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엔딩에서 을이는 얼마나 그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누워 있었던 걸까

준영이가 눈 위 발자국보고 따라갈 정도면 눈이 어느 정도 쌓일 때까지 거기 있었단 거.

10년을 넘게 사랑해 오던 준영이에게 다신 보지 맙시다 란 말을 듣고,

그가 던져준 수표 세 장을 보면서 자기모멸감, 수치심, 좌절감을 느꼈겠지

언제 어디서든, 내가 사랑했던 이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게 당연한데 

을이가 보여준 모습은 최악이었고, 그만큼 을이도 상처를 입었겠지

그래서,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었겠지만.

한편으론, 그래도 못 되게 군 준영이긴 하지만 을이를 데리러 와 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있었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든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아, 안 오는구나 하고 걸어갔겠지

막막한 심정으로, 무작정 걸어서.............

목적지도 정해지지 않은 채로 그냥..날 잊을 수 있다면, 오늘 일을 잊을 수 있다면 하면서

준영이가 을이를 찾아 돌아올 거란 희망은 버린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