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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틋 명장면 - 사랑이 아프다 part. 3

신준영(121.172) 2016.10.08 09:52:28
조회 748 추천 37 댓글 5


3/4(13회)



을이와 함께하기만 하면... 을이도 행복할 줄 알았다.

그녀의 손을 잡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입맞추고, 그녀와 진심을 다해 사랑하면

그녀도 과거는 모두 잊고 예전의 을이처럼 밝게 살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만의 착각이었다.


을이는 여전히 지옥 속을 살고 있었다.


나의 부끄러운 아버지인 최현준 씨를 보고...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그를 향한 엑셀러레이터를 밟던 을이...

최현준에 대한 자신의 무의식적인 공격성을 깨닫고 

결국 핸들을 돌려 스스로의 몸을 상하게 했던 가여운 을이.. 


을이는 아무것도 잊지 못했다.


자신이 을이와 함께 있으면서 을이와 사랑하고 입맞출 땐

을이도 잠깐이나마 행복의 기색을 얼핏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뭔가 죄책감에 시달린다는 듯

황급히 그 행복감을 감추곤했다.

아마도 아버지 죽음에 억울함을 풀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죄스러움이

그녀의 행복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리라.


내가... 평생을 그녀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영원히 그녀 곁에서 그녀를 보듬어주고,

그녀의 손을 잡아주고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지만...


나의 남은 삶은 이제 고작 두 달 남짓...

이 시간이 지나면 나는 더 이상 그녀와 함께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내가 가고 나면 을이는...

우리 가여운 을이는... 어떻게 될까.

평생을 억울함과 죄스러움에 시달리며 지옥 속을 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내 모든 생애를 그녀와 함께 하고 싶었지만..

나의 욕심을 여기서 접으려 한다.

나의 원죄와 그녀의 생채기를 드러내는 아픔이지만..

그럼에도

을이에게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주려 한다.

그래야만 자신이 가고 나서도

을이가 지옥 속을 살지 않을 수 있기에.


또한 을이를 밀어내려 한다.

진범인 윤정은을 잡기 위해선 을이와의 관계를 정리해야 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사실은...

나중에 나의 원죄를 모두 알게 된 을이가

나를 바라볼 원망스러운 눈빛이... 그 증오에 찬 눈빛이 두렵기 때문이다.

또 만약 여기서 을이를 더 밀어내지 않으면...

나중에 을이가 나를 밀어낼 때 염치없게도 그녀를 놓을 수 없을 것 같아서..

도저히 그녀가 놓아질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녀를 밀어내야만 한다.

나는 그녀를 사랑할 자격이 없고,

무엇보다도 그녀와 영원히 함께할 수 없는 놈이기 때문이다.






"점점 더 힘들어질 겁니다.

극심한 두통과 구토, 복시, 운동신경이나 감각에도 문제가 생기게 될 거예요."



점점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달리다가 갑자기 거꾸러지고,

물병조차 집히지 않는다.


점점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이미 각오하고 있던 일.

내가 죽는 것은 전혀 두렵지 않다.

다만 나의 버킷리스트.. 을이에게 진실을 되찾아주기 위해 진력할 뿐.


해변에 가만히 앉아 먼 바다를 바라본다.

시야가 이중으로 분산됨을 느낀다.

복시()가 왔구나... 

점점 육체는 힘겨워지고 있다.

나의 육체가... 나의 버킷리스트를 완수하기 전에 무너지면 안 되는데..

걱정과 두려움이 앞선다.

혹시 내 일을 끝내기 전에 을이가 나의 몸 상태를 알기라도 한다면...


눈을 감는다.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

눈을 뜬다. 을이가 보인다.


을이가 여기에...?

꿈인가싶어 눈을 다시 감았다 떠 본다.


분명히 을이다.

을이가 나를 보고 있다.

눈을 감았다 뜨면 항상 을이가 보였다...

나는 그녀를 밀어내고 도망치려 했지만

항상 을이는 나와 함께 있었다.


순간적으로 흔들렸던 눈빛을 정돈하고

다시 냉정하게 그녀를 바라본다.



