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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Argos Ch.4 - 2

치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11.29 22: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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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 엘사는 - 지적이고 학구적이고 정중하고 존경받고 이성적이고 사려깊고 현실주의자이고 - 정말 지혜로운 여왕이었다. 카야는, 거기다 어느 아가씨가 필요로 하는 아가씨라고, 속으로 덧붙였다.

 

 

첩보대장에게 엘사는 마굿간에서 공주와 잠시만 만난 후에 보자고 했으나, 이 한 쌍의 원앙은 국가의 긴급한 문제를 잠시 미뤄 둬도 괜찮을 거라고 판단한 게 분명했다. 확실히 욕구 불만인 자매였다.

 

 

물론 카야는 여왕을 기다리는 동안 집무실에서 가만히 손가락이나 만지작대고 있지는 않았다. 해야 할 또다른 업무도 있었으니까. 카야는 회계 담당자의 장부 사본을 넘겨가며 새로 추가된 지출 내역은 없는지 살펴보았다. 옛말에 상대가 증거를 숨긴다면 항상 서류에 그 흔적이 남을 거라고 하지 않았는가. 도둑, 사기꾼, 청부업자 중 무상으로 일하는 사람은 없을테니, 독수리는 급여일마다 먹이를 기다리기만 되는 것이었다.

 

 

마침내 여왕이 도착한 건 첩보대장이 귀족 이에로의 재산 내역을 살펴보던 도중이었다. 나무로 된 벽의 판자가 미끄러지듯 열리며 여왕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머리칼과 화장은 능숙하게 다시 정돈되었지만, 여왕의 상기된 볼과 목에 방금 생긴듯한 미심쩍은 자국은 카야에게 보이고야 말았다.

 

 

"안녕하십니까, 여왕님." 카야가 말했다. 카야는 인사란 건 시간낭비라고 여겼지만, 왕족이 참가하는 회의 같은 곳에서는 예절을 따라야 했다.

 

 

"반가워요, 카야 씨." 여왕이 대답했다. 여왕은 독수리의 치켜올라간 눈썹과 날카로운 시선을 눈치채고는 드레스 상단의 옷깃을 잡아당겨 키스 마크를 가렸다. "지각해서 미안해요. 좀… 열중했나봐요."

 

 

"그거 요즘 유행하는 말입니까?" 카야가 비꼬았다. 카야는 몇 페이지까지 읽었는지 확인한 후 장부를 덮었다. "한 마디 올리겠습니다, 여왕님. 공주님과 관련된 여왕님의 무분별하고 뻔뻔스러운 행위가 이미 상황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여왕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랑놀음을 제가 지지해드리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여왕님의 의견을 존중해드리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이번은 공주님에 대한 애정을 사실상 대놓고 보여주신 겁니다. 여왕님의 조언자이자 첩보대장으로서, 이런 행동은-"

 

 

"내가 몇 번이나 들은 똑같은 설교나 듣자고 여기 온 게 아니에요, 카야 씨." 엘사 여왕이 끼어들었다. 엘사는 여전히 부드럽고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단호했다. "우리 둘 다 시간이 많지 않잖아요. 여기서 시간을 끌수록, 당신이 들킬 위험이 커져요. 그러니 최대한 빨리 끝내요. 가지고 온 소식이 뭐죠?"

 

 

"뭐,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여왕님께서 관심을 가지실 만한 정보는 많습니다." 카야는 복잡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화난 감정에서는 잠시 눈을 떼기로 했다. 이 역시 과업 중 일부였다. "중요한 것과 사소한 것 중 어느것부터 듣고싶습니까?"

 

 

"사소한 것부터." 여왕이 독수리의 반대편에 앉으며 대답했다. "무슨 일이 터졌든 간에 마음이 편한 상태여야 일을 처리하기가 쉽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좋은 생각이십니다." 카야는 문서를 뒤적였다. 물론 카야는 이미 서류를 통째로 외웠지만, 자신의 능력을 전부 까발려서 좋을 건 없었으므로 그냥 보여주기 식으로 한 행동이었다.

