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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용사안나의 이야기-제02장-

용사의검(14.43) 2016.11.04 20:43:24
조회 194 추천 11 댓글 3

어느 변두리에 있는 한 마을. 평소에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마을일 뿐이지만 오늘따라 유독 이상하게 소란스러웠다. 그 이유는 바로...


 "곰이다!"


 "어서 도망쳐!"


 "꺄아악!"

거대한 곰 한마리가 출몰해서는 그 마을을 전부 헤집고 다녔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 곰은 이미 여러명의 사람을 죽인 탓인지 머리부분과 발톱부분, 그리고 배부분은 사람의 혈액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범벅되어 있었다. 아직 마르지 않고 뚝, 뚝 방울이 되어 떨어지는것을 보면 분명 이 마을의 사람들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 곰은 현재진행형으로 위협을 하고 있었다.


 "꺄아아아아! 사람살려!"


 "흐아아아앙! 엄마아아아아!"


마을 사람들은 순조롭게 도망가고 있었다. 하지만 엄마의 손을 붙잡은채 엄마에게 질질 끌려가다시피 도망치고 있던 5짜리 꼬마여자아이가 돌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고, 엄마는 딸을 순식간에 놓치고 만채로 딸과 떨어지고 말았다.


 "메, 메이!"


  "엄마아아아아아!"


엄마는 딸이 넘어져서 울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딸을 구하기 위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육안으로 너무 선명하게 보였다. 곰이 벌써 저만치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조금만 지나면 딸은 물론이요, 자신조차 잡아먹을수 있을 정도의 거리로 점점 좁혀져오고 있다는 사실을.


 "메이! 누가 제 딸좀! 제발 살려주세요!"


 "흐아아아아앙! 엄마아아아아아!"


딸은 이미 넘어진 탓인지, 그탓에 무릎이 까져서 아픈탓인지 그자리에서 우는일외엔 아무것도 하지않았고, 곰보다 2배는 몸집이 작은 엄마는 그자리에서 몸을 떤채로 주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수없었다.


 "메이! 메이-!"


 "엄마아아!"


그리고 거대한 짐승이 포효를 하며 5살이 된 딸을 덮쳐오기 바로 직전.


 "이제 그만해."


어느순간인지 모르겠지만 그자리에 있었다. 꼬마여자아이 앞에 갑자기 나타나서는 정확히 곰의 코를 그저 한손으로 저지하고 있었다. 그저 한손으로 가볍게 곰의 돌격을 저지하고 있었다.


 "여기는 너의 영역이 아니야. 그러니 돌아가렴."


그녀의 말에 곰은 순식간에 순진한 얼굴로 바뀌더니 뒤로돌아 터벅터벅 소리를 내며 마을 밖으로 천천히 돌아가버렸다.


 "휴...괜찮니, 꼬마야?"


 "...흐, 흑..."


그녀의 질문에 메이는 아직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위로 올려다봤다. 그런 꼬마여자의 시선에 그녀의 얼굴이 보였다. 미소가 보였다.


 "...언니는...용사야?"


 "응, 언니는 용사란다."


그리고 그 용사가 메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려고 했을때, 엄마가 갑자기 메이를 낚아채더니 마을 어딘가로 부리나케 달아나버렸다.


-이미 곰은 용사가 쫓아내버렸는데도...


 "..."


미묘한 표정을 하고있는 안나에게 어딘가에서 안전하게 숨어있던 엘사가 불쑥 튀어나왔다.


 "...안나..."


 "응? 왜그래, 엘사?"


 "괜찮아?"


 "응, 뭐. 괜찮아. 이런건 내게 있어서 일상이니까."


일상이다. 일상이었다. 지금 현재 안나를 피하고 있는 마을 사람들도, 수근수근대며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안나에겐 일상이었다.


그렇다. 사람들은 두려운 것이었다. 인간이 아닌자가 인간보다 강한 능력을 갖고있는 생명체에게...그렇기에 사람들에게 있어서 안나는 그저 '두려운 존재' 일뿐이었다.


그렇게 인식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뒤에서 수근거리면서 대놓고 피하거나 무서워 하는 사람들. 또 하나는...


