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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준다는 게이있어서 올려봄

COoO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7.15 23: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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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짧아서 읽기는 수월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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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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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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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맑은 금요일……. 퇴근하면서 근처 편의점에 들러 맥주 한 캔은 사 공원 정자에서 얼굴로 오는 바람을 느꼈다. 오늘은 친구도 만나지 않을 예정이기 때문에. , 날씨가 끈적끈적한 날에 시원한 맥주 한 캔이 나의 갈증을 풀어주지 않을까 싶어서 한 행동이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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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겉면에 적혀진 이름……. 이택수……. 아마도 내 이름인듯하다. 사실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우 평범한 기억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왜인지 몰라도 요 근래 들어서 기억력이 감퇴되는 것이 느껴진다. 다른 사람이 나를 불러도 날 부르는 것인지 모를 때가 많다. 이십대부터 알코올성 치매가 온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생각해보니 나는 술을 못 마신다. 이런 시발……. 뭐가 어떻게 된 건지 기억이 안 난다. 여하튼 그런저런 이유 때문에 나는 매일같이 소소하게 일기를 쓰게 되었다. 기억이 안 나면 찾아서 볼 수도 있고, 문장력 기르는 데에 일기만한 것도 없는 듯싶었다. , 물론 문장력을 따질 만큼 일기를 길게 쓰지도 않거니와 애초에 횡설수설하는 경향이 있어서 글 자체가 중구난방이었다. 그래도 지금은 꽤 좋아진 느낌이 나기 때문인지 쓰는 것도 읽는 것도 근래 들어서 수월해졌다. 그런 나의 증상에도 계속해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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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어 달 전쯤이었다. 나는 한 회사에 고졸채용으로 입사하게 되었던 그 날이었다. 별 능력도 없던 내가 회사에 문제없이 들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아버지가 회사에 연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 어차피 사회라는 게 능력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최대한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먹는 게 합리적일 것 같기도 했다. 사람도 많이 만났다. 처음 말을 섞고 인사했던 여자가 있었다. 매은 젊어보였고, 특히 목주름이 없어서 내 나이또래 즈음으로 생각했었는데, 웬걸, 나보다 여덟 살이나 많다고 한다. 이런 시발 피부도 나보다 좋아 보이는데 이게 무슨 조화인지 통 모르겠다는 생각만 했다. 물론 사람을 처음 봤는데 똥 씹은 표정만 하고 있을 수 없어서 바로 인상을 풀어버렸다. 재밌게도 대체적으로 나보다 다섯 살, 많으면 일곱 살, 여덟 살이나 많은 노인네들이 입사를 했던 것이다. 차피 두루두루 친해질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몇 명들에게만 전화번호를 달라고 했다. 그러다보니 의도치 않게 모두에게 내 전화번호가 팔려있었다. 애초에 여자란 생물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내 주소록은 모두 남자로만 구성이 되어있었다. 정확히 22년 만에 나의 주소록이 더럽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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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입사한 사람들끼리 저녁이나 먹자고하기에 흔쾌히 승낙했다. 가기 싫은 게 아니었지만, 내가 가장 어렸기 때문에 그런 자리에 가면 자연스럽게 어르신들의 수발을 들어야했고, 그렇게 되면 나는 제대로 식사도 못하고 끝나는 게 아닌가싶어 매우 불편한 느낌이 들었지만, 어린놈이 이런 자리에서 빠지면 안 된다고 되도 않는 훈계를 할 것 같은 예감이 들기에 승낙을 했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먹을 것을 앞에 두고 또 어떤 음식 좋아하는지 이야기를 한다.

'미련한 새끼들' 속마음은 들키지 않도록 최대한 이야기를 듣는 척하면서 욕했다.

한 번씩은 이렇게 ", 그럼 형은 미역국 같은걸 좋아하시는구나."라며 되짚어 보기도 했다. 그러자 그 사람이 나에게 물었다.

", 그럼 태수 너는 어떤 거 좋아하냐?"

"……. 저는 날고기 좋아하고요, 면류도 좋아해요."

"아 그러면 싫어하는 건?"

"재료 자체가 싫은 것은 미역이 있고요. 그런 거 말고 조리법이 싫은 것도 먹지 않아요."

"? 이야 너 참 특이하구만!"

"아녜요. 제가 뭐가 특이하다고요."

", 야 음식 나왔다. 이거 먹어봐라."

"그래 태수야, 어서 먹어봐 어서어서"

"……. 생선……. 구운 생선이네요……."

"?"

"저 생선 익힌 거 안 먹어요." 그러자 옆에서 누나뻘 되는 사람이

"뭐야 얘 되게 예민하다."

'시발년 죽여 버릴까?'

"아니에요. 저 예민하지 않아요."

"알았어. 그래그래, 이거 한 번 먹어봐라."라며 나에게 내민 것이 소고기였다.