 

 

"마상 경기와 관련해서, 대사들의 도착이 연기되었습니다. 2주 후가 아니라 3주 후에 도착할 겁니다. 폭풍과 궂은 날씨때문이라고는 합니다만, 공모를 벌일 시간을 버는 게 아닌가 하고 지금 조사중에 있습니다.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조심해야할 필요는 있으니 말입니다."

 

 

"정말 저를 향한 반역이 있을 거라고 믿으시는 건가요?"

 

 

"여왕님, 왕좌를 노리는 패거리는 항상 있습니다. 그렇지만 음모가 있다는 걸 확증하는 건 제 역할이 아닙니다. 세부 내용을 알아내고 이번 일의 주동자가 누구인지 밝히는 게 제 역할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계속하세요."

 

 

"위즐튼의 국왕 헥터가 관계를 재개하기 위해 협상 사절을 보내는 걸 고려할 정도로 위즐튼의 경제 손실이 왕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에 반해 군 사령관은 사절 대신 암살자를 보내는 게 어떻냐고 주장하고 있는 와중에, 위즐튼의 공작은 아렌델을 향한 복수를 거의 포기했다는 보고입니다. 지금까지 헥터 국왕이 군 사령관의 제의를 탐탁치 않게 여겨 왔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예방차원으로 제 깃털 몇 명을 보내 군 사령관이 오후에 마시는 와인에다 뭘 좀 섞었습니다."

 

 

"그쪽은 하나도 모르겠고, 딱히 알고 싶지도 않네요." 여왕이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자신의 도덕적 가치관과 왕족으로서의 의무가 충돌할 때마다 여왕의 눈은 또다시 이렇게 죽어있곤 했다. "서던 제도는 별 일 없었나요? 내 제안은 어떻게 생각한다고 하던가요?"

 

 

"제 깃털이 말하길, 여왕님께서 화해하길 원하신다는 이야기에 그쪽 여왕은 상당히 안심하는 듯 보였지만, 국왕은 더더욱 경계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이도 나이인지라 편집증에 걸린 국왕은 지금 모든 걸 자신을 향한 덫으로 여기며 살고 있으니 말입니다. 특히 데인 왕자를 초대한다는 것에 가장 날이 곤두서 있습니다. 여느 아버지가 그렇듯 자신의 맏아들의 안전이 걱정되어서 망설이는 것도 있고, 거기다 왕실 고문도 아렌델은 여전히 적대적이라고 바람을 불어넣어주는 중이니까요."

 

 

"뭐, 적대적이긴 하죠. 하지만 위즐튼과의 교역을 끊은 후로 우리에게 교역 상대가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전 데인 왕자에게 이곳에 있는 동안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 거기에 왕자가 천 명에 달하는 동료, 경비병, 시종을 데려오는 것도 허락했어요. 그 전부를 다 대접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이정도면 많이 베푼 거죠."

 

 

"보고에 따르면, 자기 아버지 뜻이 어떠하든 간에 데인 왕자는 거라고 합니다. 그 왕자는 자신의 기술을 뽐낼 수 있는 멋진 마상 경기장을 좋아하니까요. 또한 한스 왕자가 저지른 일 때문에 아직까지도 서던 제도가 눈치를 보는 탓도 있습니다. 명백히 평화적인 제의을 거절한다면 아렌델의 분노를 사는 걸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동맹국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엄청난 정치적 실례라는 거지요."

 

 

"정말 비극적이긴 하겠군요." 여왕이 무미건조하게 말을 던졌다. 여왕의 길을 걸어온 엘사조차 서던 제도와, 그 적대국과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취해야 했던 조치에 대한 반감을 완전히 숨기지는 못했다. "데인 왕자의 방문이 우리의 방어벽을 낮추려는 용도로 이용될 확률은 얼마라고 생각하시나요?"

