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동갑내기 커플임. 24살에 처음 만나서 지금은 3년이 거의 다 되어가지. 지인 소개로 만났는데 남친이 날 첨부터 맘에 들어해서 사귀게 되었음. 남친은 워낙 자상한 사람이라 우린 잘 지내왔음. (남녀노소 모두에게 다정한 사람이라 가끔은 신경쓰일 때도 많아 그게 좀 싫지만 아직까진 여자 문제로 딱히 속 썩인적은 없어서 걍 천성이 착한 남자라 생각하며 잘 지내왔음.)

근데 요즘들어 남친에게 수상한 여자애가 생긴 것 같음. 남친 카스에 댓글을 달았던데 하트를 붙였길래 뭔가 해서 들어가봤더니 남친도 걔가 올린 게시물 중 2개에 \'좋아요\'를 눌렀더라고. 근데 그 2개가 그 여자애 얼굴 나온 사진이고 근래 올린 사진 3개 중 발렌타인 데이에 주변인들 모두에게 초콜렛 줬단 사진 빼면 전부임. 근데 그 여자애는 못생긴 편임. 진짜 잘 봐줘야 평범이지 절대 이쁘진 않음. (이건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라 내 주변 남녀 모두 얼굴은 정말 아니라 말했음. 쌍커풀 없이 긴 새우눈에 코가 너무 긴데 이마까지 넓어서 진짜 별로임. 근데 카스에 올리는 사진들은 화장이랑 컬러 써클 렌즈 각도빨에 맨날 눈 내리깔고 찍어서 그럭저럭인데 쌩얼은 페북 사진들 보니 참... 근데 문제는 내 남친은 걔랑 카스만 친구고 페북은 친구가 아니라서 그 그럭저럭 나온 사진들만 봤을 것 같다는 거...) 

차라리 이쁜 여자애면 걍 대부분의 남자들 그렇듯 이뻐서 눌렀거니 하겠는데 별볼일없게 생긴 애한테 저러니까 괜히 더 신경쓰임. 그리고 내가 카스를 안 해서 그런지 남친도 카스를 잘 안하는데 좋아요를 눌렀다는 자체도. 워낙 상냥한 사람이니 다른 사람들한테도 걍 다 저러는걸까 싶어서 확인해보고 싶어도 남친의 딴 친구들은 우리 소개팅 주선자 빼곤 나랑 카스 친구가 아니니 내가 볼 수가 없고... 암튼 중요한 건 저 여자애도 지금 사귀는 남친이 있다는 거임. 심지어 사이도 좋음. 페북 가보니 오늘도 남친이랑 데이트 잘 했고 사이도 좋더군.

근데 문제는 얘는 카스에는 꼭 싱글인 것 같은 사진만 올림. 남친이랑 찍은 사진은 하나도 안 올리고 페북 보니 커플링도 꼈던데 카스에 올리는 사진에는 절대 커플링 안 낀 손만 보이게 찍음. 모르는 남자들이 보면 꼭 솔로인 줄 알게. 근데 내 남친은 얘랑 페북은 친구가 아니고 카스만 친구라서 얘가 남친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지 혼자 바람나서 저러는 게 아닌가 싶어서... 나보다 훨씬 못생겨서 그나마 크게 걱정은 안 하는데 얜 나한텐 없는 장점이 있어서 그게 하나 걱정임. 난 술을 못 먹고 얌전한 타입인데 내 남친은 완전 주당에 스포츠를 즐기거든. 근데 그 여자애가 그래. 그리고 카스엔 꼭 지 남친 사진은 하나도 없고 지 혼자 찍은 사진이랑 스포츠 즐기면서 술마시는 사진만 올리더라고. 그리고 우리보다 2살 어리고.

 근데 얘 심리는 도대체 뭘까? 왜 현재 지 남친이랑 사이도 좋으면서 걍 아는 남자한테 하트를 몇 개씩이나 붙여가며 댓글을 남기고 (그나마 다행인 건 내 남친은 그 답글에 하트는 안 붙였더라. 근데 그 여자애가 뭐 알려달란 댓글을 써서 답글로 연락하라고는 했음.) 페북에선 남친이랑 같이 찍은 사진 다 올리고 친구들한테도 애인이라고 다 말하면서 왜 카스엔 꼭 혼자인 것 같은 사진만 올리고 남친 사진이나 함께 찍은 사진은 단 한 장도 안 올릴까? 내 남친 꼬시려고 이러는 걸까? 내 남친은 얘한테 마음이 있는걸까? 보니까 학교 후배도 동향 사람도, 교회 동생도 아니던데 도대체 둘이 어떻게 아는 사인지도 모르겠음. 이건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