우스〉의 인기를 보태주는 요인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감칠맛이 더해 가는 〈하우스〉에는 의외로 아기자기한 설정이 많이 담겨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인 데이빗 쇼어의 말을 빌리면, 〈하우스〉는 명탐정 셜록 홈즈에서 이것저것을 살짝살짝 빌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하우스라는 이름은 홈즈의 철자가 Holmes이지만 집을 나타내는 영어 명사 home의 복수형인 homes와 발음이 같은 것에 착안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사람 이름치곤 좀 우스꽝스러운 하우스(House)가 단박에 설득력을 지니게 되는 순간입니다. 홈즈는 코카인과 헤로인, 하우스는 비코딘을 상용하여, 둘 다 일종의 약물중독자입니다. 하우스 박사의 거의 유일한 친구인 종양전문의 윌슨은 셜록 홈즈의 친구 왓슨 박사를 염두에 두고 만든 캐릭터라고도 합니다. 또 낮 시간의 장수 소프 오페라인 〈제너럴 호스피틀〉의 광팬인 하우스의 입을 빌려 〈The O.C〉는 “굳이 봐야 할 필요는 없지만 보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라느니, 환자 상태가 레벨 3의 응급상황으로 변해가자 커디 선생을 쏘아 붙이며 “이거 잭 바우어라도 불러와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능청스럽게 자사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모습은 정말 앙증맞기까지 한 〈하우스〉의 재미이기도 합니다. 원본출처 - 예스24 칼럼 '미국 드라마 천국' 글/문은실(번역가) pedrorules@gmail.com 원본은 http://www.yes24.com/home/chyes/06_YesColumn_PlanReview_View.asp?class=Americandrama&serial=419&varPage=1 은실씨 글 맛깔나게 쓰신듯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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