 

 

카야는 잠시 생각했다.

 

 

"데인 왕자의 방문이 음모일 가능성은 10%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카야가 결론내렸다. "서던 제도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여왕님의 목숨을 또다시 노리기에는 부담이 너무 큽니다. 서던 제도가 여왕님을 두려워하는 건 사실이지만, 서던 제도는 동맹국들의 시선을 더 무서워합니다."

 

 

"10%도 작은 숫자는 아니에요." 여왕이 반박했다. 엘사는 생각에 잠긴 채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왕자가 아렌델에 머무는 동안 항상 사람을 붙여두세요. 그 자의 모든 행동과 만나는 모든 사람을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곧바로 붙잡을 수 있도록요. 한스가 또다시 왕궁을 뛰어다니도록 놔두진 않겠어요."

 

 

"안나 공주님 때문입니까?" 라는 추측을 카야는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속으로 삼켰다. 안나를 향한 여왕의 과도한 애정에 대해 카야가 경고를 던졌을 때 여왕이 카야를 꾸짖은 적이 있었다. 덕분에 '독수리'는 한동안 여왕 앞에서 깃털을 세우고 다니지 못했다.

 

 

"여왕님 의견이 그러하시다면," 카야는 이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내리시는 명령은 모두 이행하겠습니다."




카야는 손에 든 마지막 보고를 쳐다보았다. 보고였다. 가장 크고, 문제가 되는 것. 카야는 여왕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 지 고민했다. 침착해하실까? 분노하시려나? "내가 뭐라 했느냐"고 하실까? 화내기만 하신다면 엄청 다행일텐데.

 

 

"그게 다인가요? 곧 돌아가겠다고 안나랑 약속했거든요."

 

 

그 말에 카야는 결심했다.

 

 

"그 얘기 말입니다만," 카야가 말했다. 카야가 여왕을 정면으로 쳐다보자 검은 눈동자가 빛나는 파란 눈동자와 만났다. "여왕님, 여왕님께서 스스로를 억제하시고 주의를 기울이셔야 한다고 제가 항상 말씀드리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여왕님과 공주님의 관계는 불필요한데다 어리석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행동입니다. 그 조그만 애정을 핥아대겠다고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계십니다. 사랑, 관심, 36.5도짜리 침대를 그렇게 원하신다면, 비밀리에, 아무도 보는 사람 없고 무엇보다도 안전한 만남을 주선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여왕님의 그 맹목적인 집착이 여왕님께 가져다주는 쾌락만큼이나 그 관계가 위험하다는 것과, 여왕님의 애인이 꼭 안나 공주님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걸 여왕님께서 받아들이시면 그 위험을 쉽게 피하실 수 있다는 것을 아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카야의 말에 여왕의 눈이 초점을 잃었다. 실신한 게 아니라, 예기치 못한 불쾌한 충격에 뒤따르는 공허한 표정을 내비친 것이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엘사 여왕의 아름다운 얼굴에 떠오른 그 표정은 카야가 여태 본 표정 중에서 가장 경멸어린 표정이었다. 벽을 타고 서리가 기어가면서 실내 온도가 몇 도 정도 내려갔다.

 

 

"카야 씨." 여왕의 부름은 오싹할 정도로 차분했고, 시리도록 신중한 목소리였다. 눈동자는 평소 화창한 날의 맑은 하늘같았으나, 지금은 툰드라의 황무지에 소용돌이치는 얼음조각같았다. "다른 사람들이 내 사생활에 간섭해도 참기는 참았지만, 카야 씨에게만은 오만방자한 행동까지도 용납해왔어요. 당신은 유능한 독수리고, 당신이 언젠가 이 일에 대한 제 입장을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전 그동안 카야 씨가 해준 조언에 감사하고, 갖가지 문제에 대해 카야 씨가 쌓아온 경험을 존중해요."

