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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터가이스트 안나가 엘사 때문에 끙끙거리는 거 보고 싶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39.116) 2016.12.14 01:08:30
조회 1010 추천 25 댓글 5

이를테면,



안나는 일단 악마임. 악마들은 무조건 인간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쳐야 함. 근데 여기서 악마들은 좀 급이 있어서, 악동같은 악마가 있는 반면 높이 올라갈수록 전쟁이나 탐욕같이 시리어스한 걸 다루는 악마도 있음. 근데 난 여기 엘산나가 전쟁 마약 탐욕으로 점철되는 걸 보고 싶지 않으므로 안나는 악동 수준의 장난을 치는 하급악마라고 하자.

악마들은 마계의 알에서 태어난 후 일정 기간동안 학교같은 데서 나는 법, 인간이 지닌 어두움(무서움 두려움 등등)을 빨아먹는 법, 모습을 숨기는 법, 안들키고 장난치는 법 같은 걸 배움. 그리고 여길 졸업하면 인간세상으로 나가서 장난을 침. 악마들은 각자 특출나게 잘 장난치는 분야를 지니고 있는데, 안나같은 경우엔 모습을 숨기고 인간을 놀래키는 게 전문분야인, 인간계에선 \'폴터가이스트\'라 불리는 악마형임. 귀욤귀욤. 그리고 인간계에서 장난친 상대가 장난으로 더 불행해질 때마다 악마들은 mp를 쌓게 되는데, 이게 많을수록 능력이 세고 수명도 길고 뭐 그럼 ㅇㅇ

학교를 졸업한 악마 안나는 워낙 특출난 재능으로 인간계에서 별 탈 없이 무서움과 두려움을 빨아먹으며 차곡차곡 mp를 쌓아갔음. 워낙 본래 성격 자체가 타고난 장난꾸러기라 폴터가이스트는 안나에게 딱 맞는 분야였지. 처음엔 그냥 작은 가정집부터 시작했는데, 점점 대담해진 안나는 하급악마들이 대부분 잘 가지 않는 곳을 택해 장난을 치기로 결심하고 숨어들어감.

ㅇㅇ그곳은 바로 교회. 그런데 하필이만 그날따라 사람이 어ㅓㅓㅓㅓ엄청 없었음.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그 날만 아침예배를 다른 곳에서 드리기로 했던건데 안나는 그것도 모른 채 사람이 오기만을 한참 기다림.


그리고 마침내! 사람이 옴! 안나는 점점 커지는 발소리가 제가 숨은 곳 바로 앞까지 다가왔을때 왁!!! 하고 괴수소리를 냈지. 그리고 마주한 건 평소처럼 끼야아아아악 하고 달아나는 소리가 아니라 자신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백금발 소녀의 아픈 딱밤.

"... 처음 보는 애네. 여기 오늘 문 안 열어."

그리곤 무심하게 기도를 드린 후 피아노 앞에 앉아서 가지고 온 책을 펴드는 거임. 엘사는 이 교회 피아노를 이따금 담당하고 있는데, 이날 예배는 일이 있어 못 갔고, 목사와 친해 교회 열쇠를 받아 원할 때 피아노 연습을 할 수 있었음. 그런 엘사를 멍하니 바라보던 안나는


반함.


왜냐면 자기는 마계에서 살아서 부드러운 음악소리 대신 비명소리를 교향곡으로 들었고, 연주하던 악기는 피아노가 아니라 썩은 시체의 내장을 엮어 만든 것들이니 형체가 좀 흉칙하게 생겨먹어서. 물론 소리도. 인간계와서도 맨날 꺄아아아아악!!!!꺼져어!!!! 으아아아ㅏ각!!!! 같은 비명이나 듣다 엘사가 연주하는 피아노야말로 처음으로 제대로 들어본 음악소리고, 처음 보는 제대로 된 악기였던 것. 거기에 교회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과해 쏟아지는 알록달록라고 투명한 아침햇살이 피아노를 치는 엘사를 비추었고, 이걸 보는 태어난 지 701년인 하급악마 안나의 가슴엔 태어나서 처음으로 뭔지 모를 감정이 일렁일렁.


여튼 그래서 맨날 엘사 곁에서 빙빙 맴돌면서 장난치는 악마 안나가 보고싶다. 엘사는 교회에서 처음 본 꼬맹이가 자기를 매일 쫓아다녀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안나가 당당하게 자신을 악마라고 소개하면 "꼬마야, 아직 할로윈은 멀었어."라고 무시. 나중에 안나가 자기 모습을 숨기고 눈 앞에서 장난쳐줘야 그때야 비로소 "...악마가 맞긴 하구나?"라면서 눈썹 한 쪽 꿈틀.

안나는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맨날 엘사 졸래졸래 따라다니면서 장난치고 다님. 주로 엘사의 속옷을 죄다 흩뜨려놓거나 필요한 걸 엉뚱한 장소에다 숨겨버림. 엘사는 한숨. 안나가 장난치는 표면적인 이유는 당연히 엘사는 인간계에서 자기 장난에 안 놀란 첫번째 사람이고, 그렇기에 난 반드시 엘사를 놀래킬 의무가 있다! 라는 거지만 실은 걍 좋아해서 관심받고 싶은거여...예....  그러다 하루는 안나가 엘사가 체육수업을 듣는 사이 다른 캐비넷에서 좀 비싸보이는 지갑을 가져와 엘사 가방 안에 넣어놓음. 이때쯤엔 엘사가 웬만한 장난으론 안 놀라고 그냥 한숨쉬고 마니까 비싼 지갑을 넣어놓으면 놀라겠지!(정확힌 놀라서 화를 내든 뭐든 다른 표정을 짓겠지!) 였음. 반쯤 오기. 벋...

