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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Mad Queen - 上

ㅇㅇ(124.28) 2017.04.20 00:01:48
조회 640 추천 17 댓글 6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갇힌 공간 속에선 어느 누구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형태도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가 다치지 않고 상처입지 않는 그 영원한 공간 속에서 매드퀸(Mad Queen)은 영원한 안식이 올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눈을 감았다. 천년이란 느린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녀는 죽지 않고 영원을 살아가고 있었다. 최초의 여행자라 불리는 이들을 역사가 쓰인 이래 최초로 그들을 힘으로 굴복시켰다. 허나 그녀가 미쳐 날뛴 그 잠깐의 시간동안 세상은 몇번이고 뒤집어졌고, 일대는 황폐화가 되어버렸다.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풀 한포기조차 남지 않은 대지와 물 한방울 남지 않은 바다. 그리고 그들과 그녀의 싸움으로 인해 죄없는 수많은 인간들의 시체가 황량한 대지 위에서 피를 잔뜩 흘리며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런 광경에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 헛구역질을하다 토악질을 했다. 시체 중 그녀와 싸운 그들의 시신도 몇구 놓여있었으나, 금세 붕괴되어 먼지로 날아가버렸다. 

 그 일이 있은 이후, 천년이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그녀는 홀로 자신이 만들어낸 공간, 즉 영원의 공간 속에 자신을 가두고 홀로 지냈다. 그것이 그녀가 써내려간 잔인한 이야기의 서막이었다.


-


 그녀는 언제나처럼 영원의 공간 안을 가득 채우는 햇빛에 침대에서 눈을 떴다. 이미 지난 천년이란 세월동안 그녀는 매일 같이 같은 곳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맞으며 잠에서 깨어났다. 좋은 꿈을 꿔 일어나고 싶지 않더라도 매일 같은 아침 햇살에 눈을 뜰 수 밖에 없었고, 악몽을 꿔 일어나고 싶어함에도 아침 햇살이 그녀를 깨우기 이전까지는 잠을 자고 있는 자리에서 미동조차 하지 못했다. 그것이 그녀가 그들과 싸우고 얻은 핸디캡이었다. 허나 그녀만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 역시 그녀와의 싸움을 통해 핸디캡이란 것을 얻었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인간의 생사를 비롯해, 인간과 관여되는 그 모든 일련의 순간에 임의로 개입할 수 없는 것. 그 것이 그들이 얻은 핸디캡이었다.


 “변한게 없네, 천년이 지났음에도.”


 그녀는 바깥을 내둘러보며 나지막히 읊조렸다. 여전히 세상은 혼란했다. 전란의 시대였다. 하루가 멀다하고 공간 밖 세상의 사람들은 서로 치고받고 싸웠다. 종족이 다르다는 이유, 원래 자신들의 것을 서로가 빼앗아갔다는 이유가 비교적 주된 이유였으나, 가끔은 서로의 우두머리. 즉, 한 왕국이면 왕이. 잡 양아치들 정도는 그들의 왕초가 서로의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도 싸움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싸움을 인간들을 비롯한, 수인, 마족들은 그 싸움의 행태를 전쟁이라 불렀다. 그녀가 보기엔 모두 부질 없는 싸움이었음에도 그들은 모두, 전쟁이란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커피를 입에 가져갔다. 씁쓸한 맛과 향이 혀에 돌고, 코에 돌았다. 가끔은 자신이 커피를 마시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펄펄 끓인 뜨거운 물을 마시는 것인지 알거나, 느끼지 못했다. 지나온 오랜 세월이 그녀를 점점 무디게 만들고 있었다. 그녀에겐 안타까운 순간이었으나, 가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 왔다. 


 이름도, 뭣도 없는 신전. 그녀가 살고 있는 그 영원의 공간을 비틀어 만들어진 그녀만의 공간이었다. 세계의 끝에 위치한 그 신전을 기억하는 사람은 적었지만, 매번 꾸준히 찾아오는 사람들은 항상 있었다. 수백년이란 세월이 흘러도 그 자손의 자손이 찾아와주었기에 적어도 심심하다 느끼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망가져 재기 불능상태에 빠져버린 제단 앞에 꽃을 가져다 놓았다. 봄엔 붉은 진달래를, 여름엔 해바라기를, 가을엔 코스모스를 가져다 놓았고 꽃을 구하기 어려운 겨울엔 시대마다 다르긴 했으나, 요 근래엔 인조화라 부르는 가짜 꽃을 가져다 놓았다. 그렇다고 그들이 밉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생화와는 달리 썩지 않는 점이 좋았다. 여느때처럼 인간들이 가져다 놓은 꽃들을 공간 한 켠에 장식하고 있을 때, 안타까운 소리가 들려와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고갤 돌렸다.

