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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난의 죄.그리고 삶

일라둘(218.235) 2014.11.09 01:09:46
조회 1727 추천 16 댓글 23

樂天 낙천

살기에 이러한 세상이라고

맘을 그렇게나 먹어야지 ,

살기에 이러한 세상이라고 ,

꽃 지고 잎진 가지에 바람이 운다 .

_ 김소월


인간의 행위는 우리의 의지를 벗어난 채로 외부에 영향을 줍니다. 또 다른 사람들의 행위가 내게도 그렇게 경험되고요. 필연적으로 관계적이고 외부를 향하는 인간의 존재성은,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도 모르는 어떤 그날에 죄는 지었습니까?’(김춘수 시, '무구한 그들의 죽음과 나의 고독' 첫구절) 그럴지도요.
수백향에서, 백제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던 부여융은, 사촌아우의 시기와 질투 때문에, 해내숙의 정치적 이상(또는 야심)으로 인해, 그리고 백가의 섣부른 판단으로, 사랑했던 연인과 영원히 이별합니다. 그런 그는 더 이상의 비극을 막기 위해 스스로 다른 고통을 감내합니다. 명농과 진무의 삶을 뒤바꾸지요. 그런데 그 선한 뜻은 또다른 고통을 낳았네요. 진무는 원수에게 이해할 수 없는 정을 느끼는 모순된 상황에서 힘들어하며 성장했습니다. 명농은 아버지가 자신을 온전히 자식으로서의 느끼지 않는단 불안을 한 편에 품고 살았고요. 그리고 설난은 설희의 잘못을 알리지 못하고, 이복 오라버니를 사랑한 금기의 죄를 떠안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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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설희는, 명농으로  설난에게 진실을 덮을 것을 협박합니다.


ㅃㅃㅃㅃ__________

설난이는 소박하고 현실에 만족하는 평범한 소녀였지요. 그러나 정의를 추구하고, 사랑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멋진, 진정 선한 인간입니다. 그러나 설난은 명농이 이복오라버니임에도 불구하고 연인으로서 사랑을 포기하지 않지요. 못하는 것이겠지요. 근친은 인간의 원형적인 죄입니다(악인지는 모르겠네요). 오이디푸스신화와 달래강 전설에서 근친욕망에 대한 대가는 주체의 소멸입니다. 눈을 찌르고 죽음으로서 자신의 비이성적 욕망을 처벌합니다.

#달래강전설 (http://legacy.www.hani.co.kr/section-009000000/2004/12/009000000200412021529083.html  

- 음.. 이거 읽어도 이해가 되진 않군요. 전 근친금기에 대한 신화,문학,인류학,심리학 분석 중에서 납득할만한 설명을 들은 적은 없네요. 이 금기의 존재 자체가 자연과 대비되는 인간성의 지표이긴하겠죠.

이미 저지른 죄 때문에, 그리고 잘못된 걸 알면서 멈추지 못한다면, 그 마음을 가진 몸을 없애겠다! 그들의 도덕은 논리적으로는 맞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자연스런, 그리고 기구한 운명으로 인해 생긴 마음의 존재가 죄고, 그에 대한 이성적인 처벌이 죽음이라면, 그런 부당한 마음을 갖게 한 운명을 탓해야하지 않습니까. 왜 내가 모르는 나의 죄로 인해 처벌을 받아야하는가. (참으로 인간이란 쓸데없는-나의 존재와 사회에 득될게 없는- 고통에 평생 쫓겨가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수백향에서는 ‘핏줄의 당김’이란 마법스러운 설정이 있지요. 진무와 설난이 서로 설명할 길 없는 ‘정’을 느꼈지만, 설희와 명농 사이이에는 그런게 없었고요. 진무와 폐하, 설난이 사이에게도 있었고요. 물론 논리적으론 허술한 장치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해ㄹ 품ㅇㄷ같이 그런 설정이 시작과 끝인 드라마도 있는데, 저한테 이 정도는 딱 좋습니다. 이 세상에는 선과 악의, 그리고 그 존재가 무의미해보이는 신비들이 실제로 많이 있으니까요. 아무튼 그러니까 설난은 수백향 구조 안에서는 인간적 본성을 거스르지도 않았지요.)