 

 

"하지만," 이제는 서리가 천장을 뒤덮기 시작했고, 빠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이 비밀스런 공간을 얼려갔다. "안나를 향한 저의 사랑을 감히 비뚤어진 사랑이라거나, 금방 지쳐 안나를 헌신짝처럼 버리게 될 덧없는 애정이라고 치부하신다면…" 여왕은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여왕이 눈을 떴을 때, 여왕의 시선이 카야의 눈동자를 깊숙히 찔렀다. "그 댓가만은 혹독하게 치르시게 거에요. 당신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지는 않아요. 그건 제 가치관에 어긋나고, 당신이 제게 해준 게 너무나 많은데도 당신을 죽이는 건 잘못된 처사겠죠. 하지만, 저는 카야 씨의 새들에게 카야 씨는 겉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것과 그 사람들이 유일한 계승자가 아니라는 것을 폭로할겁니다."

 

 

카야의 머릿속이 얼어붙었다. 자신이 여왕을 너무나 잘 알아서 자신을 공격할 사람은 자신의 부하들뿐이라고 믿었기에 지금까지 카야는 엘사 여왕이 위협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은… 이번은 달랐다. 이번은 위험했다. 자신의 손으로 여왕을 죽여야 할 수도 있겠다는 걸 카야는 깨달았다.

 

 

아니, 아니다. 그건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그 선택지에는 변수가 너무 많았다. 모든 게 무너질 여지가 너무나도 많았다. 카야는 머리를 굴려야 할 터였다. 지금부터라도.

 

 

목소리를 가다듬은 첩보대장은 고용주에게 차분한 시선을 보냈다.

 

 

"그러시다면, 여왕님. 독수리가 무슨 새인지 아십니까?"

 

 

습관처럼 여왕이 눈썹을 추켜세웠다. 무표정이 깨졌다.

 

 

"잘 안다고는 못하겠지만, 살기 위해 시체를 파먹는 못생긴 새인 건 대충 알아요."

 

 

여왕의 얄팍한 조롱을 카야는 무시했다. 사소한 조롱은 수도 없이 들어봤다.

 

 

"독수리는 몇 세기 전 아렌델이 조그만 나라였을 때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사는 사람이 아렌델에 가져온 선물입니다. 그 때 아렌델의 국왕은 첩보원도, 정보원도, 암살자 부대도 없었습니다. 그 왕은 정략 결혼이라는 외교술로 왕좌를 차지했고, 자신이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을 때도 그 이상주의적인 믿음을 지키고 있었던 겁니다. 물론 이상주의적인 믿음은 정치라는 영역에서 독과 같은 것이었기에, 그 국왕은 동맹국의 국왕부터 자신의 아들과 계승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에게 휘둘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바로 그 사내가 찾아왔습니다. 새를 받쳐든 사내는 국왕에게 나아가, 선물로 이 독수리를 드릴테니 자신을 받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여느 사람들이 외래 동물에게 그러듯 독수리에게 매료당한 국왕은 이 사내가 적국에게 고용되어 자신을 죽이러 온 암살자일거라고는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고 사내를 받아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적국의 왕은 돈을 주어도 사람을 완전히 살 순 없다는 걸 몰랐습니다. 사내가 아렌델과 국왕을 마음에 들어하기 시작한 겁니다. 국왕은 정치 실력이 바닥이었지만 친절하고 다정했고, 사내에게 사근사근한 동료, 멋진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사내는 자신에게 기회가 찾아왔다는 걸 깨달아버렸습니다. 힘을 가질 기회 말입니다. 그 사내가 살던 땅에서는 첩보대장의 자리로 오를 가능성이 없었습니다. 사내는 용병, 구매된 칼에 지나지 않았고, 사회적 지위를 올리기가 쉽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아렌델은 아직 조그만 나라였으므로 나라가 성장하고 자신에게 이익이 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날 그 첩자는 쓰다 버려질 칼이 되기보다는 아렌델의 첩보대장이 되자고 결심하고, 인간의 피부에 닿으면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독을 편지에 발라 고용주에게 보낸 후 아렌델의 국왕에게 나아가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힘, 사람, 재력을 안겨드리고, 당신을 위한 정보망을 구축해드리겠노라고. 다시는 선술집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거나 무시당하지 않고, 쉽게 휘둘리지도, 자신의 자식을 두려워하지도 않게 해드리겠다고. 첩자의 제안은 서로를 강하게 만들어 줄 제안이었고, 무너져가는 왕권을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던 왕은 이에 동의했습니다. 그렇게 그 첩자는 첩보대장이 되었고, 지위의 명칭으로 자신에게 그 지위를 가져다 준 못생긴 쓰레기청소부의 이름을 선택하게 된 겁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죠? 제 이상주의적인 무지를 조롱하려 꽤 그럴싸한 이야기를 꾸며낸 건가요?" 여왕은 의심하는 눈초리로 정중하게 물었다.

