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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장문학] 대구수성CGV 에서 마지막 상영을 하는 이유

모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4.22 15:39:03
조회 2115 추천 56 댓글 25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S8P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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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장님.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내일 뵈요~"


오늘도 미자씨는 내 하루 일과의 끝을 상냥한 목소리로 마무리 지어준다.



'나도 저렇게 즐겁게 일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매니저인 미자씨에 비해 내가 하는 일은 다소 무겁다.



늘 내 비위를 맞춰주는 배급사 관계자들도 


내 극장에서 원하는 흥행성적이 안나오면 쉽게 토라지기 일수다.


항상 비교당하며 살아온 인생이지만,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까지도 비교대상에 넣어야함은 


너무나 속이 쓰린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영화상영시간표로 고민하다가 늦게서야 퇴근하는것은 이제는 너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버렸다.



상부에서는 항상 내가 짠 시간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만이 일수다.


사람들을 한명이라도 더 끌어모으려면 적절한 시간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상부가 난 항상 야속하기만 하다.



"좋은 사운드와 스크린으로 교체하면 사람들이 점점 더 찾게 될겁니다.


 시간대도 중요하겠지만 중요한 건 극장의 퀄러티 아니겠습니까"



"자네, 스피커 하나 교체하는데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는 알고 말하는건가? 자네는 맡은 임무나 똑바로 하게" 



몇번 꾸짖음을 당한 이유로는


내가 했던 생각이 정말로 어리석은 것인지 회의가 들 정도로 나의 불만을 속으로 감춰야 했다.



항상 사람들이 붐비는 동성로에 비해


우리 극장은 변두리에 떨어져있다. 


강남에 뒤지지 않는 수성구 학군의 중심에 있지만, 오히려 그때문인지 손님들 비중에 학생들은 적다.



내 아이들도 크면 이 학군에서 공부를 할 것이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이 맘놓고 쉬지도 못하는 이 현실이 때로는 너무나 차갑게 다가온다.


어쩔수없는 현실이겠지만 내 자식들은 그런 차가움 속에 놓이게 하고 싶지가 않다.


늘 하던 상념이 끝날때쯔음


오늘도 여전히 문앞에서 벨을 누른다.



"딩동딩동"


"아빠왔다"



기다렸다는 듯이 아람이가 나를 반긴다.


"아빠아빠 오늘 내가 그린 그림봐봐, 봐 이쁘지?"


언제나 아람이는 그린 그림을 나에게 보여주곤 한다. 


원근법이니 색상이니 이런것은 아이들에게 필요없다. 단순히 자신이 생각하는대로 표현만 할 수 있으면 그것이 제대로된 그림이다.



"우와~! 이쁘네 잘그렸어 아람아. 오늘은 밖에서 별일 없었어?"



"응..그게"



아람이는 거짓말을 잘못한다. 항상 거짓말을 할때면 쭈벗쭈벗하는것이 너무나 귀여워서 가끔은 거짓말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아이들이 왜 겨울왕국 안봤냐고 놀려.. 아빠 나 겨울왕국 보여주면 안돼?"



이외의 말이 나와서 흠칫 당황했다.



"겨울왕국..?"



소니픽쳐스 관계자와 배급문제 때문에 상의한 적이 많아 익히 잘 아는 영화이다.


천만을 돌파했다고는 들었지만, 왜 아이들 영화가 이렇게 인기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는 부분이다.



"여보. 당신 극장에서 하루쯤 보여주면 안돼? 당신한테 그런거 아무것도 아니잖아?"



가끔씩은 이런말 들을 때마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싶지만


별수없이 그냥 오늘도 대충 얼버무린다.



"에이 안되지. 시간표라는게 있는데"



아람이의 실망한 표정이 역력하다.


문득 아람이의 표정속에서 한 생각이 내머리를 스쳐지나 간다.


'훝날 아람이가 나를 원망하는것은 아닐까? 이래봐도 난 점장인데.. 아람이가 커서 날 무능력한 아버지로 기억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한 생각을 마치자, 현실성이 없는 아이의 바람하나를 현실로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에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소니픽쳐스에게 전화를 해볼까? 아직 필름을 회수하러 오지 않은 것을 보면 희망은 있을 것 같은데..'


'상영했다가 나하고 내아이만 보면 책임을 누가 져야 하지?'


