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에 호패조차 없는 상놈의 자식이 있었다.
백정들 조차도 손가락질하는 유민잡패로 이리저리 계루(토론하는 누각)를 떠돌며 유리걸식을 하였다.
어느날 지지리 못난 지질이들이 계루를 어지럽히는 것을 보고 그 못된 버릇을 배우게 되었다.
본디 계루에서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거창한 칭호와 그럴싸한 지식이 있어야 했다. 아는 바가 없으면 낚시꾼이나 지질이로 몰려 규탄받았는데, 욕을 먹고 짧은 수명을 이어보려는 자들이 자주 계루를 어지럽혔다.
이 놈 또한 폐인과 마찬가지인지라 짧은 수명을 늘려보기 위해 호적을 조작하고 칭호를 나름대로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을 붙여 계루에 입성하였다.
스스로 중화인이라 칭하여 칭호를 '중화대륙기상'이라 하였는데, 쓰잘때기 없는 그 호칭을 부르기 싫어한 선비네들이 '중대기'라며 압축하여 타박하였다.
출신이 비천한 중대기는 스스로 북경의 대학당에서 학식을 쌓는 명문대가의 자제임을 강조하며, 사해천하가 모두 중화의 것이라 논설하였다.
그의 지질하고 지겨운 낚시에 질려버린 선비네들은 떠들지 말고 쳐자라면서 제각각 이불을 던져주며 가로되
"옛다! 이불!"
...이라고 하였다.
훗날 지질이들이 계루를 어지럽히면 쓸때없이 주둥이 주절거리지 말고 쳐자라는 뜻에서 '옛다! 이불!'...이라고 외치게 되었다.
중대기는 낚시질 몇번에 이불 몇 개를 얻어 이를 시장에 팔아 돈을 만져 재미를 보았는데,
역계루에서 이런 지질이 짓을 관두지 않고, 해전계루, 대학계루, 과학계루등 여러계루를 전전하며 낚시를 하고 이불 한 보따리씩을 챙겼다.
이 자가 여러 계루를 어지럽히며 계루마다 신분을 조작하고, 논평을 달리하여 진정으로 여러 계루에서 지식을 쌓는 선비네들의 지탄을 받게 되었다.
한번은 해전계루에서 '임제독'이라 칭하며 하던 낚시질이 역계루에서 들통이 나자 가로되,
"그자가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고?"
라며 뻔뻔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자 여러 선비네들이 증인과 증거물을 내놓으며 말하기를,
"그렇다면 네놈은 서역인들이 말하는 도불갱호란 말이냐?! 어찌 똑같은 낮짝과 허접한 낚시를 일삼으며 아니라고 하는가?"
...라고 지탄들을 하였으나 워낙에 배운 것이 없어 수치심이라고는 빈대의 발톱 때 만큼도 없어 계속 뻔뻔하게 부정하였다.
본디 각 계루에서는 시비와 논란이 일어나면 조정해 주는 알바라는 일꾼들이 있는데, 계루를 운영하는 김유식이란 자가 중국에 사는 조선인족이 품삮이 싸다 하여 들여와서 계루를 조정하게 끔 하였다.
그러나 이 조선족이 계루의 조정에는 별 관심도 없는데다가 껍질은 조선인이면서도 뼛속은 중화인인지라, 역계루에서 중화로 낚시질을 하는 중대기를 처벌하지 아니 하였다.
덕분에 세간에는 김유식이 계루의 활성화를 위해 중대기에게 엽전을 주고 물을 흐리게 만든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다.
아무튼 간에 이 중대기가 중화를 논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지식은 병아리 눈물 만큼도 없는 작자인지라, 개념찬 노선비가 한번은 그 찌찔한 행색을 보다 못해 한마디 말하였다.
"네놈이 진정으로 북경대학당에서 수학하는 자라면, 네놈을 가르치는 조교와 훈장, 학사의 이름을 모두 대어 보아라! 나 또한 북경대학당에서 한때 유학을 했던 몸, 진정으로 모른다면 이 자리에서 거적말이를 할 것이야!"
...라고 엄포하자 중대기가 멈칫하며 주절거리기를,
"노선배가 공부한지 오래 되는 데 어찌 나를 가르치는 선생들을 알겠소? 어차피 노선배는 고루한 성리학에 매달리고 있어, 양명학에 통달한 나와 다르게 배웠으니 가르치는 이도 관련이 없음이요."
이렇게 발뺌을 하자 노선비가 진노하여 일갈하기를,
"북경대학당에서 수학하고 조상이 중화인이라 칭하는 놈이 어찌 중국어 하나 못하고, 한문 한자 제대로 못 쓰는 것이냐?! 네놈의 행실을 보면 계루를 어지럽혀 비루한 짧은 수명을 늘리려는 소인배에 불과하다. 제대로 아는 바도 없으면서 이리저리 논하다니 괴씸하기 이를 데 없구나, 너 같은 놈은 편전에 마빡을 관통당해 봐야 정신을 차릴 것이다!"
...라며 노선비가 활과 통아와 편전을 찾아 돌아다니자, 기겁한 중대기는 그대로 계루밖으로 도주하였다.
이후에도 개념있는 학사들이 계루에 없을때 몰래 찾아와 젊은 선비네들을 농락하고, 똑같은 지질이들을 끌어들여 원양어업에 종사하기를 귀신같이 하니, 모든 이들이 놈을 더러 '시발색귀(豺魃索鬼)'라며 혀를 차고 욕설을 아끼지 아니 하였다.
역사 이야기 : 조선시대때 말하는 것 까지 한문으로 말해야 생각했던 똘추 중빠가 있었다.
PS. 알바 중대기랑 한편이냐? 왜 지우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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