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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를 하며

떠그(175.193) 2018.02.05 09:56:18
조회 157 추천 1 댓글 1

과외를 하며


나는 벌레다


어른들은 특별히 축축하고 음침한 곳에 지하실을 만들었다

아이들을 그 곳에 한 명 한 명 몰아넣었다

어떤 아이들은 끌려 들어갔다

어떤 아이들은 제 발로 들어갔다

어떤 아이들은 도망치다 사냥개에 물려 죽었거나 산에서 굶어죽었다


지하실엔 창이 없다

창이 없는 지하실에선 고문을 한다

물고문 불고문 각종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신기술 고문들

아이들의 상처가 낫기도 전에 다시 인두로 지지면

살이 트고 피고름이 흐른다


나는 그 피고름을 좋다고 받아먹으며 하루를 연명하는 벌레다

지하실에 기생하여 오동통한 몸 마디마디를 불리는

징그러운 기생충이다


하늘을 나는 새야 거기 내가 보인다면 날 먹이로 삼아라

이 살찐 몸뚱아리 부리로 터트려 맛있게 먹어라

그리고 내가 너의 날개를 지탱하는 가슴근육 단백질조각 하나라도 되게 해달라

제발 나를 쪼아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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