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4 - 문학 갤러리

554모바일에서 작성

沙狗

2015.06.18 08:02:47

조회 47 추천 1 댓글 0

(554)

언젠가부터 시간이 두려워 글을 읽지 못하였다. 시간, 나의 두려운 시간. 내가 가장 두려워할 죽음을 천천히 몰고오는 시간. 나는 시간에 쫓기어 봐야할 것을 보지 못했으며 들어야 할 것을 듣지 못했다. 덫에 빠졌다. 시간을 두려워 하지 않았으면 빠지지 않았을 덫이며, 시간을 두려워 하는 자들만 빠져드는 덫이다. 스승의 가르침을 듣지 못하고 거짓선지자들의 선동에 말려들었다. 시간을 두려워하여 시간을 경계하는 자들만이 빠지는 시간의 덫. 보아라. 시간은 이다지도 많지 않느냐. 보아라. 저 기만자들을. 시간이 없다며 내 등 뒤를 떠밀었다. 나를 속였어. 오, 이봐요 선생님. 난 아직 일어서지도 못하는데 달리라며 등을 떠밀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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