 

 

카야는 씁쓸하게 미소지었다.

 

 

"이야기의 요지 말입니까, 여왕님?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유명해진 그 사내, '독수리'는 그 국왕보다도, 국왕의 후계자보다도 오래 살았단 겁니다. 마침내 독수리가 죽게 되기까지 그 자는 네 명의 군주가 아렌델의 왕좌에 앉는 것을 지켜보았고, 그 군주들은 선왕보다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강력한 사자들이 높은 바위를 두고 싸우고 울부짖는 와중에 사자의 머리 위를 맴돌던 독수리는 사자들이 긍지에 눈이 멀어 보지 못했던 빵 부스러기를 주워먹었습니다. 부스러기를 모으면 빵 한덩이가 되었으므로, 이런 방식으로 독수리는 다른 이들이 무시했던 부스러기를 주워먹고 오래 살아남았던 겁니다. 반면에 사자들은 자신의 머리 위를 보지 못한 채 목표만을 추구하며 서로를 물어죽였습니다. 누군가는 바위를, 누군가는 평원을, 누군가는 권력을 가진 친구를 원했지만 모두가 죽었습니다."

 

 

"그럼 독수리는 어떻게 죽었나요?" 엘사 여왕은 자신이 만든 얼음장만큼이나 단단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살해당했습니다, 여왕님. 독수리는 이목을 너무 많이 끌었습니다. 전임 사자를 섬기던 그 새가 여전히 자신들의 머리 위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도, 신경쓰지도 않는 사자들에게서 조금씩 얻어먹으면서 살긴 했지만, 하늘에 사는 자들은 땅에 사는 자들을 누가 피해다니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는 매 한 마리가, 저 못생긴 새는 어찌 저렇게 높게 날 수 있는지, 평원의 왕들보다도 어떻게 강력하게 된 건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런 자는 그러한 권리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매는 하늘을 뚫고 날아올라서, 사자를 지켜보느라 다른 새를 보지 못한 독수리를 죽였습니다. 그런데 독수리를 죽인 후, 매는 바위보다 높은 하늘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그 어느 곳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넓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여기선 몇 마일이나 떨어진 곳에 있는 쥐도 보이잖아!' 매가 울부짖었습니다. '다시는 사냥하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겠는데!' 그렇게 그 매는 사자들 위에서 머무르면서 이전의 독수리와 닮아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당신이었다면, 전 그 매를 잠시 피해다니겠어요." 엘사 여왕은 여전히 경계하는 듯 눈썹을 둥글게 치켜올린채로 비꼬았다.

