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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가 혼자 개고생하는 거 3모바일에서 작성

ㅇㅇ(39.116) 2016.11.08 01:08:24
조회 511 추천 16 댓글 3

제목 정함

Go, back.

다듀노래에서 따온 거 맞음. 근데 자꾸 제목 바꿔서 미안해서 글제목은 저대로 간다...



전편: 1편
반갑다 -썰

2편
안나가 혼자 개고생하는 거






엘사와 과거 안나는 어색한 기분으로 차를 타고 있었어. 둘 사이는 침묵으로 가득했지. 그야 당연히, 아까 전 엘사의 기습적인 입맞춤 때문이었지. 놀란 과거 안나가 눈을 크게 떴고, 엘사 역시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닫곤 급하게 몸을 떼어냈지만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건 막을 수 없었지. 이후 엘사가 곧바로 미안하다며 사과했고 과거 안나가 그걸 받아들였음에도.

엘사는 운전을 하면서도 내내 머릿속엔 자신의 돌발행동을 되감기 중이었음. 왜 그랬을까, 왜 그랬지. 계속 자책해봐도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킬 수 없어. 옆에서 차에 탄 이후 지금까지 창 밖만 바라보는 중인 안나가 이대로 그냥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넘어가 줬으면 좋겠지만. 자신도 잘 알고 있었지. 그런 바람은 사치라는 걸.

대체 왜 그랬던 걸까... 의문에 해답을 찾기도 전에 차는 엘사의 막힘없는 운전으로 인해 집 앞에 섰지. 과거 안나는 차에서 내려 잠시 고민하다, "...안녕히 가세요." 한 마디만 하고 골목으로 사라지고 맘(엘사는 아직 과거 안나의 집을 모름.) 엘사도 복잡한 심경으로 집에 들어섰지. 문을 열고 들어와 거실 불을 키자마자 보이는 건 TV 앞 장식장에 놓인 안나와의 커플 사진. 엘사는 그대로 그 앞 카펫에 털썩 주저앉아 사진을 하염없이 바라봤음. 자신이 학생 안나에게 가진 감정을 조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서였어. 정말 학생 안나를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안나와 비슷하기 때문에 잠시 헷갈리고 있는건지. 여왕님 마음은 어느 쪽일까?





한스가 온다. 안나는 크리스토프의 말을 잊을 수 없었지. 괴한이 크리스토프임을 확인했던 그 날, 안나는 자신을 노리는 알 수 없는 이들에게 크리스토프를 넘겨주고 떠나야 했지. 헤어지기 직전까지 끙끙 앓고 있던 크리스토프는 최대한 안나에게 정보를 알려주려 했지만,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이들에게 끌려가고 말았지. 그가 남긴 건 결국 한스가 이 모든 일을 꾸몄다는 한 마디.

이를 어서 아렌델에게 알려야 할 텐데. 안타깝게도 안나는 그 날 이후 자신의 쪽지가 그대로 땅에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지. 왜냐면 크리스토프를 끌고 갔던 이들이 그 곳을 계속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야. 결국 안나는 과거 엘사의 호위만을 계속하게 되었지. 사실 한스가 과거로 넘어온다면 이마저도 현실적으론 벅찼어. 하지만 어서 미래에 연락을 취하지 않으면... 안나는 머리가 지끈거렸지. 신경써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과거 엘사는 아직 별 일이 없었지만 한스가 이미 넘어왔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긴장을 놓는 건 무리였지.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을 아픈 머리였지만 안나는 밤에도 쉬는 건 무리였지. 크리스토프가 남긴 한스에게 보내려던 쪽지. 갑자기 비명을 지르는 크리스토프에게 결국 물어보는 걸 잊은 그 쪽지는 여전히 알쏭달쏭한 비밀 투성이였기 때문에, 크리스토프가 남긴 말들을 종합해서 여기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뽑아내보려 했지. 그러다 지쳐 잠드는 밤이 반복됐어.당연히 몸은 점점 안 좋아졌고, 안나는 결국 과거 엘사의 하교를 지켜보던 도중 깨질 듯한 두통과 함께 쓰러졌지.







과거 안나는 한참 동안 엘사를 만나지 못했어. 엘사가 자꾸만 과거 안나와의 만남을 피했기 때문이었지. 엘사는 과거 안나를 만나는 게 자신의 진정한 마음을 헷갈릴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였지만, 그걸 모르는 과거 안나는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엘사가 조금 섭섭했지. 매일 같이 그 집을 찾아가다가 갑작스레 발길을 끊으려니 아쉽기도 했고. 또... 엘사가 남긴 입맞춤의 의미가 궁금하기도 했고. 엘사가 미래의 자신과 연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 입맞춤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과거 안나는 묘하게 속이 꼬였지. 그렇지만 엘사는 자신을 만나주지도 않고, 이 마음을 표출할 방법도 없고. 과거 안나는 점점 지쳐갔지. 그 와중에 때아닌 몸살이라도 걸린 건지 열이 올라 몽롱해진 상태로, 아플 때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고 싶다는 본능 아래 과거 안나는 비틀비틀 집을 나섰지.

