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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과 실기 준비하면서 끄적여 봤어요.. 평가 좀요

ㄴㅇㄹㅇㄴ(211.201) 2015.09.18 22:05:16
조회 395 추천 1 댓글 10

열아홉 병1신이 60분 타이머 맞춰놓고 쓴거니깐 토 나와도 욕은 자제해줘요 ㅠㅠ 


애완, 한자를 잘 알지 못하는 까닭에 저 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 뉘앙스는 알 수 있다. “놀다.” 그렇다면 애완’, 사랑하며 논다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내 손을 거쳐간 녀석들, 금붕어, 강아지, 고슴도치, 그리고 지금 옆에서 열심히 털 손질을 하고 있는 고양이까지, 나는 그들을 갖고 놀기는 했으나, 사랑? 나는 사랑했던가?


 고슴도치는 조그마한 플라스틱 박스에서 살았다. 경계심이 많았고, 죽는 날까지 가시를 빳빳이 세우며, 경계를 풀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어느 날 녀석은 죽어있었다. 딱히 묘사할 수 있는 것조차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그냥 죽어있었다. 아버지는 녀석을 검은색 봉투에 담아 버렸다. 그 사실에 나는 연민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은 고슴도치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사체라는 개념 자체가 봉투에 담겨 매립지에서 썩어가는 능욕을 당할 것이라는, 지극히 이기적인 감정이었다.


 어렸을 적의 나는 죽음을 굉장히 혐오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손끝에 조차 닿지 않는 사멸이라는 추상적 개념보다는, 인간의 뼈, 그 중에서도 두개골이 특히 혐오스러웠다. 어째서 코는 시체를 갖지 못한 채 그렇게 공허한 구멍을 뚫어 놓고 사라진다는 말인가? 그 구멍은 저 어둡고 깊은 산 속의 음침한 동굴처럼, 어린 내게 공포와 매스꺼움을 안겨주었다.


 고등학교를 자퇴했었다. 그것은 내게 어떠한 의미를 가졌는가? 어쩌면 평생을 아웃사이더이자 패배자로 살아갈 수도 있다는 공포감, “너는 평생 고2일거야.” 담임은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그렇지만 당시의 나를 휩싸고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부모의 손아귀, 특히 어머니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기분이었다. 그것은 내 인생 전체를 감싸고 있는 어머니의 자기실현 욕구에 대한 반발이었다.


 부모는 뿌리가 짧은 존재이다. 그것은 인류의 형성 과정에서 유인원적 모성애와 보다 문명적이라 할 수 있는 개념들이 엉켜 형성한 거대한 털 뭉치 같은 것이다. 그렇기에 완벽한 부모란 존재할 수 없다. 다만 어미와 거대한 유년기가 존재할 뿐이다.


 그녀는 분명 나를 사랑한다. 나 또한 그녀를 사랑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로를 하는 것인 가? ‘애완하고 있는 것인가?


 , 알 수 없다. 빈 곳이다. 대체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가? 이불을 들고 관 속에 들어가리라, 들어가서 애무하리라, 보드라운 면 커버의 올 하나하나를. 나는 변태적으로 봉투 속의 고슴도치를 선망한다.


 지난 여름, 데려온 고양이가 발정이 났었다. 처음에는 중성화를 시키지 않을 작정이었지만, 녀석의 긁는 듯한 높은 울음소리는 가족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고, 결국 수술을 하게 되었다. 하루 만에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녀석은 깔때기를 목에 차고서 즐겨 눕던 이부자리 위에 털썩, 하고 누웠다. 나도 녀석의 옆에 누웠다. 배에 인형의 봉재선마냥 수술 자국이 나있었다. 나는 사랑하는가? 녀석은 곤히 잠이 들었다. 나 또한 잠이 들었다. 녀석의 배 속 빈 곳의 포근함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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