 

 

"여왕님, 제가 말씀드리려 한 건, 제가 할 만큼 높이 날면 주목받는 걸 피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제가 앉아 있는 횃대에서는 시야 밖에 남아서 왕국을 감염시키는 해충들이 다 보입니다. 여왕님의 시야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제가 전달해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이 많이 노출되었던 자들, 저처럼 나는 법을 알려준 자들만은 저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역사를 통틀어 대부분의 독수리들은 자기 새들의 손에 죽었습니다. 새라는 건 질투 많은 생명체이니 말입니다. 새들은 높이 날고 싶어하고, 멀리 솟구치고 싶어하며, 자신의 목표를 위협하는 경쟁자들을 파악하고 죽이고 싶어합니다. 자신에게 날개를 달아준 독수리까지 포함해서."

 

 

"카야 씨도 그런 식으로 그 자리를 따낸 걸로 아는데요." 엘사 여왕이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카야는 싱긋 웃었다.

 

 

"뭐, 그랬죠. 토르스턴이 아렌델을 벗어나다 살해당했을 때, 모든 새들은 서로의 존재를 깨달았고, 그 시점에서 가장 죽기 좋은 건 오른이었습니다. 독수리는 시체청소부로서 기만과 속임수로 자신을 지키는 새이기 때문에 다른 새들과 싸울 수 없었으니까요. 만약 제 새들이 서로의 존재를 깨닫게 된다면 서로를 공격한 후 저에게 달려들겁니다. 그게 바로 제가 가진 최고의 방패이자 급소입니다, 여왕님. 여왕님과 제 새들까지 딱 일곱 명만 제가 독수리인걸 안다면, 제 새는 제 자리를 넘겨받기 위해 딱 일곱 명만 설득하거나 제거하면 될 겁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제가 살든 죽든 제 비밀이 알려질 테고, 거기에는 여왕님의 비밀에 대한 것도 포함될겁니다."

 

 

여왕의 표정이 어두워지긴 했으나 카야의 말에 내포된 위협을 알아챘는지는 의문이었다. 엘사는 숨을 깊게 들이쉰 후 천천히 내쉬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카야의 눈을 쳐다보았다.

 

 

"카야 씨의 전임자는 자신의 새를 통제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죽음을 맞이했죠. 당신도 같은 운명을 겪게 되지 않을 거라고 말할 수 있나요?"

 

 

카야는 무심하게 손을 내저었다.

 

 

"오른이 죽은 건 오른이 감정 때문에 판단이 흐려져 새를 신중하게 고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토르스턴이 국왕에게 그 가치가 엄청난 보물 창고에서 금화를 털어 아렌델을 벗어나려고 한 걸 보십시오. 제 새들은 그런 어리석은 욕심에 희생당하진 않을겁니다."

 

 

"확신하시나요? 당신이 실패해서 제 비밀이 드러나도록 놔두진 않을거에요."

 

 

카야는 그 말에 얼굴을 찌푸렸다.

 

 

"사실, 여왕님. 그게…"

 

 

엘사 여왕의 시선이 차갑게 식었다.

 

 

"왜 그러시죠?"

 

 

카야는 한숨짓고는 여왕에게 다빈의 보고서를 건네주었다.

 

 

"공주님과의 관계에 대해 신중을 기하도록 제가 설득하는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여왕님. 여왕님의 무분별함 때문에, 제 임무가 그냥 어려운 정도에서 거의 불가능한 난이도로 올라갔습니다."

 

 

여왕은 침묵으로 보고서를 읽었다. 여왕의 표정은 담담했지만, 카야는 엘사 여왕이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 종이가 구겨지는 데서 알아차렸다.

 

 

"이 소년이 누구죠?"

 

 

"악셀이라는 간사입니다, 여왕님. 누군가에게 사주를 받은 자는 아니라서 지금 상황이 아주 끝장날 정도는 아닙니다만, 이 소년이 누군가에게 말하기라도 한다면…"

 

 

"소문이 퍼지지 않도록 어떤 조치를 취하신 거죠?"

 

 

"지금까지 말입니까?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엘사 여왕이 경악하며 보고서에서 고개를 쳐들었다.