엘사는 엘사 나름대로 치열하게 고민 중이었어.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마음에 대해 결론을 내렸지. 때마침 그때 과거 안나가 엘사네 집에 찾아왔어. 엘사는 모든 고민이 해결된 상태였으니 고민 없이 문을 열었고, 곧 열에 들떠 자신에게 고해하듯 고백하는 과거 안나를 마주하고 말았지. 그녀는 당연히 그걸 거절했어. ...그럼 나한테 왜 키스했어요? 묵직해진 눈빛으로 자신에게 물어오는 과거 안나에게 엘사는 이렇게 대답했지. 난 네게 설렜던 게 아니라, '네게서 겹쳐보였던 안나'에게 설렜던 거라고. 그건 과거 안나에게 너무 잔인한 말이었지만, 엘사는 그녀를 확실히 거절할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했어.

"그래요?" 그 말을 들은 과거 안나가 입술을 비틀었지. 그녀는 열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어. 그래서 자신이 지금 시간이 지나면 후회할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도 몰랐지. 과거 안나는 우왁스럽게 엘사를 잡아당겨 입술을 부볐어. 당황한 엘사가 과거 안나를 밀쳤고, 힘이 빠진 그녀는 쉽게 밀쳐졌지.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주저앉은 과거 안나가 입술을 슥 닦으며 엘사를 올려다봤어.


"설레요?"

"......"

"왜 안 설레요?"

"...너,"


그렇지만 다음에 이어지는 과거 안나의 말에 엘사는 하던 말을 멈추고 숨을 급하게 들이쉴 수 밖에 없었지.


"내가 바로 안나인데. 당신이 찾던, 그 사람의, 과거."


말을 마친 과거 안나가 힘없이 바닥으로 고개를 떨궜지.







눈 앞이 부옇게 흐려지다 다시 밝아졌어. 안나는 손을 들어 눈을 비비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지. 온 몸이 욱신거렸거든. 그러다 문득 기억의 마지막 순간이 떠올랐지. 자신은 분명히 과거 엘사의 하굣길을 지켜보다 길거리에서 쓰러졌어. 그런데 지금 안나의 몸 위엔 처음 보는 이불이 다소곳하게도 덮혀 있었지. 그리고 안나는 이불을 보자마자 눈치챘지. 과거 엘사가 자신을 데려온 걸. 과거 엘사는 어딜 나간건지 집 안이 조용했어. 이때를 틈타 빨리 나가야겠군. 두통이 어느 정도 가라앉자 안나가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나갔지. 어차피 이 집 구조는 잘 알아. 예전부터 뻔질나게 드나들었으니. 하지만 조용히 밖으로 나가려던 안나의 시도는 곧바로 무산되고 말았지. 과거 엘사가 소파에 앉아 팔짱을 낀 채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거든.

과거 엘사는 안나에게 단단히 화가 난 상태였지. 지난 번에 자신을 구해준 이후부터 안나가 자기를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도 그럴게 안나는 크리스토프와의 접촉 이후 과거 엘사의 눈에 띄는 걸 극도로 경계하고 있었지. 왜냐면 지난번처럼 겉으로 드러난 사건에만 깊게 휘말려 다른 부분을 놓치는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그래서 안나는 크리스토프 이후에도 계속되는 괴한의 공작들에 일부러 과거 엘사의 눈에 띄지 않는 선에서 그들을 처리하고 있었어. 뭣보다 미래인인 자신이 과거 엘사의 눈에 들어 좋을게 없기도 했고.

하지만 오늘의 과거 엘사는 안나를 쉽게 보내줄 생각이 없었지. 그녀는 문고리를 잡은 채 뻘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안나에게 말없이 고개를 까딱거렸지. 그에 안나는 푹 한숨을 쉬곤 순순히 과거 엘사의 맞은 편에 앉았어. 잠시 흐르는 냉랭한 침묵. 그걸 먼저 깨뜨린 건 의외로,


"...미안."


안나였지. 눈썹을 팔자로 늘어뜨리며 뒷 목을 몇 번 문지른 그녀가 계속 말을 이었어.


"네가 뭘 묻고 싶은지 알아. 그렇지만.... 나는 아무것도 대답해 줄 수가 없어. ...미안해. 아무리 생각해도, 이 말 말고는 아무것도 얘기해줄 수 없어서."


미안한 목소리와 다르게 꽤 단호하게 얘기하곤 그대로 일어나서 현관으로 가는데 뒤에서 과거 엘사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지.


"...몸은, 괜찮아요?"

"...응."


철컥.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지. 과거 엘사는 그대로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어. 자꾸 눈물이 나서.





-


썰이 점점 짧아지는 기분이라면 착각이야...
이야기의 빠른 진행을 위해 내가 보고싶은 부분만 좀 자세히 적음...ㅎㅎ
빠른 진행! 빠른 완결!



+) 하이퍼링크 알려준 쥬미 고마워!
비록 수정하면 링크가 날아간다는 걸 몰라서 이거 적다 링크 날려먹고 다시 링크달았지만 그래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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