'시발 이걸 어떻게 먹으라는 거지……."

"……. 저 이거 못 먹어요. 너무 많이 익었어요."

"뭐야? 이 정도는 익어야 되는 거 아니야?"

'……. 날고기 좋아한다고 아까 말했는데…….'

"……. 누나가 새로 구워줄까?"

"아뇨 괜찮아요. 저 이거 먹을래요."라면서 내가 집어든 것은 기본으로 나오는 샐러드였다. 나는 젓가락으로 드레싱을 콕 찍어 혀에 갖다 대었는데

'……. 달다…….'이런 생각과 동시에 정색을 하니까 옆에 있던 누나가

"? 먹기 싫어?"

"……. ……. 너무……. 달아요……. 이건 사람이 못 먹는 거예요……."

"……."

"저 죄송한데, 저 냉면 하나만 먹으면 안 될까요?"

"그래 먹고 싶은걸 먹어야지" 그렇게 냉면을 주문했고, 냉면이 왔는데, 나는 한 번 더 똥 씹은 표정을 해야만 했다.

'다대기가 올라와있고, 오이랑 무절임. 반쪽짜리 삶은 달걀이라……. 오이는 빼내고, 다대기도 버리고…….' 그렇게 오이를 빼놓는 모습을 본 누나는 나에게

"? 오이 싫어?"

"어 그게 아니라, 오이는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냉면 고명으로 올라오면 딱 좋은 채소인데 문제는 육수와 섞임과 동시에 오이 특유의 비릿함이 육수에 섞여서 맛이 더러워집니다. 아무리 조미료 많이 넣는 MSG 덩어리라도 육수가 더러워지는 게 싫어서 빼놓고 먹어요. 저 식초랑 겨자도 안 넣잖아요."

"아 그래? 까다롭네……. 자 가위 여기 있다~"

"저 면 안 잘라먹습니다."

"……."

"자르면 갖다 버려요. 면에 가위 갖다 대는 거 싫어해요."

'! 시발!'

"아우 예민해" 웃으면서 이야기하는데 속으로는 무슨 저딴 새끼가 있냐면서 비웃겠지.

"예민하지 않다고요."

뭐 그 다음 곳으로 가서도 한두 번 정도 음식에 대한 트러블이 생겼지만, 그래도 잘 넘어가주니 기분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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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자가 싫다. 이유는 모르겠다. 성욕? 그딴건 나한테 있을 거란 기대도 해보지 않았다. 왜 여자가 싫은지 대답을 해보라는 요구가 있었던 적도 많았다. 대답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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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닌 지 한 달쯤 다되어갈 시기에 나에게 이상한 증상이 생겼다. 어떤 한 사람이 계속 생각났다. 요는 이랬다. 다른 부서들도 함께 모여서 점심식사를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 물론 그 전부터 인사치레는 하던 사이였지만 정식으로 모여서 식사를 하니 기분이 참 묘했던 것이다. 얼굴도 하얗고, 기아처럼 비쩍 마른 체질이었는데, 애초에 여자에게 관심도 없거니와, 설상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런 여자는 정말 싫을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래도 같이 근무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근무시간에 틈이 날 때마다 한 번 씩 메신저로 대화를 하기도 했다. 다 큰 처자가 대화를 하는데 온갖 기호와 특수문자로 문장을 도배해 놨다. 내 입장에서는 매우 신기하고, 또한 누나가 아닌, 동생이나 친구 같은 느낌이었다고나할까? 그 뒤로도 점심식사를 몇 번 같이하기도 했고, 퇴근길이 같아 같이 이야기도하면서 걷기도 했다. 그 때부터였던가? 그 여자의 얼굴이 자꾸 떠오르고, 옷 입었던 모습이 떠오르고, 웃던 그 모습이 떠오르고, 그 여자와 같이 걷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기를 원했던 시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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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일기예보를 검색했다. 날씨가 맑다고 하는데 기상청을 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참 고민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상청을 믿은 결과로 난 공원에서 시원하게 맥주 한 캔을 마실 수 있었다. 금요일에 퇴근해서 시원하게 마시는 맥주의 맛이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단 걸 누구든지 알 것이다. 공원에서 살짝살짝 거닐던 그 때, 항상 내 머릿속을 맴도는 익숙한 얼굴이 내 앞에서 보였다. 아마 그 여자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눈치를 챘을지도 모른다. 무시하고 가던 길을 가려는 그 여자를 붙잡아 말을 걸었다.

어디 가?”

? ~ 집 가려고~”

마실래?”

아니 괜찮아! 아까 간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이 누난 배가 너무 부르단다~”

아니면 말고

그런데 누나?”

~?”

왜 자꾸 내가 말걸 때마다 바빠?”

아니~ 일이 있으니까 바쁘지

그럼 주말에 문자할 때는 왜 중간에 갑자기 툭 끊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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