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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시) 내 인생의 주인앱에서 작성

전박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9.20 04:43:37
조회 155 추천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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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에서, 과연 내가 뜻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일까? 내 삶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일까?

생각해본다.

하루는 24시간이다.

24시간의 시간에서

8시간은 피곤함을 풀기 위해 잠을 청해야 하고, 또 다른 8시간 동안에는 돈을 벌기 위해 원치 않는 일을 해야 하며, 그제야 남은 나머지 8시간만이 내가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은 시간이다.

그러나 진정 그러한가? 진정으로 남은 나머지 8시간을 내가 자유로이 할 수 있는가?

나는 그 8시간 동안에 집에 있는다. 식사를 하고 텔레비전을 보고 컴퓨터로 게임을 한다.

그곳에 고통은 없다.

하지만 발전도 없다.

오로지 소비만을 위한 시간이다. 그런데 소비가 나쁜가? 인생은 행복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던가?

나는 지식을 위해 책을 편다. 그러나 곧 졸음이 오기 시작한다. 집은 책은 읽기 힘든 장소가 분명하다. 나는 회계 교재를 펼쳤다. 또 다시 졸음이 오기 시작한다. 집은 공부를 하기 적절치 않은 장소임이 틀림없다.

밖으로 가야 한다. 동네 도서관의 열람실로 가야만 한다. 그곳에서 공부를 이어가야 한다.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러나 나는 가지 못했다. 너무 귀찮아서 갈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렇게 나는 내 몸의 본성에 굴복하고 말았다.

그렇게 나는 당장의 안락함에 몸을 내던지고 말았다. 명예퇴직이라는 말은 나를 움직이지 못한다. 언젠간 회사에서 쫓겨나 길거리에서의 생활을 강요받겠지만 아무튼 현재는 지금의 편안함이 나의 기분을 지배하고 있다.

어릴 적에 선생님이 해주신 말 : 사람은 자기의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단다. 놀고 싶은 거 참고 열심히 공부하렴. 내신이나 수능만 공부가 아니다. 노래부르는 것도 소설을 쓰는 것도 바이올린을 연습하는 것도 모두 다 공부란다. 자기의 적성과 소질에 맞춰 열심히 노력하는 게 공부야.

어릴 때부터 공부는 잘하지 못했다. 수학은 이해할 수 없고 국어는 지겹고 영어는 문법이 외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난 공부가 싫었다.

좀 더 멋진 걸 해보자!

우선 나는 소설을 읽었다. 인간의 온갖 상념과 희로애락, 세상에 대한 예술적 관점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소설을 쓰기로 했다. 그러나 원하던 글은 나오지 않았고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게 되었다.

어느 날은 텔레비전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들었다. 화려하고 기교넘치는 멋진 연주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기초 연습이 지겨워서 바이올린은 수납장에 집어넣고 다시는 꺼내지 않게 되었다.

수능을 망친 후 중하위권 대학을 나와 복리후생이 괜찮은 서울의 중소기업에 들어온 후에도 나는 바뀌지 않았다.

그저,

쏟아지는 졸음에 잠을 청하고, 붐비는 출근길을 뚫고 일을 하러 가고, 집에 와서는 티비나 보는 생활이 반복될 뿐이었다.

나는, 나에게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나의 내면에 잠든 작은 세계를 깨워보지도 못하고

죽음에 하루하루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어느 날, 이런 생각을 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일까?

아무래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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