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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문체는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80.228) 2015.10.29 14:58:04
조회 280 추천 3 댓글 4

만화로 치면 그림체 같은 것인데, 웹툰만 봐도 그림 실력이 지극히 빈약함에도 서사 혹은 구성을 통해 인기를 끄는 작품을 많이 볼 수 있다. 반면 그 반대는 없다. 훌륭한 그림 보려고 한다면 차라리 화가의 그림을 보지 왜 만화를 보겠는가. 마찬가지다. 뛰어난 문장 보려면 차라리 시를 보지 왜 하필 소설인가.
그럼에도 한국 소설, 혹은 작법교육이 문체에 치중하고 있는 까닭은 문창과와 문단의 접점이 지나치게 넓기 때문이며, 이것이 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체계가 유지될 수 있는 이유도 문창과와 무관하지 않다.
주제, 구성, 문체 중 그 중요성이 가장 떨어지는 것이 바로 문체라면, 주제와 구성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 대해 분분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이 역시 나는 구성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학은 숭고하지 않다. 문학적 엄숙주의, 우월주의는 배격되어야 한다. 소설도 영화, 만화, 드라마 등과 마찬가지로 단지 재미와 예술적 욕구의 충족을 위해 존재한다. 철학이 존재함에도 굳이 시와 소설을 쓰는 까닭은 그 속에 철학과는 다른 종류의 \'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맥락의 중심에 철학 고유의 사상이 자리잡고 있다면, 서사의 역할이 단지 그 사상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는 역할에 불과하다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참여문학이 결국 도태된 까닭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사실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사상은 저절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일상의 대화를 생각해 보자. 우리가 우리 자신을 대표할만한 한가지 사상을 정해 놓고, 모든 대화를 그 맥락에 맞춰 말했나?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람이 간혹 있기는 한데, \'정치병 걸렸다\'는 소리 듣는다, 다시 말해서, 지극히 부자연스럽다. 결국 그 모든 것이 더 나은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주객이 완전히 전도된 형국이기 때문이다.
문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서사의 맥락 속에 감정이 이입된다면-완전히 유리된 입장을 취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문체는 당연히 드러날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해, 좋은 소설의 제1요건은 바로 구성, 즉 서사에 있다. 한국 소설의 문장 수준이 결코 낮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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