 소리의 진원지는 신전 제단 앞이었다.

 오래되어 멀쩡한 것 하나 없는 신전의 제단 위엔 가진 것 하나 없는 여인의 설움과 간절함이 올라와 있어, 그녀는 여인을 내려다봤다. 허나 내려다보면 볼수록, 그녀의 간절함이 귓전에 멤돌고, 자꾸만 피하려해도 눈에 들어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적이란 것을 행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인간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백금발의 하얀 머리칼과 어울리는 오똑한 콧날과 푸른 벽안 그리고 오래되었으나, 오래되어보이지 않고 오히려 세월을 잊은 듯, 깔끔했고, 기품이 넘쳤다. 


 “내 비록 신은 아니지만, 날 찾아온 그대의 정성이 갸륵해 들어주겠다. 대신, 그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발설하지 말고, 홀로 간직하고 있어라. 그것이 조건이다.”


 그녀는 여인에게 자비라는 것을 베풀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베푸는 그녀의 자비는 한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순식간에 여인이 원하는 수많은 것들을 모두 이루어주었다. 

 그 것이 전부였다.


 “이제 네 뜻대로 될테이니 이만 이 곳을 나가봐도 좋다. 난 누구와 다르게 그다지 자애롭지가 않아서.”


 그녀는 몇번 고개를 까딱거렸다. 여인은 그녀에게 연신 감사의 눈물을 흘렸으나, 애써 그 눈물을 감추며 종종 걸음으로 신전을 빠져나갔다. 그녀는 여인의 뒷모습을 보며 느릿히 움직이는 눈을 감았다. 스쳐지나간 세월이 분명 세상을 수십번, 수백번도 더 바뀌었으나 그녀의 눈가엔 주름 하나 제대로 존재하지 않았다. 


 “과연 지금까지 흐른 시간이 천 년 인건가, 아니면 흐른 시간동안 내가 변한 것인가.”


 한참을 중얼거리다가 그녀는 다시 공간 안으로 들어가 무의미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다시 700년이 흘렀다. 


-


 그녀는 점점 더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져갔다. 그녀 역시 더 이상 인간들이 찾아오지 않는단 생각에 신전을 비롯한 공간에 대한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 신전을 장식하던 대리석 장식들은 관리되지 않아 전부 바닥에 떨어져 그 잔해가 어지러히 바닥에 펼쳐져 있었고, 옛보다 더 부서진 제단은 그 음울한 기운을 한층 더 음울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어쩌면 더 이상 그녀의 신전엔 더 이상 사람이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단 생각에 그녀는 자신의 공간을 더 관리하지 않았다. 

 그러다 예키지 못한 손님이 신전을 찾아왔다. 

 많아봤자 대 여섯살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소녀였다. 세계의 끝, 앞으로 가면 더 이상 아무 것도 없는 이 곳을 찾아온 소녀도 신기했지만 그 소녀에게 관심을 갖는 자신의 모습에도 신기함을 느꼈다. 

 신전을 지키는 신관도, 옛처럼 경배를 보내는 수많은 인간도 없어 관리받지 못한 폐허와 같은 신전에서 인간. 그것도 어린 인간을 본다는 것은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그 아이에게 그녀는 자꾸만 호기심이 생겼다. 아니 호기심이라기 보단, 궁금증이 더 어울렸다. 아이는 그녀가 내려다 보는 줄도 모르고, 계속해 신전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녀는 아이를 좇아 역시 신전을 둘러봤다. 

 예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비라는 것을 베풀었을 때와 같은 모습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없었다. 오로지 오래되어 망가진 수만가지의 것들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예전엔 적어도 인간에게 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젠 온통 해가되는 것들 투성이었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망가진 대리석 벽을 매만졌다. 

 복도 끝에 위치한 코너를 돌 때 쯤 아이와 마주했을때, 아이는 한눈에 그녀의 정체를 꿰뚫어봤다. 


 “아줌마, 매드퀸이죠?”