단순히 엘사만 알고, 안나가 혼나고, 지갑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끝나야 했던 장난은 엘사가 지갑을 알아챔과 동시에 지갑이 사라진 아이가 엘사 가방에서 사라진 지갑을 발견함으로써 당초 안나의 계획과는 완벽히 어긋나버리게 됨. 안나가 알지 못했던 두 가지 중 하나는 지갑의 원주인이 학교에서 상당히 잘 나가는 그룹, 그 중에서도 치어리더의 센터를 맡고 있다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성격이 무지 더럽다는 것. 결국 엘사는 제대로 된 해명하나 못한 채 그 패거리에게 끌려가 뺨맞고 온갖 모욕적인 말을 다 들음. 엘사가 지갑주인에게 들켰을 때 처음으로 지은 당황한 표정을 보고 기뻐했던 안나는 일이 커진 후 엘사가 패거리에게 끌려가 맞고 욕먹는 장면을 지켜보며 자꾸 기분이 안 좋고, 뭔가 가슴 한 구석에서 찌릿찌릿한 기분이 듬. 분명 장난친 상대은 말도 안 되는 운빨로 불행해졌는데 왜...? 그래서 안나는 끌려간 장소에서 패거리가 떠나도 그대로 주저앉아 있는 엘사에게 쭈뼛쭈뼛 다가감. 뭔지는 모르겠지만(악마들은 미안하다는 단어를 안 배움) 꼭 해야할 말이 있는 기분이 들어서임. 그리고 엘사...?하고 조심스럽게 부르는데


"너, 대체 뭐야. 뭔데 나한테 자꾸 나타나는데? 너 말이야 짜증나고, 지긋지긋하고, 꼴 보기도 싫어! 왜, 내가 니 장난을 안 무서워해서 그래? 그딴 병신짓에 안 무서워했단 이유로 날 이렇게 괴롭히는거야? 그럼 이제 원하는 대로 된거지? 난 니 뜻대로 불행해졌으니 목표달성맞지? 오, 이젠 제발 다신 내 눈앞에 나타나지마! 이 끔찍한-엘사는 잠시 말을 끊었지-새끼악마야!"


하고 엘사가 펑펑 울면서 소리지름. 안나는 자기한테 싫은 소리 안 했던 엘사의 진심(?)을 듣고 충격. 그걸 보고도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또 충격.

그래서 그 날 이후에 안나는 엘사 몰래 그 패거리들을 찾아가 복수로 장난을 침.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장 심한 장난(생각하기 귀찮으니 자세히는 안 말하나 패거리 중 한 명은 좀 크게 다치기까지 함.)을 쳐놓은 후, 엘사한테 가서 다신 장난같은 거 안 치겠다고 빌면서 꾸역꾸역 곁에 있는거임. 엘사도 지갑 사건 이전에 가끔 귀여운 장난도 치던 안나에게 정이 좀 든 상태라 모질게 뱉었던 말을 후회하고 있었음. 그러던 차에 안나가 다시 와서 그런 걸 다신 안 하겠다고 하니까 마음이 좀 풀려서 받아줌. 그래서 안나는 매일 엘사 몰래 멜로 드라마를 보며 \'착한 행동\'에 대해 공부하고, 여기서 미안하단 말도 알게되서 엘사한테 사과도 함. 장난도 안 치고 회개한 악마가 됨. ㅇㅇ 그렇게 둘은 트루-럽을 이루었습니다!






로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ㄴㄴ

안나는 어느 날부터 자기 능력에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게 됨. 몸 숨기는 것도 제대로 안되고, 심지어 악마의 기초 중에 기초인 날기도 잘 안됨.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때쯤 자신에 대한 걱정을 숨기지 않게 된 엘사가 알게될라 쉬쉬하고 넘김. 그러다 마계에서 어떤 통지서가 안나한테 날아오는데, 바로 경고장. [안나의 mp가 지금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이 이상 떨어지면 수명에까지 영향이 갈 테니 당장 장난을 쳐서 mp를 회복해라]는 거였음. 그래서 며칠을 두고 고민하다 엘사 몰래 가벼운 장난(몸 숨기고 물건 흔들기, 괴상한 소리내기 등)를 치고 다님. 앞서 말했듯 상대가 불행해질수록 mp는 더 후한데, 안나의 장난 수준은 말 그대로 목숨연명을 위한 최소한도 정도였음. 그러니 이 정도로 숨기,날기 같은 능력의 완전한 회복까지는 바라지도 못했고, 당연히 엘사에게 장난치고 다니는 걸 들키게 되는데, mp와 관련된 내용을 전혀 모르는 엘사는 당연히 안나가 자기에게 거짓말했다고 생각하곤 안나를 막 ㅁ몰아붙임. 안나는 이게 수명이랑 관련이 있다고 말해야 할지 끙끙거리고, 그 와중에 안나의 mp수치는 마침내 수명에 영향을 줄 정도로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Mp(magic point) =생각하기 귀찮았음

...까지밖에 안 떠오른다 이 둘은 과연 행복한 트루-럽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나쥬미도 도키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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