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IMAX 압승

아이맥스가 구현하는 공간감은 M2의 돌비3D가 보여주는 부자연스러운 입체감과는 分明한 차이가 있다. 내가 원래 1번씩만 보고 리뷰 남기려 했는데 이걸 확인사살하려고 2번씩 봤음. 정말 이론의 여지가 없다. M2는 앞 뒤 구별만 된다면 아이맥스는 앞뒤가 얼만큼 벌어져 있는지까지 가늠이 되는 3D라고 보면 된다. 사람은 자신의 신체를 기준으로 한 척, 한 자, 한 뼘 이런 식으로 물체의 크기를 가늠하기 마련인데, 이 느낌이 M2에서는 오지 않는다. 길쭉한 지하철 승강장에 서서 저 멀리 진입하는 열차를 본다고 생각해보자. 강남 한복판에서 빌딩 꼭대기로 갑자기 시선을 옮긴다고 생각해보자. 북한산 산꼭대기에서 서울 시내를 사방으로 훑어본다고 생각해보자. 닫혀 있는 방문을 덜컥 열고 어떤 방에 들어간다고 생각해보자. 사람은 낯선 장면에 시선을 옮기면 공간 감각이 확장됨과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위치, 거리에 대한 가늠이 자동적으로 일어난다. 대충 저 열차는 어디쯤 있는 것 같고, 빌딩 꼭대기는 너무 높아보여서 현기증이 일어날 것 같고, 서울 시내를 내려다볼 때도 동서남북으로 둘러싼 산들과 가로지르는 한강, 튀는 고층 빌딩 같이 큰 줄기부터 맥을 잡으면서 공간좌표를 설정하기 마련이다. 방에 들어갈 때/나올 때도 마찬가지다. 그래비티를 예로 들면 지구를 배경으로 우주선이 보이는 장면이나 우주선 내부에 처음 들어서서 튜브모양으로 된 복도를 1점 투시로 바라보는 장면이 있는데 이 느낌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다. 3D영상을 3D체험으로 만들어 주는 필수적인 요소인 '공간감'에 있어서 M2는 아이맥스에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2K vs 4K 스펙상으로 차이가 나는 영사기 해상도, 화질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그래비티는 2K 소스고 이게 오히려 4K를 자랑한다는 M2관에는 독이 되었던 것 같다. 픽셀 매치가 안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총천연색 RGB 노이즈가 두드러져서 몰입감을 해친다. 마치 밤풍경을 이미지 센서 구린 폰카로 찍는 듯한 느낌이다. 이 노이즈는 무엇보다도 금속, 유리, 섬유, 피부 등의 표면 질감에 무지막지한 테러를 일삼고 결과적으로 현실감을 크게 해친다. 실제 재질을 막론하고 모든 피사체가 다 난반사하는 갱지or플라스틱처럼 보인다고 생각하면 된다. 반면 아이맥스는 비교적 저해상도인 특성상 특히나 앞쪽 좌석에서 볼 때 검은색 격자 도트피치가 튀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3D 영상이 아니라 스크린 표면 위에 시야의 초점을 맞추고 영화 감상을 포기하는 자세로 영화관 스크린을 관찰하지 않는 이상 체감되지 않는 문제이기도 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질감 재현의 차이가 넘사벽이다. 자연스럽다/부자연스럽다는 느낌, 몰입감이 여기서 명백하게 갈린다.

