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리치 데이터패드에서 떡밥도 이미 뿌려뒀고, 선조 3부작이랑 연관지으면 선각자의 두번째 시험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



다만 문제는 두가지 들자면

1. 떡밥을 뿌리는 방법의 부적절성

2. 본편과 별 상관도 없는 광고

정도가 아닐까.



1은 나같은 설정덕후들이야 데이터패드 찾아보고 미디어믹스 다 챙겨보니 문제가 없다지만, 설덕이 아니거나 게임만 하는 라이트게이머 입장에서는 이해가 전혀 안 되는게 당연하다.

343이 실수하고 있는건 헤일로 프렌차이즈의 메인은 게임이 되어야지, 여타 미디어믹스가 되어선 안 된다는점을 간과한 게 아닐까 한다.

헤일로4에서 가장 까였던 요소 중 하나가 다이댁트의 뜬금없는 등장 및 인류에 대한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증오인 것은 누구나 동의한다고 생각한다.

저 모든걸 선조 3부작이라는 소설을 통해 설명했으니, 게임을 하기 전 소설의 완독 여부가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너무 큰 영향을 줘버린거지.

죽이 밥이 되도록 탈탈 까이고 헤일로5에서는 '그나마' 나아진 것 같기는 하다. 적어도 미디어믹스가 아닌 인게임에서 떡밥을 뿌려두긴 했으니까.

다만 리치에서 떡밥을 뿌린 방법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데이터패드가 따지면 수집품 같은 개념인데, 그걸 다 모으면서 플레이하는 유저가 얼마나 될까?

수집품을 모으지 않고 다음 작품을 플레이할때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걸 과연 유저의 나태함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물론 리치 데이터패드 떡밥 뿌린건 번지고, 343이 그걸 맥거핀으로 버리지 않고 이용할 방법을 요리조리 떠올린 건 좋다고 본다.

근데 그걸 주요 스토리로 써버리면 플레이어 대다수가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결과지.
데이터패드가 접근성이 높은 건 아니었으니까.

적어도 일반적으로 클리어만 해도 기본적인 얼개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야 되는게 맞지 않냐?

인정해야 할 건 4편보다는 그나마 스토리텔링이 나아졌다는 거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이 잘 되었다고는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

웹진이 점수를 좀 짜게 줬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네들 전부가 헤덕이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라이트게이머들도 마찬가지지.

스토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면 이때까지 나온 소설 다 보고 맵 곳곳에 있는 숨겨진 요소를 다 찾아보라고?
그거 다 하는 순간 이미 골수 헤덕된거다.



요약 : 미디어믹스와 수집요소는 어디까지나 조미료가 되어야한다.

'본편으로 스토리를 대강 이해했고, 더 자세한 걸 알고 싶으면 소설이나 만화를 보세요!

이게 제대로 된 스토리텔링인데,

'스토리를 전혀 모르겠다고요? 그럼 소설, 만화 다 보고 맵 곳곳에 숨겨진 것들을 찾아보세요!'

343은 지금 스토리텔링을 이따구로 하고 있다고.
시발 무슨 보물찾기하냐?





2는 딱히 설명 안해도 될 것 같긴한데.
1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방송된 광고를 보자.

치프vs로크
블루팀vs오시리스팀
ONI의 음모
상헬리오스 내전
은하계의 새로운 위협
가디언
도메인

저기서 위의 3개를 줄창 때려댔었지?
다들 치프와 로크의 대립, ONI의 음모공작 및 사상 대립을 주 내용으로 예상했지.

그래서 실제 내용은요?

치프vs로크
상헬리오스 내전
가디언

코타나
코타나
새로운 음모
AI


시발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아 예 뭐. 오코너 씨 인터뷰에서 아주 조금 얘기가 흘러나오긴 했네요.

'은하계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

'코타나는 어떠한 형태로 다시 등장한다.'

개발자 인터뷰를 TV에 방송하지 그랬냐.


물론 343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섣불리 코타나 및 AI에 대한 걸 광고에 전면으로 틀었으면 곳곳에 숨어있는 설덕들이 데이터패드와 선조3부작으로 스토리를 대강 맞춰버릴거라고 예상했겠지.

근데 지금 벌어진 사단을 보면 그게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일반 게이머들 귀에 조금이라도 전개 방향에 대해 흘러들어갔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바램과는 반대로, 이번 헤일로5의 스토리는 일반인들은 고사하고, 골수 설덕들도 전혀 예상을 못했다.

스토리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광고랑 전혀 안 맞는다는게 문제지.
적어도 좁쌀만큼은 예상이 되어야 할 것 아니냐.

국내에서 에른스트 빼고 코타나가 도메인 들어가는 걸 예측한 새끼가 어디있냐고...




요약 : 스토리가 나쁜 건 아니다. 근데 광고를 왜 그따위로 하셨어요?






지금 헤일로 프렌차이즈의 상황과 딱 맞는 작품이 하나 있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Q를보는 내내 든 생각은 하나였다.
'안노 새끼 대체 이걸 어떻게 수습하려는 걸까?'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전체의 평가는 내년에 개봉하는 마지막 극장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헤일로 프렌차이즈도 별반 다를거 없다고 본다.
6에서 이때까지 싼 대형 똥을 말끔히 치우느냐, 아니면 존나크고 아름다운 똥을 더 싸고 프렌차이즈 전체에 먹칠을 하느냐.

내말은 그러니까 씨발 6 스토리는 잘 좀 해보라고.







글 존나 길어서 읽기싫은 갤럼들을 위한

세줄요약

1. 떡밥을 왜 그런곳에 뿌렸냐?
2. 광고는 왜 그따위로 했냐?
3. 시발 6은 진짜 잘만들어라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