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산업 양극화의 현실

운영자 2008.10.13 15:21:37
조회 360 추천 0 댓글 9

제1부  기회와 희망

제2장 - 질 좋은 성장을 위한 산업정책

산업 양극화의 현실

  나는 앞에서 산업․노동․복지․교육을 포괄하는 전체적인 틀을 통해 우리 경제의 대안적 발전의 길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에서는 범위를 좁혀 산업정책에 국한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당면한 사회의 양극화는 기본적으로 일자리의 양극화로부터 시작되는데, 일자리 양극화의 원인은 산업의 양극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산업 양극화의 원인과 실상을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때, 내가 이야기하는 새로운 발전의 길은 구체적인 근거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산업 양극화의 궁극적인 원인은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루어진 발전전략의 공과 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압축성장의 빛과 어둠이 현재의 산업 양극화에 반영되어 있는 것입니다. 과거 우리의 성장모델은 경제발전에 필요한 재원을 불균등하게 배분하여 특정 산업부문과 대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불균등 발전전략이었습니다. 권위주의 국가의 주도 하에 관치경제를 통해 특정 산업과 대기업을 급속하게 육성한 것입니다. 그 결과 우리는 전통적 농업국가에서 중화학공업 기반을 갖춘 산업국가로 변신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러나 앞만 보고 달려온 압축성장의 그늘이 이제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국가 중심 관치경제의 한계,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체제의 결여, 불균형 발전전략으로 인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취약성 등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경제구조는 1990년대부터 밀려들어 온 세계화의 충격을 이겨낼 수 없었고, 그 결과 1997년의 외환위기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계층 간, 지역 간, 기업 간, 산업 간 양극화는 더 심화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그 동안 저임금 노동에 의존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전통산업이나 중소기업들은 급격히 위기에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산업 양극화의 현실은 이러한 과정의 총체적 결과입니다. 산업 양극화는 수출산업과 내수산업의 양극화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2005년 연간 수출 증가율은 9.6%인 반면, 내수부문은 2.6% 증가에 그쳤습니다. 선도산업과 전통산업 간에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2004년 IT산업의 부가가치 증가율은 20.4%였으나 전통산업은 2.5%에 머물렀습니다. 중공업과 경공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성장률에서도 양극화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는 재무구조, 수익성 등에서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2005년 영업이익률을 보면 대기업이 7.2%인 데 비해 중소기업은 4.4%에 그쳤습니다. 중소기업 내에서도 기업규모에 따라 재무구조, 수익성 및 성장성에서 상당한 격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에도 양극화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조업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비교적 높은 성장세(2004년 11.4%)를 보이는 반면 서비스업은 부진(2004년 1.3%)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산업 간 양극화의 심화는 고용구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고용의 대부분을 흡수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저성장은 고용구조를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100인 미만 중소규모 사업체의 고용 비중은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100인 이상 사업체의 고용 비중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비해 영업이익률도 높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을 줄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은 크게 약화되고 있습니다. GNP 10억 원당 취업자 수를 의미하는 취업유발계수를 보면, 1985~90년에 63.5명이었던 것이 2000~04년에는 34.5명으로 거의 절반 가까이 축소되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경영성과의 차이로 인해 임금 격차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제위기 이후 일부 대기업이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하는 동안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은 감소하고 매출액 증가율도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을 보면, 양극화의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 취업자 중에서 자영업자와 가족 종사자 등 비임금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4%(2004년)에 달합니다. 이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치입니다. 경기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노동시장 밖으로 내몰린 사람들이 가게나 식당 등 자영업으로 전환하였는데, 경기 악화는 다시 이들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 수는 1998년 562만 명에서 2004년 611만 명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의 소득수준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근로자 대비 자영업자의 월평균 소득은 1996년에 127%였으나,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04년에는 92%로 축소되었습니다. 자영업자 중 월평균 소득 100만 원 미만자의 비중도 1998년 33.8%에서 2003년 41.2%로 증가하였습니다. 이처럼 고용 불안정과 열악한 소득수준에 처해 있는 경제활동인구의 비중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현실은 한국경제의 기초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으로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고용구조의 악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비정규직의 급격한 증가입니다. 비정규직의 규모는 2001년 364만 명에서 2005년에는 548만 명으로 확대되었습니다. 2005년 8월에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노동자의 56.1%가 비정규직입니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임금은 2000년 53.7%에서 2005년 50.9%로 그 격차가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정규직에 비해 소득과 대우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의 증가는 가계소득의 감소, 경제적 불평등 심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는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심각한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어 왔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04년부터 비정규직 보호를 위한 입법이 추진되어 왔고, 그 결과 기간제와 파견근로자 등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비정규직법이 2006년 11월 국회를 통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노동계 일부에서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 이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간, 노정 간 갈등은 완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비정규직 문제 역시 산업 양극화에 그 원인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갈등 해소 및 사회통합의 해법은 결국 산업 양극화 해소에 있는 것입니다.

>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23 공동체적 복지를 향해 [2] 운영자 08.11.05 133 0
22 서민 금융의 육성 [2] 운영자 08.11.04 133 0
21 세계적 투자은행의 육성&금융지원 체제의 보완 [2] 운영자 08.11.03 158 0
20 금융산업의 발전방향 [2] 운영자 08.10.31 280 0
19 금융산업과 경제 양극화 [3] 운영자 08.10.30 240 0
18 금융산업의 중요성 [3] 운영자 08.10.29 451 0
17 미래 에너지 자원 정책의 비전 [3] 운영자 08.10.28 193 0
16 에너지 자원 정책 수장의 경험 [3] 운영자 08.10.27 231 0
15 질 좋은 성장은 우리에게 기회와 희망을 줄 것입니다 [4] 운영자 08.10.24 209 0
14 혁신 주도 성장 3 [3] 운영자 08.10.23 179 0
13 혁신 주도 성장 2 [3] 운영자 08.10.22 182 0
12 혁신 주도 성장 1 [5] 운영자 08.10.20 201 0
11 균형 있는 성장 2 [6] 운영자 08.10.17 259 0
10 균형 있는 성장 1 [10] 운영자 08.10.16 320 0
9 고용 있는 성장 [6] 운영자 08.10.15 287 0
8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이유 [8] 운영자 08.10.14 372 0
산업 양극화의 현실 [9] 운영자 08.10.13 360 0
6 산업,노동,복지,교육정책의 연계체제 [32] 운영자 08.10.10 1433 0
5 대기업, 소기업 상생 협력체제의 구축 [20] 운영자 08.10.09 443 0
4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견기업의 병행 발전 [14] 운영자 08.10.08 588 0
3 성장의 질이 중요한 이유 [12] 운영자 08.10.07 450 0
2 수출 3,000억 불의 명암 [12] 운영자 08.10.06 649 0
1 새로운 미래를 향해 [36] 운영자 08.10.02 2159 0
1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