밝기는 M2의 비교 우위가 맞다. 태양빛이 카메라 앵글에 정면으로 들어오는 씬이 몇 번 있는데 이 때 느낌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현실에서 태양 하다못해 백열등을 바라볼 때 눈이 찌푸려지는 느낌을 구현하는 것은 어느 방면으로도 무리다. 영화관 스크린이 LED 패널이 되지 않는 이상 재현성, 현실감을 논할 수 없는 요소이므로 롯시 리얼D의 어둠 상영 정도로 막장이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수준만 넘으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3d관람 편의성은 M2의 비교 우위가 맞다. 아이맥스는 시선 정면에 대해서는 상의 정합성이 유지되지만 사이드로 갈 수록 눈알만 굴리든 고개까지 돌리든 간에 상이 합쳐지지 않는 크로스토크가 두드러졌다. 앞쪽 좌석에 앉아서 시야에 꽉 찬 아이맥스 스크린을 마주한다는 것은 사실상 좌우 사이드에 대한 직접적인 감상(해당 방향으로 초점을 둔다는 것)은 포기하는 셈이었다. 몰입감의 산통을 깨지 않으려면 앞만 봐야 한다. 입체 시야를 위해서는 자세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M2의 경우 중앙과 사이드의 편차는 크지 않았다. 다만 전체적으로 조금씩 어긋난다는 느낌이었다. 준IMAX급의 시야에 꽉 차는 스크린을 경험하기 위해 2회차는 C열에서 감상을 했지만 자막은 거의 무조건적으로 3개의 상으로 나뉘어 보였다. 아이맥스는 정신집중을 하면 그래도 왼쪽 오른쪽의 상이 합쳐지는 느낌이 드는데 M2에서는 이런 경우 상이 합쳐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좌석 위치에 따른 개인차가 큰 문제라서 시야에 들어오는 스크린 크기와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음향 M2 승

돌 비 ATMOS의 방향감에 한해서라면 압권의 압 자를 붙여 압승이라 하고 싶다. 뒤에서 들려야 하는 소리는 뒤에서, 머리 위에서 들려야 하는 소리는 위에서 들린다. 당연한 일이 당연하게 일어난다. 스포를 방지하고 싶지만 어떤 장면에서는 정말 술통에 360도로 칼 찔러 넣는 해적룰렛 하듯이 귀를 난타한다. 울림 효과가 배가되는 우주선 내부에서, 그리고 우주유영복 내부까지 넘나들면서 들리는 귀를 감싸는 음향은 더더욱 차원이 다르다는 말밖엔 할 수가 없다. 일반 영화관에서 에밀레종을 멀찌감치 놓고 듣는 정도의 감상이 가능하다면, ATMOS에서는 마치 에밀레종을 머리에 쓰고 울림을 전달받는 느낌이다. 아이맥스의 2채널 고출력 스피커가 일반 상영관의 음향을 쭈구리 멸치로 만들어버린다면, 엠투의 ATMOS는 아이맥스의 음향조차 둔한 뚱땡이로 만들어버린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진짜 3D 사운드는 홀로포닉스(바이노럴)이라고 생각하는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여기에 만족하지는 못하겠다. 짧게 말하자면, 3D 음향에서 방향감만 가지고는 현실음을 구현하기에 부족하다. 마치 3D 영상에서 양안 시차를 왜곡하듯이, 양쪽 귀에 들어오는 음파의 왜곡까지 반영해야 사운드의 공간감이 완성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제아무리 방향성이 뛰어난 ATMOS라도 거리감의 구현은 무리가 있었다. 손 뻗으면 닿는 거리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손 뻗으면 닿는 거리에 있음직하게 들려야 한다. 현존하는 상영관 음향으로는 안타깝게도 천장과 벽에 붙은 스피커에 있음직하게 들려올 뿐이다. 물론 이런 까다로운 기준으로 평가하자면 좌우 후방에서만 들려오는 아이맥스의 음향은 더더욱 안습해진다.

결론 : 아맥 + 애트모스만이 해답이다. 하지만 그런 거 없으므로

일단 그래비티 볼 거면 사실감+공간감 구현이 우월한 아이맥스, 그 중에서도 왕아맥 급의 극장에서 봐라.

홀로포닉스라는 3D음향의 궁극이 요원한 이상 사운드는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서비스 군만두 같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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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갤에 썼는데 여기도 씀

(과ㄱ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