'겨울왕국 지난주 성적을 한번 보고 결정해야 되나?'



생각을 마치고는 옷을 갈아입었다. 


일단 컴퓨터를 켜서 지난주 겨울왕국의 전국 성적을 확인했다.


'1명? 0명? 110명 0명?'



110명은 초중학생들의 단체 관람일 것이니 더이상 스스로 찾는 관객은 없다고 봐야 할 것 같다.


0명이 두번.. 그리고 상영종료


당연한 수순이라서 별 감흥이 없다.


'만약 시간표에 편성했는데 0명이었다면 점장은 꽤나 혼쭐났겠군...'


이정도 생각뿐이다.




아람이, 나, 그리고 아이엄마까지 오게 하면 3명. 지원이 혼자 남겨두면 뭣하니 지원이 까지하면 4명


'4명 이면 뭐 혼쭐날 정도는 아니겠군.. 한두명 정도 더온다해도.. 5~6명은 되겠군'


생각을 마치고는 아람이 한테가서 마저 못한 대답을 해주었다.



"아람아 그러면 아빠 극장에서 겨울왕국 보여줄까?"


"정말? 아빠 극장에서?"


"응 아빠가 점장인데 아람이를 위해서 그정도도 못해줄까봐?"


"와~ 아빠최고 그럼 언제?언제?"



미처 언제로 할지는 생각을 못했다. 곧 정하면 되므로 이내 대답하기를


"음 기다려봐 아람아~"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왕 우리가족들을 위한 영화면 사람들이 없는 시간대가 좋았다.


사람들이 없는 시간대가 언제일까? 나에게는 너무나 쉬운 문제다.


월요일 9시 정도면 사람들이 최고 없다. 직장이든 학생이든 일단 월요일은 기피하는 날이며


9시면 초중고등학생의 등교시간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절대로 올수가 없다.


단체관람이라해도 보통 1시에서 3시정도에 시작하여서 현장에서 집으로 해산시키기 때문에 아침이면


단체관람객조차도 피할 수 있다.


또한 대학생들에게도 월요일 9시는 기피하는 시간대이기때문에 이시간에 영화를 편성하게 되면 


보통 우선순위가 낮은 배급사의 영화를 틀어주기 일상이다.



밥은 먹고 나가야 하니까 조금 늦추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9시타임은 40분에 맞추니 9시 40분에 맞추면 좋을 듯하다.


아침업무야 미자씨에게 맡겨두면 그만이다.



아이엄마랑 지원이랑 아람이 밥먹이고 극장에 같이 가는 상상만 해도 뿌듯하고 기분 좋은 일이다.


이내 생각을 정리하고 아이엄마에게 말해준다.



"아람이 엄마"


"응?"


"28일 월요일 아침에 아람이하고 지원하고 같이 영화보러 가자"


"진짜? 그거 상영끝난건데 맘대로 봐도 돼?"


"에이 그정도야 내가 이래저래 하면되지"


"아깐 안된다면서?"


"그냥 해본말이야. 내가 누군데? 점장아니냐"


"좋지~ 그럼 월요일날 당신 극장에 가면 되는거야?"


"아냐. 미자씨에게 아침업무 맡겨 놓으면 되니까 집에서 밥먹고 같이 출발하자. 괜찮지?"


"알았어~, 오후때 시내에서 밥먹고 오자. 아, 아람이 지원이 유치원선생님에게는 말해놓아야겠지?"




한껏 들뜬 아내의 모습에 


내가 가졌던 직장에 대한 불만도 눈녹듯이 녹아 없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28일 월요일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나는 그때 상상조차 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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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구사는 갤러입니다.


태생이 이과생이라 평생 문학하고는 담을 쌓고 살아왔었는데. 


대구에서 마지막상영을 한다고 하는 소식에 너무 기뻐서 


문학도 써보게 되네요. 어우 오글오글! 문학러들 존경합니다


마지막에 마치 폭도짓이 있을 것처럼 끝을 맺었지만


28일은 정식상영에다가 싱어롱이 아니니까 조용히 즐기다 갑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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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올라간 개념글들 정리


[요맘때 공작] 요맘때를 이용하여 간단한 굿-즈를 만들어보자.


[만화] 겨울왕국 마지막 이야기


[분석글] 겨울왕국 해석해볼께요.. (A4용지 11장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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