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한방물리치료사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의료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정부는 지난 13일 대통령 주재 제4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한방물리치료사 제도를 시행하고 한의사의 한방 물리치료사 지도가 가능하도록 의료기사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존 물리치료사 양성과정에 한방물리치료사 과정을 포함하기로 하고 2014년까지 교과과정 개발에 이어 2016년부터는 한방물리치료사 국가시험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정부는 "현행 의료법은 의사, 치과의사만 물리치료사를 고용할 수 있으나 한의사는 지도권이 없어 물리치료사를 고용할 수 없다"며 "한방물리치료에 대한 국민 수요에 부응하고 한방의료서비스의 다양화를 통한 국민의 진료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한방물리치료사 제도 도입은 절대로 불가하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송형곤 대변인은 "한방물리치료사제도를 단순히 일자리 창출 문제로만 보면 안된다. 제도 도입에 따른 각종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며 "제도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 관련 학회들과 긴밀히 의견을 교환하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변인은 "한방물리치료사제도가 기획재정부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데, 최근 정부의 행태를 보면 우리나라가 기획재정부 1부처 체제인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면서 "일자리 창출도 좋지만 국민건강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런 차원에서 제4차 투자활성화 대책에 대해 총론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활의학과는 더 강도 높은 반발을 예고했다. 

대한재활의학회 김준성 이사(가톨릭의대)는 "한방물리치료사제도가 도입되면 재활의학과는 그야말로 모든 분야에서 직격탄을 맞아 존폐위기를 맞게 된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는 한방물리치료사제도 도입의 영향을 받게 되는 정형, 신경외과 등 타 과와 연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의협 산하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쪽도 이 문제를 중대사안으로 보고 있다. 

한방특위 오석중 이사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정형, 신경, 재활의학과 등이 직격탄을 맞는다"면서 "한특위도 이 문제를 중대 사안으로 보고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