"혹시.. 내 오천 원 못 봤냐?"


".... 못 봤는데."


"분명히 여기다 떨어뜨린 거 맞는데... 운동화 한 번 들어 봐."


"....."


"벗어 봐봐. 운동화 안에 넣고 있는 거 아니야, 내 오천 원?"


그녀를 밀어내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다.

그래서 이렇게 을이가 나에게 다가오면... 을이를 밀어내는 고통은 배가된다.

그래서... 을이가 다가올라치면 난 도망칠 수밖에 없다.

나의 흔들리는 눈빛이... 떨리는 내 목소리가..

내 안에서 아우성치는 그녀에 대한 진심을 폭발시키려 하기 때문에..



"난 안 믿어."


".......!"


"사람들이.. 니가 날 피하는 게... 겁이 나서... 너한테까지 똥물튀길까봐.. 겁이 나서 그런거라던데.. 난 안 믿어.

그걸 어떻게 믿어. 니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다 아는데... 겨우 그딴 일로 나에게서 도망칠 사람이 아니라는 거 내가 다 아는데..."


"......."


을이의 진심이 느껴진다.

견딜 수 없을만큼 고통스럽다.

그래.. 사실 똥물이니 겁이 나느니하는 우스운 소리들은 애당초 안중에 없었다.

내 마음은 그 따위 사실에 미동조차 하지 않을 것이기에..

하지만... 을이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 알지 못한다.

내가 그녀에게 어떤 개자식인지... 그녀는 알지 못한다.

내가 그녀와 함께 할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그녀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왜 도망치는지 알지 못한다.

 

더욱 두려웠다.

내가 왜 도망치는지 을이가 모두 알게 되면...

그렇게 되면...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 무서웠다.


"니가 뭘 알아. 니가 날 어떻게 알아."


"알아. 다 알아. 지금 니가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도 다 알아."


"......."


"보고 싶었어.. 을아."


".......!"


"너무 너무 보고 싶었어... 그렇게 말하고 있잖아."



을이의 말이 내 심장을 찌르는 듯 했다.

복잡하고 고뇌와 고통으로 가득 찬 내 마음에...


순수한 사랑으로 가득 찬 을이의 말은...

자신에 대한 나의 사랑을 확신하고 있는, 을이의 빛나는 얼굴은...

나를 더욱 아프게 한다.

그래서 모진 말로 그녀를 계속 밀어낼 수밖에 없다...



"넌 참 편하겠다. 그렇게 니 맘대로 모든 걸 착각하고 해석할 수 있어서.

그렇게 생각하는게 편하면 그렇게 생각하고 살...."


"나도 보고 싶었어. 신준영."


"........!!!"


"열라. 완전. 겁나. 돌아버리게 보고 싶었어."


"......."


"이게 네 생각에 대한 내 대답이야."


"........" 


"우리 조금 있다가 보자. 내일도 보고, 모레도 보고, 매일매일 미친 듯이 보자."



을이의 눈빛과 말투... 그리고 내 손을 잡고 있는 작고 하얀 손까지...

모든 것이 더없이 따뜻하고 순수하다.


그녀의 굳건한 사랑과 믿음이...

아프도록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그녀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르고도

그녀를 밀어내며 상처를 주는 적반하장 개자식인 나를

이렇게도 아름답고 순수하게 사랑해주는 그녀가....


너무 예뻐서... 

너무 고마워서..

너무 사랑스러워서...


꼭 끌어안아주고 싶다.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그만큼 그녀에게 숨기고 있는 진실이,

그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죄책감이...

그녀에 대한 터질 듯한 사랑에 비례하여

나를 짓누르고 있다.


또한...


매일매일 미친듯이 보자는 그녀의 약속을...

지킬 수가 없기에...


그래서 나는 꼼짝할 수 없었다.

미동조차 할 수 없었다.


다만 기쁨과 슬픔이,

환희과 괴로움이 뒤엉켜 일렁이는 눈빛으로

멍하니 그녀의 뒷모습만을 바라볼 뿐.


그래서...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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