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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판타지단편] 조선건국잔혹사

말종메론(220.72) 2007.06.06 17:29:50
조회 145 추천 0 댓글 5




 

  "제구우운- 도열!"


  장군의 외침과 동시에 발 구르는 소리가 땅을 가득 울렸다.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소음마저 한순
간에 묻혀버리고 사방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들려오는 것이라곤 긴장된 자신의 숨소리와
심장소리뿐. 긴장의 사슬이 그들을 개목걸이처럼 묶고 끌고가고 있었다.


  강 건너를 노려보던 안치문 장군은 자신의 뒤쪽에서 유난히 숨소리가 거슬리게 들려 뒤를 돌아
보았다. 그 순간 그는 잠시 숨을 멈췄다. 강둑에 도열해 서 있던 군인들은 숨소리마저 하나에 맞춰
쉬고 있었다. 이미 긴장과 적의로 심장박동마저 하나에 맞출것 같은 상대. 의지할 것이라고 자신의
옆의 전우밖에 없었다.


  바짝 긴장한 신병의 땀에 젖은 손가락이 자꾸만 머스킷 총 방아쇠에서 손을 미끄러뜨렸다. 그때
마다 허둥거리며 다시 총을 움켜잡긴 했지만 땀은 멈출줄 몰랐다. 그때 옆에 있던 하사관은 굳은
표정으로 그의 손을 움켜쥐었다. 신병은 움찔하며 그를 바라봤지만 하사관은 강 건너편을 바라보
기만 했다. 신병은 함께 젖어있는 하사관의 손을 느끼며 그의 시선을 쫓아갔다. 손은 다시 미끄러
지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먼지구름과 함께 수백 대의 전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안치문 장군은 이를 까득 갈 수 밖에 없었다. 눈 앞에 있는 것은 고려군 최정예 13군단. 오랜기간
북방 만족과의 싸움으로 단련된 고려군 최강의 전력이 이제 고려의 심장부를 향해 포구를 돌리고
있었다. 게다가 지휘관은 고려군 안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이성계 북방총독.


  단지 이성계라는 이름 아래에 고려군 전력 상당수는 깃발을 내리거나 그들의 전력에 합류했다.
때문에 이제 저 강 건너편에 보이는 것은 북방 고려군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이곳에
있는 군대도 중앙총독 최영의 정예병이었으나 숫적으로 너무나도 열세였다. 안치문 장군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우리는, 여기서 산화한다.”


  그리고 이성계 역시도 그쯤은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오늘 산화한다.

  “아아, 멋진 날이야. 그렇지 않은가, 정도전?”


  한 남자가 전차위에 양반다리를 한 채 앉아있다.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을 입에 떠올린 그는 망원
경에서 손을 떼지 않고 강 건너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옆, 전차 안 조종석에는 그보
다 약간 젊어 보이는 청년이 잔뜩 쌓인 서류를 들여다보며 앉아 있었다. 그는 피곤한 사각무테 안
경을 끌어올리며 하늘을 쳐다도 안보고 대꾸했다.


  “동포를 죽이기 좋은 날 말이군요."

  “적당히 찌뿌둥하고, 적당히 흐려. 이 여름에 비가 잔뜩 내려서 한강에 시체가 잔뜩 떠내려간다거
나 하는건 피하고 싶어. 그렇다고 타는 듯이 더워서 시체가 썩는 것도 사양하지.”


  그 말에 도전은 고개를 가로로 저으며 한숨 쉬었다.


  “아무리 노려쏴도 시체가 떠내려가는건 막을 수 없을 겁니다. 장군.”

  “총독이야. 자꾸 까먹는 것 같으니까 다시 얘기해주지, 나는 원나라를 도와주러 가는 순간부터 총
독으로 임명받았다고. 기분 좋은 명칭이니까 두번씩 불러도 좋아. 이성계 총독총독님 어때?”

  “분부하신다면, 총독총독님.”


  이성계는 낄낄거리며 망원경의 방향을 돌렸다. 그리고 잠시 동정의 기분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13군단에 비하자면 너무나도 조악한 머스킷 소총. 가장 좋은 무기래봐야 대포뿐이었다. 13군단에
있는 무장에 비해 너무나도 조악했다.


  “석유보급을 차단 시킨건 성공한 것 같군.”

  “성공 할 거랬잖습니까.”

  “아, 그 꼬장꼬장한 늙은이가 우리 말을 들을 줄 몰랐어. 맨날 내 의견에는 반대만 했잖아. 내가
숨쉬는데 그것도 반대한 적 있다고.”

  “우리가 회군을 결정한 순간 자기가 한 일들을 떠올렸으니 협력했겠죠.”