 ‘소문으로만 무성하고, 전설로, 꾸며진 역사로 내려져오는 신과 대적한 최초의 자’. ‘모든 균형을 깨고 모든 것을 죽음으로 이끌고 간 자.’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그녀에게 매드퀸이란 공식 명칭을 사용한 인간은 또 아이가 최초였다. 그러다 그녀의 눈에 그 아이가 평범한 아이가 아닌 못해도 로드급 혹은 그거보다 약간 아래인 드래곤의 새끼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 하기사 이 저주받은 신전. 이 곳에 보통의 인간은 출입할 수 없을테니 말이다. 그 점은 그녀가 간과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사나운 기운이 신전 내부를 가득 채웠다. 허나 아이가 내뿜고 있는 드래곤 특유의 특성 역시 사나운 기운에 맞서 신전을 조금씩이나마 채우고 있었다. 잔인한 기운들이었다. 


 “내가 아니라하면, 어떡할건데?, 만약 내가 매드퀸이 아니라면?”

 “그럼.. 아닌거 아닐까요?”

 “나랑 장난하자는거니 꼬마야?”


 그녀의 목소리가 격양되고, 높아지니 사나운 기운은 더욱 사나워지고 있었다.


 “그럼 아줌마. 나랑 친구할래요?”

 “친구 같은거 필요없어. 그런거 없어도 잘 지내왔어.”

 “진짜요?, 아줌만 몇년을 살았는데요? 난 이제 100년 밖에 안됐는데.”

 

 아이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아이의 당돌함에 피식거리며 ‘친구’ 라는 것을 한번 사귀어보기로 결심했고, 그 아이를 친구삼았다. 그녀가 살아온 세월에 비해 아이는 짦은 생을 살았으나, 보통의 인간보다는 오랜 시간을 살아왔기에 어지간한 세상의 이치는 대강 파악하고 있었고, 오랜 세월동안 밖으로 단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은 그녀보다 바깥에 대해 더 해박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아이를 곁에 오래두고 바깥 세상의 이야기를 들었다. 허나 아이가 보고 있는 그 세상 역시 칠백년 전에, 그때로부터 조금 더 앞인 천 년 전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고, 이 상태로 간다면 그녀가 다시 한번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해야만 했기에 그녀는 귀찮았다. 세상을 갈아엎는 것도 하루이틀 해야 일이라고 할 수 있지 그 이상은 갈아엎는 것이 아닌 파괴에 가까웠다. 물론 그들이 원한다면 못할 것도 없지만 그녀가 움직이는 것은 상호간의 맺은 계약의 위반이기에 이 모습을 보고 있는 그들은 조심스러웠고, 그녀 역시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어느센가 그들이 그녀에게 말한 심판의 순간이 다가왔다. 아마 세계의 끝. 혹은 종말의 시작일지도 모르는 순간이었다. 


-


 그녀는 이름조차 없었다. 이름은 어떤 멍청한 것들이 쓸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의 정확한 이름이 뭔지도 잊고 있었다. 드래곤들처럼 따로 이름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닌 노릇이라, 그녀는 그럴 듯한 인간과 비슷한 모양의 이름을 만들어야 했다. 그 때 아이가 좋은 이름 하나를 내놓았다. 


 “엘사 어때요?, 엘사 아렌델?(Elsa Arendelle)”


 그녀는 흔쾌히 그 이름을 수긍했다. 딱히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없겠으나 왠지 그녀의 마음에 쏙 드는 이름이었다. 그녀는 그 이름을 가지고 도시 곳곳을 해집고 다녔다. 도시의 시궁창부터 시작해 반짝거리는 오로지 호화 및 사치를 위해 만든 공간까지 어렵지 않게 돌아다녔다. 언제나 그렇듯 호화스러운 곳은 한없이 호화스럽고 사치스러웠으나, 사치스러움과 반대로 더럽고 낮은 곳은 끝이 없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라고는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들 뿐이었다. 


 “엘사. 엘사는 안힘들어?”

 “딱히. 왜 힘들어?, 힘들면 업어줄까?”

 “응!”


 엘사는 선뜻 자신의 등을 내주었다. 아이를 업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은 드래곤 특유의 기운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보통의 드래곤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으나, 피부로 닿았을 때 체감할 수 있던 그 기운은 보통의 기운이 아니었기에 엘사는 마른침을 계속해 삼켰다. 


 “엘사. 긴장했어?”

 “긴장?, 무슨..”

 “아닌데?, 엘사 긴장한거 맞는거 같은데?”

 

 엘사는 계속해 마른침을 삼키다, 자신의 등에 업은 그 어린 아이를 보니, 아이는 웃고 있었다. 