 

 

"아무것도- 뭐라구요?! 제가 뭣 때문에 당신을 고용한건데요, 카야 씨? 이건 보고를 받자마자 바로 처리해야 하는 심각한 문제잖아요!"

 

 

카야는 제 앞에 손가락을 늘어놓으며, 엘사의 분노에 침착한 표정을 지었다.

 

 

"제 임무는 공주님과의 관계와 관련된 문제를 바로 여왕님께 가져다 드리고 여왕님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거라고 여왕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건 카야 씨의 부하들이 제 여동생이 목욕하는 장면까지 변태처럼 쳐다보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카야 씨는 잘 알고 계실텐데요. 이런 문제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경악했던 여왕의 표정은 여왕에게 어떤 생각이 스쳐지나가면서 그 분노가 점차 가라앉았다. 충격과 좌절로 커진 눈은 여왕이 카야를 째려보면서 가늘어졌다. "시험하시는 거죠? 아닌가요? 카야 씨는 제가 어떻게 대응할지, 그동안 제 비밀을 지키는 데 스스로 얼마나 신경썼는지 알고 싶어하셨죠. 제가 얼마나 강인해질 수 있는지 보고싶으신 거 아닌가요?"

 

 

뭐, 엘사는 바보가 아니었다. 카야는 그 말을 부인할까 생각했지만, 거짓말 할 이유는 없었다.

 

 

"맞습니다." 첩보대장이 툭 내뱉었다. "이건 시험입니다. 여왕님께서 진심으로 사랑하시는 분을 얼마나 지키고 싶어하실지 알아야겠습니다."

 

 

"먹이를 주는 사자가 연약하길 바라는 독수리는 없으니까요." 여왕이 중얼거렸다. 엘사는 생각에 빠져 입술을 잘근댔다. 카야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여왕이 자신의 선택지에 대해 고민하는 동안 침묵이 둘 사이를 갈라놓았다.

 

 

"이 소년이 자신이 본 걸 발설하지 않을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요?"

 

 

"0%입니다. 이미 자신의 절친에게 털어놓았으니까요. 그 절친이 깃털이었던게 그나마 다행인 겁니다. 다른 사람이었더라면 지금 상황은 위험한 게 아니라 재해 수준이었겠죠."

 

 

"카야 씨의 깃털이라는 그 소년은 믿을만한가요?"

 

 

"다빈은 자신이 보고를 올리는 상대가 독수리가 아니라 새라는 걸 전혀 모르기 때문에, 저 역시 다빈을 실제로 만나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보기에 이 소년은 문제의 원인에 대해 강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다빈이 곧바로 보고를 올린 게 그 증거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간사를 돈으로 입을 막을 순 없을까요? 뇌물을 준다거나, 아니면 추방한다든가?"

 

 

"가능은 하겠지만 그 방식은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을겁니다. 첫 번째 독수리가 증명했듯, 사람을 사는 건 그 사람의 충성심을 사는 게 아니며, 거리가 멀어지면 입이 가벼워질 뿐입니다. 소문이 새나가는 걸 막을 방법은 하나밖에 없고, 여왕님께서도 그게 뭔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그걸 제 입으로 명령할 순 없어요. 전 사람의 목숨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사실 미래에 발생할 반란을 막는 계획에 여왕님께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계십니다. 누군가 여왕님의 그-"

 

 

"알고 있어요, 카야 씨!" 여왕이 끼어들며 벌떡 일어났다. 의자가 날카로운 마찰음을 내며 뒤로 밀려났다. "카야 씨가 절 어떻게 생각하든, 전 바보가 아니에요. 안나와의 사랑을 붙잡고 있는 게 위험하단 것도 알고, 제 왕좌와 왕관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도 알아요. 그렇지만 제 심장은 안나를 해치려는 자를 찾아 온 아렌델을 뒤지고 있고, 제 영혼의 깊숙한 한 조각은 매 순간마다 안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어쩌란 말인가요."