  “전통 어쩌구 한 놈들의 말로지. 후대에라도 혹시 그런 놈들이 나올지도 모르니 들어가자마자 몽
땅 쏴죽이자고. 그놈은 네가 직접 죽여. 시체 확인하고…… 응?”


  이성계는 문득 의문에 찬 소리를 흘렸다. 하지만 정도전은 그를 돌아보지도 않고 중얼거렸다.


  “또 무슨 시덥잖은걸 발견한 겁니까, 장군? 토끼?”

  “총독이라니까. 너 머리 좋은 줄 알았는데 은근한데서 머리가 나쁘군. 토끼보단 그럴싸한거야. 저
기 나 노려보는 저 녀석. 나 쟤 알아. 안치문 백부장인가. 장군이 되있네. 호오, 이 시기에 장군이
라.”

  “바보군요.”

  “용감한 바보지. 난 저런 녀석이 좋아. 예전에 내 밑에 있던 녀석인데. 설마 장군이 될 줄은 몰랐
어. 용감하고, 충성심과, 애국심마저 넘치는 바보였거든.”

  “병시니군요.”

  “동의해. 하지만 밑에 두면 편하지.”

  “같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불편할겁니다.”

  “정도전 셋보다는 저런 녀석 하나가 있는게 훨씬 더 마음이 편하기도 해.”


  정도전은 한숨을 푹 쉬며 서류를 바닥으로 내렸다. 원형 전차 통로 위로 이성계의 넓은 등이 보였
다. 이성계는 여전히 적을 코앞에 두고도 전투명령을 내리지 않고 있었다. 그는 원래 싸움판에서
이렇게 떠들어대거나 망설이는 사람이 아니다. 시종일관 유쾌한 태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그는
아직도 망설이는 것이다.


  자신의 조국의 썩은 심장에 메스를 들이대는 것을.


  정도전은 이제 그만 시작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려는 순간 이성계가 입을 열었다.


  “어라, 쟤 뭐하는거지. 날 노려보는데.”

  “이거리에 얼굴은 안보일겁니다. 전차가 워낙에 눈에 띄니까 그냥 촛점을 둔거겠죠.”

  “활도 드네? 사정거리가 안 닿을텐데. 시비거는건가? 죽이려면 빨리 죽이라고?”


  활? 정도전은 살짝 의문이 들었다. 안치문 장군은 그도 아는 사람이다. 그는 바보인데다 병시니
긴하지만 쓸데없는 짓은 안하는 사람이었다. 그 순간 그는 벼락같이 일어나 장군의 목덜미를 붙잡
고 확 끌어당기며 소리쳤다.


  “애기살!”


  콰당탕! 이성계의 커다란 몸집이 그대로 전차 안으로 굴러 자빠지는 순간 텅! 하는 소리와 함께
전차가 울렸다. 이성계가 방금 앉아있던 자리에는 두터운 철판을 꿰뚫은 짧은 화살이 보였다.


  “……크윽.”

  “와아. 나 전차 뚫는 화살은 처음 봤어.”

  “아마 특별한 활일테지요. 마법이 걸렸던가…… 좀 비켜주지 않겠습니까.”


  기본적으로 이성계의 덩치가 훨씬 더 큰데다 갑주까지 걸치고 있었기에 몸이 훨씬 빈약하고 가는
정도전을 그를 견디기 힘들었다. 그제야 정도전을 깔고 누운 것을 안 이성계는 일어나 빼꼼 고개만
내밀어 강 건너를 바라봤다.


  정도전은 갈비뼈가 부러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옷을 정돈했다. 그만큼 혼쭐이 났으니 이제 슬
슬 공격명령이든 자살명령이든 뭐든 내리겠지. 그의 생각대로 이성계는 곧 뭔가를 말했다. 하지만
공격명령은 아니었다. 자살명령도 아니었지만.


  “안타까와.”

  “예?”

  “저기 있는 저 녀석들 대부분은 병시니야. 나한테는 앞으로 그런 병시니들이 많이 필요할텐데, 난
이제 지금 저 녀석들을 다 죽여버려야 해. 아깝지 않을 수 없다고. 애초부터 나도 병시니였다면 지
금쯤 북방에서 병시니로 죽었을텐데.”

  “장군…….”


  이성계는 혀를 쯧 차다가 마저 이어 말했다.


  “공격. 시체도 남기지 말고.”




=================================

역사인물 성격을 이렇게 각색하려니 왠지 어색하다

주인공은 견솔휘

아참 병시니는 원래 병\'신인데 필터에 걸려서 걍 바꿈
아무 뜻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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