 “그런데, 이름이 뭐야?, 내 이름은 네가 지어줬다만 난 네 이름을 못들은거 같은데?”

 “아. 내 이름. 내 이름은 안나 아렌델(Anna Arendelle)!”


 ‘안나?, 내가 아는 그 이름인가?’


 엘사는 안나의 이름에 의문을 가졌다. 허나 금세 의문을 거둘 수 밖에 없었다. 옛 기억에 남은 그 사람과 닮은듯한 얼굴이 그녀의 의문을 증폭시켰지만 그때 그 사람은 이 정도로 멍청하거나, 순수하지 않았다. 일렁이는 그 기억의 파편에서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녀는 기억 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그만 두었다. 

 

 그녀가 영원의 공간에서 벗어나, 돌아다니며 수많은 것들을 봤다. 천 년전과 너무나도 많이 변해 있었다. 전란의 시대에서 마족과 인간은 항상 싸움을 일삼았고 그러다 중간중간 드래곤들을 만났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드래곤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했지만, 안나는 그녀의 뒤에 숨어 좀체 드러내려하지 않았다. 그러다 드래곤들은 일제히 그녀에게 매드퀸이 왜 이 곳에 있느냐며 물었다. 답 없이 웃음으로만 대꾸했으나, 드래곤들은 그 웃음에서 소름이 돋아, 몸을 떨었다. 

 그렇게 200년이란 시간이 더 흘렀다.


-


인간들은 가끔씩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천년을 넘게 산 신. 혹은 드래곤 등의 눈물과 다섯살 아이의 눈물의 무게는 분명 차이가 없음에도 그 무게에 차이가 있다 생각한다. 그 것이 인간이 생각하는 ‘차이’ 라는 단어이자 ‘다름’ 이었다. 

 인간의 싸움에 섞여 들어가 있는 그녀와 안나는 그 수많은 시체가 널부러진 길을 걷고, 또 걸었다. 분명 지금까지 죽은 사람의 수만큼, 많은 사람들이 죽는 다는 것은 불변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안타깝다 여겼으나, 분명 그건 그녀의 싸구려 동정심이었다. 


 잠이 들 때마다 그녀의 싸구려 동정심을 자극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녀가 가지고 있는 핸디캡이 작동하는 것인지, 그녀는 점점 더 악몽을 꾸는 횟수가 잦아졌다. 자꾸만 잠을 청할때마다 보는 꿈이 있었다. 

 그녀가 한창 전성기일때와 같았다. 그들과 싸워 천지가 뒤엎져지고, 그들을 숭배하고, 그녀를 숭배하던 수많은 인간들과 마족들이 들판에 널부러져 있던 그 모습이 다시 한번 재현된 그 광경을 꿈 속에서 보았다. 시체가 끝없이 펼쳐진 곳을 걷다 그 끝엔 언제나 너무나도 변해버린 그녀가 서 있었다. 다른 의미로 말하자면 ‘죽음’ 그 자체인 모습이었기에 그녀는 잠에서 일어날 때마다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허나 그 죽음이 어떤 방식으로 찾아올지 몰라, 그녀는 조용히 지낼 수 없었다. 마력덩어리인 무언가가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지는 일도 옛보다 더욱 흔하게 일어났다. 

 그렇다고 엘사는 멈추지 않았다. 세상을 둘러봤다. 200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조그만했던 드래곤은 많이 성장해 있었다. 그녀보다 키가 작긴해도, 드래곤이란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기품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엘사. 엘사 일어나. 아침이야.”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새벽부터 안나는 엘사를 흔들어 깨웠으나, 엘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핸디캡이란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기에 계속해 흔들었으나, 죽은 듯이 가만히 누워 있을 뿐이었다. 


 “엘사는 죽은거야?, 일어나지 못하는거야?”


 안나는 일어나지 않는 엘사를 두고 그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크게 소리내 울었다. 허나 엘사는 자며 그 소리를 전부 듣고 있었다. 일어나지 못하고 그저 누워 그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답답해 꿈에서만 답할 수 밖에 없었다. 엘사는 그 핸디캡에 걸린 제약이 너무나도 답답했다. 

 이후 그녀는 해가 뜰 무렵, 눈을 뜰 수 있었다. 어찌나 울었는지 안나의 양 두 눈은 부어 있었고, 그 눈물이 흐른 볼 역시 눈물에 부어있었다. 울다가 지쳐 잠든 그 모습을 보며 그 헝클어진 갈색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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