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마치 말야

시험보는 것 같잖음

딱 정해진 검사단이 있고

그사람들이 출제한 문제에 맞춰서 정해진 답안을 써넣는 거지

공모전이랑도 비슷함

다른 게 있다면 대놓고 요구하느냐의 차이겠지

난 그게 싫음

정해진 규격이 있고

내가 그거에 맞춰 가야 한다는 게

날 옭아매는 모든 요소들이 싫음

그래서 글먹도 별로 싫고

공모전도 사실 싫은데... 뭐 어쩔 수 있남

다 싫으면 차악을 택해야지

어쩌면 웹소설 시장이 주류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최근 들어 자주 그런 생각을 함

그럼 적응하지 못한 나는 자연스레 도태되는 걸까

그냥 미리미리 레이드물이라던가 대세에 맞춰 쓰는 법을 익혀두는 게 좋을까

그런 걱정도 많이 들음

근데 안함

귀찮은 게 첫째 이유고

둘째 이유는

목적이 사라짐

나는 왜 글을 쓰기 시작했는가

그 '왜'가 사라짐

난 자유롭고 싶었고

난 특별하고 싶었고

난 도피하고 싶었다

나에게 소설은 입구가 아니라 출구였다

그 앞에 기다리는 건 취직문과 안정적인 수입이 아니라 혼란스럽고 광적이고 재미있는 그런 미친 세계라고 믿고 싶었다

그 믿음을 깨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롤이나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