 "아, 안녕하세요? 용사안나님 맞으시죠? 소문을 익히 들었습니다. 정말 굉장한 솜씨군요. 곰을 죽이지 않고 내쫓으시니 말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렇듯 아첨을 떨며 비위를 어떻게든 맞추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하지만 어떤 부류든 간에 이 사람들은 전부 자신을 무서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나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아, 제소개가 늦었군요. 전 이마을의 촌장입니다. 이 마을을 구해주신것에 대한 보답으로 뭘 해드리면 좋을지..."


자신이 그런식으로 말해놓고 몸을 떠는것이 보인 안나는 짧은 한숨을 내쉬며, 약간의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전 용병이 아니라 용사니까요. 이 마을에 보답을 받기위해 사람을 구한것은 결단코 아닙니다. 다만..."


 "다만...?"


안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안나의 배에서 굉장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먹을것을 조금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먹어서 말이죠."


 "아, 네. 그럼 저희집으로 모시겠습니다."


-
-
-


촌장집에서 간단히 배를 채운 안나와 엘사는 그 마을을 빠져나오는 중이었다. 원래라면 여관에서 잠을 자는게 정상이겠지만 안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다들 날 무서워하니까...'


분명 여관이라도 가는날엔 그 여관에 숙박하고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나갈지도 모르며, 그랬다간 여관주인도 곤란해 할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민폐끼치기 싫었던 안나는 거의 밖에서 먹고 자고 하는것이었다.


촌장집에서도 마음껏 먹은것은 아니었다. 정말 가벼운 간식 정도로만 얻어먹은 후 부리나케 빠져나온것이다. 겉으로는 고마워하지만 촌장의 표정에서도 불편해 하는것이 잘 보이고 있었으니까.


99%는 용사안나를 두려워한다고 보면된다. 나머지 1%는 정말 순수한 어린이들과 동물들.


그리고...


 "용사언니! 용사언니! 아직 가지마!"


 "오, 아까 그 꼬맹이네?"


안나를 부르는 귀엽고 깜찍한 목소리에 안나와 엘사는 둘다 고개를 돌아봤다. 그리고 마을 입구까지 달려오는 메이라는 꼬마숙녀와 엄마였다. 메이와 엄마는 헐떡이면서도 용케, 그리고 빠르게 안나와 엘사가 있는 장소까지 도착했다. 물론 그만큼 힘이 들기에 숨을 몰아쉬는건 어쩔수 없었지만.


 "저기, 용사언니! 엄마가 용사언니한테 할말이 있대!
        그래서 내가 용사언니를 찾아서 같이 왔어! 헤헤!"


 "아, 그렇구나. 네, 무슨일 이시죠?"


안나는 최대한 밝은 분위기로 메이의 엄마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놀랐다. 그녀는 금세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갑자기 안나의 양손을 부드럽게 잡아쥐는것이 아니겠는가?


 "정말 감사합니다. 저의 하나밖에 없는
    딸을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흐, 흐흐흐흑..."


그녀는 안나의 두손을 잡으며, 그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진심을 다해 안나에게 감사의 표현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안나도 진심으로 우러나는 미소를 지을수 있었다.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건 막을수 없었지만.


 "아뇨, 전 저의 일을 했을 뿐입니다.
      따님이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정말 감사합니다, 흐흐흑..."


안나는 일단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따뜻하게 그녀를 자신의 품안에 안아주고 다독여줬다. 그녀는 떨지 않았다.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그것만으로도 안나는 기쁠뿐이었다.


 "아, 맞다! 용사언니! 우리집에서
       자고 가지 않을래? 거기 이쁜 언니도!"


거기 이쁜 언니란, 안나뒤에 숨어서 딱풀처럼 붙어있는 엘사를 두고 하는 소리였다. 누가봐도 메이보다 엘사가 더 언니처럼 보였고, 실제로 엘사가 2살 연상이었다.


 "아, 그건..."


 "흑, 부, 부디...폐가 되지않는다면 대접하게 해주세요."


이번엔 메이의 엄마가 내뱉은말. 진심을 느낄수있었다. 이정도로 호의를 베풀려고 하는데, 거절하는것도 예의가 아닌것 같아 안나는 어쩔수없이...


 "음, 그럼 하룻밤만 신세를 질게요."


그렇게 안나와 엘사는 메이와 소녀의 엄마에게 이끌려 다시 조용히 마을로 들어가게 되었다.


-
-
-


아까 하다 만 이야기. 용사를 두려워 하지 않는 나머지 1%는 순수한 어린아이와 동물들. 그리고 안나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사람들이었다.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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