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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223.62) 2015.11.30 21:04:16
조회 60 추천 1 댓글 0

못난 인생을 산다.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른채 막연히 느껴지는 책임감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무엇을 하려 해도 텅 빈 통장 잔고를 보며 한숨 한번과 함께
자리를 벗어나 무의미한 노동을 시작한다.
인생의 배움도 성취도 없는 노동에서 홀로 자위하며 청춘을 흘린다.
결국 주워담지도 못할 것을 소주 한잔과 함께 엎어버린다.
가슴속 응어리는 어찌 하지도 못하고 빈 소주잔만 채워넣는다.
채워넣는 것은 소주인가 가슴의 응어리진 슬픔인가 청춘인가
오늘도 소리없이 울어재끼며 스르륵 베갯잎에 젊을 적 청춘과
아무것도 모를 행복한 시절들의 추억을 적셔낸다.
다음 날 아침 벙찐 얼굴로 부스스 일어나 다시 노동에 나선다.
애인과 데이트 할 돈이 없어서 여자도 못만나고
부모님 대접 할 돈이 없어서 레스토랑은 쳐다만 보고
친구와 술 한잔 할 돈이 없어서 조용히 잠든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다가 결국 동네 구멍가게에서 소주 한병 사서 돌아간다.
버스비가 없어서 걸어오며 보았던 길거리 음식들 생각하며

소주잔을 채워간다.
고소한 곱창 내음 생각하며 소주 한잔,
기름진 치킨 내음 생각하며 소주 한잔,
짭짤한 튀김 내음 생각하며 소주 한잔,
젊을 적 청춘과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덤벼들었던 패기와
우정과 사랑과 행복만이 삶의 전부였던 모지란 생각과 함께
소주 한병을 비워낸다.
결국 또 다시 젊을 적 청춘 하나,
인생의 책임감 하나, 삶의 아픔 하나 세워가며
흥건히 베갯잎 적셔가며 스르륵 잠이 든다.



안뇽 형들 군제대하고 답답해서 글 써봄
형식도 없고 그냥 소설같은 느낌으로 써봄
수필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하고 요즘 젊은 애들
생각하며 써봄
가끔 글 싸지르러 올겡 ㅎㅎ 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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