 

 

참지 못하고 터져나온 그 말이 죽은 듯한 침묵을 불러왔다. 잔뜩 고조된 감정에 덜덜 떨면서 힘겹게 숨을 몰아쉬는 여왕을 카야는 지긋이 쳐다보았다. 여왕은 보고서를 탁자에 내던졌다. 카야는 그걸 집어들어 정갈하게 반으로 여러 번 찢었고, 잘게 찢어진 조각을 탁자 아래 쓰레기통에 처박았다. 하루가 저물면 그 안의 모든 것들이 재가 될 터였다.

 

 

엘사 여왕은 비밀 통로로 통하는 문으로 홱 뒤돌아섰다. 방에서 기다리는 공주의 애정어린 품 속으로 돌아가려는 것임에 틀림없었다.

 

 

"여왕님," 독수리가 여왕을 불렀다. "소년 말입니다. 어떻게 처리되길 원하시는지 아직 명령하지 않으셨습니다."

 

 

여왕은 문 앞에 멈춰섰다. 여왕은 뒤돌아서지 않았지만, 분노, 공포, 자기 혐오를 여왕의 목소리에서 들을 수 있었다.

 

 

"그러라고 말하진 않겠어요, 카야 씨. 말 안 할 거라고요. 하지만 카야 씨는 제 명령이 무엇인지 아실 거에요."

 

 

"그렇게 막연한 명령을 내리실 정도로 절 믿으시는 겁니까?"

 

 

그 순간 엘사 여왕이 웃음을 터뜨렸다. 크고 씁쓸한 웃음이었다. 아렌델의 지도자가 평상시 조절해 온 그 정중하고 우아한 웃음과는 다르게.

 

 

"아아, 카야 씨. 카야 씨는 충실한 시종이고, 현명한 여성에다, 뛰어난 독수리이고 제 오래된 동료잖아요. 전 아주 어릴 때부터 카야 씨를 알고 지냈어요. 카야 씨는 제 비밀을 전부 알고 계시고, 거기다 제 마법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몰라 두려움에 떠는 저를 몇 번이나 그 팔로 안아주신 것도 전부 기억해요. 카야 씨는 제 독수리이기 전에 제 시종이고, 제 시종이기 전에 제 친구에요. 카야 씨는 저를 세 번은 사형시킬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끌어내실 수 있는데도 아렌델의 첩보대장으로서 엄청난 일을 수행해 온 게 제가 당신을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이유구요. 카야 씨만큼이나 절 아는 이는 드물고, 이만큼이나 제가 의지하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죠."

 

 

엘사 여왕은 그제서야 뒤돌아섰다. 엘사는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슬퍼 보였으며, 두 눈은 아련하면서도 단단했다.

 

 

"그럼에도 카야 씨를 믿는 실수는 기꺼이 저질러 드리겠어요."

 

 

여왕은 벽을 향해 뒤돌아 섰고, 돌쩌귀가 숨겨져 있는 나무 판자, 그 문을 밀어젖혔다.

 

 

"마상 경기까지 삼 주 남았어요, 카야 씨. 그 안에 이 소년을 처리해주세요. 그게 이 문제에 관한 제 명령이에요. 그리고 매주마다 제게 보고를 올리도록 하세요."

 

 

엘사 여왕이 떠나면서 그 뒤로 문이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닫혔다. 임무를 수행할 독수리를 방에 남겨놓고서.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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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챕에서 엘린이 안린이가 위노베러 송 부르는 거 보겠다는 일념으로 메챠쿠챠 번역했다

미친 4챕 두 파트 합쳐서 36kb 4일만에 번역끝냈다. 하루 몇시간 번역한거냐 나


아 그리고 이 챕터는 굉장히 뭐랄까 심장을 퍽 때리는 말을 여러개 던지던데

표현 전달이 제대로 됐나 모르겠다. 적절한 표현 생각 못해내는 내 머리가 원망스럽다


암튼 부족한 번역 읽어줘서 ㄳ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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