설난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그것을 거둬드리는 것이, 멈추는 것이 불가능함을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맞닥뜨린 불합리하고 가혹한 운명 앞에서 설난은 오이디푸스나 달래강 전설처럼 소멸의 방식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살아가기를, 죄인으로서 삶을 살기를 선택을 하는 듯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

바리데기는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았지만 돌아와 부모를 구하는)순수한 존재의 완전한 희생으로서 이 되었습니다. 그 완전성이 인간의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게 했지요. 그러나 현실에 존재하는 인간에게는 완벽한 순수도 온전한 희생도 불가능합니다. 불우하게도 인간은 불안을 존재의 중심에 껴안고 태어났지요. 이성과 감성, 육체와 이상, 영원과 필멸의 모순들 사이에서 진동하는 삶을 살아야합니다. 그래서 저는 설난이 이복오라버니임에도 불구하고 명농에게 연인으로서 그 감정을 포기하지 못함이, 인간으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그런 역설을 의미하는 것 같았습니다. 살아 있다면 절대 해소될 길이 없는 고통을요.

 설난은 운명적으로, 자신의 행동과 뜻과 상관없이 죄인이 되었습니다. 죄지은 마음을 거두지 못하는 설난이 떠나겠다 결심한 후, 명농을 연인으로서 마지막으로 안으며(정면이 아니라 뒤에서, 안기는게 아니라 자신이 안아서 홀로 죄를 떠안겠다는거 같기도하고요) 노래를 부릅니다. 어디계신지 모를 님을 찾으려- 님이 보고싶어, 밤하늘을 헤매는- 결과없는, 마음이 담긴 정읍사를 부르지요.  

 

75. 설난과 명농, 매화그림을 보다.

짤은 이오횽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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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기문으로 자신을 보내달라는 설난. 그를 보는 명농.

설난은 더이상 연인으로서 행동하지 않습니다

마음과 행동의 간격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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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명농에게 기문으로 보내달라 말한 그날 밤, 설난은 슬프지만 어렴풋하게 웃습니다. 짧았지만, 너무나 행복했던, 명농과의 사랑의 시간들을 간직하고 떠날 수 있기에 그러했을까요. 갖고싶은 걸 가져야겠다, 내가 갖고 싶은걸 주지 않은 운명에 맞서싸우겠다며 다른 사람들을 죽이는 길을 선택하는 설희와 대조됩니다.(비합리적 운명에 대한 저항의 상반된 방식을 보여주는 인물들 중엔, 나은이와 대운도 있지요. 원래는 나은이 이야기를 먼저하려고 했는데, 배컁횽 게시글 '그때 그랬지2'에서 설난이 명농을 오라버니인 걸 알면서 왜저러냐란 댓글이 있었단 걸 읽고나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한 번은 완주하고 나서 이 주제에 대해서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요. 다음 전개를 잘 모르니까여..일단 보는 중 감상으로 생각해주세요. 그리고 횡설수설 죄송해욤@_@ ) 

--

  가혹한 운명이지만, 죄지은 마음이지만 그것과 함께 살기위해, 죽음의 길일 수도 있는 기문의 길을 선택한 설난의 희생이 슬프고 아름답네요.


-----------------

1

하룻 밤 나는

나의 외로운 신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들 중에는 한 사람도

이방의 사람은 없었습니다


2

꼭 만나야할

그들과 내 사이에는

아무런 약속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약속 같은 것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고

내가 있기 때문에 그들이 있는 이상 ㅡ


3

내가 그들을 위하여 온 것이 아닌 거와 같이

그들도 

나를 위하여 온 것은 아닙니다

죽을 적에는 우리는 모두

하나 하나로

외롭게 죽어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4

그러나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살기 위하여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나의 이웃이 된 것은

그들에게 죽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위하여

그들이 나의 이웃이 된 것은 아닙니다

- 김춘수, 생성과 관계

_________________________

80.

무령왕에게 복수하기 위해 진무에게 접근하고, 궁으로 들어가게된 구천은, 꼬맹이를 다른 집에 맡기러 갑니다.

↓그것도 모르고 구천이 새옷을 사주길래, 운 좋다고 신나하는 꼬맹이

___이 아이는 운 이야기 몇번 하네..

사람의 인생이 비합리적인, 의미를 알길 없는 운명에 좌우된단 진리를 벌써 알고 있는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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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이제 아버지라고 안부를게요. 달걀도 세 개만 먹을게요.
저 아무나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아저씨가 특별히 좋아서 그래요. (특별히 좋다니..T-T)


아저씨 착하게 있을게요. 일 끝나면 꼭 데리러 와야해요.. 

(왜 뒤에다 대고 TㅁT.. 너란 아이는 사랑을 기다릴줄도 아는거니..)
-------------------------


____________

공기마저

기우는 이런 새벽엔

그냥 너의

설레는 낯이 보고싶어.

(시흉내죄송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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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하즤마아ㅠ그럼 또아플거야

생각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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