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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Argos Ch.10 - 1

치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8.05 13: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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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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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후 아르고스

초중반부는 드래곤 길들이기 내용이고, 엘사는 후반부에 나옴



--


The Dragon Tamer





바이킹이 그렇게 위험하진 않다는 데 사람들은 종종 동의하곤 했다.



아, 바이킹이 위협을 안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힘과 회복력으로 유명한 전사는 쉽게 무시당하지 않고, 모든 무기를 놀라울 정도로 능숙하게 다루는 실력은 그 완력을 뒷받침해주며, 이들이 칼이나 망치, 사격 무기로 무장하게 해준다. 물의 춤을 추는 스페인의 무용수 같은 유명한 싸움꾼이나, 아메리카에서 추앙받는 파우하탄이란 전설 속 궁수도 이들에겐 없는 것이 사실이었고, 이들의 집요한 공격도 곧 동쪽에서 만들어진 대포에 묻히기 시작했지만, 바이킹의 진정한 힘은 이들의 도끼와 망치에 있었다. 투척 도끼, 양날 도끼, 전투 망치, 손도끼, 자루가 긴 도끼, 미늘창까지 전부 섬나라 출신 야만인들이 좋아할 법한 것들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상인이 이 북유럽 섬사람들에게 대검, 석궁과 창을 팔아보려 했으나 바이킹은 관심 없다는 듯 자신들의 전통대로 좁고 긴 배에 어울리는 무기를 고집했다.



사람들의 말대로, 바이킹은… 고집불통이었다.



그런데, 바이킹의 몰락에 일조했던 게 바로 이 고집이었다. 한때, 강력한 힘을 가진 바이킹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나라들이 가진 함대 중 가장 큰 하나를 이끌고 자기들 멋대로 약탈하고 노략질을 하고 있었다. 이들이 영토를 넓히는 걸 방해하는 건 오직 드래곤 뿐이었다. 바이킹의 난폭한 성격이라는 건 외부의 적이 망치가 닿을 거리에만 없으면 서로 싸운다는 것이었지만, 드래곤은 바이킹의 섬과 훈련이 덜 된 보병대를 괴롭혔고, 바이킹도 예외는 아니었다.



물론, 최근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바이킹들은 변함없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지만 (피를 내거나 때려눕히는 데 도움이 안 되는 건 뭐든지 꺼렸다), 바깥 세상은 그렇게 머뭇거리질 않았던 것이다. 혁신과 발전은 새로운 무기와 새로운 요새, 그리고 새로운 전투 전략을 만들어냈다. 하이랜드에서는 나무를 단번에 쓰러뜨릴 정도로 강한 망치와 양날 검을 제조했고, 코로나에서는 적을 교란하고 방향감각을 잃게 하는 새롭고 정교한 무기를 만들어냈으며, 스페인, 프랑스, 그리고 영국의 조선공은 새 지식을 이용해 ‘해군’이라는 명칭을 허가받을 만한 함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일지도 모르겠지만, 중국에서는 화약이라는 놀라운 신비를 서로 간에 나누기 시작했다.



이제 머스켓과 대포가 모든 주요 군사 부대의 필수 요소가 되면서, 근접거리에서 싸우는 개인의 능력은 점차 쓸모가 없어지게 되었다. 바이킹의 유명하고 사나운 전사가 무거운 갑옷을 입고 집중력을 쏟아붓더라도 총탄에는 상대가 되질 않았다. 오래된 전투 방식은 점차 쇠퇴했고, 그 방식에 집착하던 이들은 그 방식과 함께 죽는 게 그들의 운명이 되었다.



물론, 이 모든 건 이론일 뿐이었다. 실제 전투에서, 시험적인 기술이었던 총과 대포는 여전히 드래곤이 내뿜는 대포에 밀렸다. 고대 세계와 마법은 싸우지도 않고 그 자리를 내어 줄 생각이 없었다.



불행히도, 마상 경기에서 드래곤이 바이킹 옆에서 싸우는 것은 반칙이라는 규칙이 선포되었다. 명백하게도, 새로 나온 무기와 방패는 공평하고, 화염구와 비늘 가죽 갑옷은 불공평하다는 소리였다. 겁쟁이들.







아스트리드가 아드리안 경이 내려치는 공격을 막아내자 뭉툭한 칼날이 전나무 방패를 긁으면서 부스러기를 만들었다. 진짜 칼이었다면 그 검은 부드러운 나무에 꽂혀 아스트리드가 상대의 손에서 검을 홱 잡아챌 수 있게 됐겠지만, 아아, 슬프게도 친선 경기(겉으로는)에서 사지 절단이란 비겁한 행동으로 취급받았으니.



아스트리드는 건방진 술책으로 손목을 확 꺾어서는 넓은 날을 아드리안 경의 머리에 찍어 넣으려고 짧은 호를 그리며 도끼를 휘둘렀다. 마상경기용 도끼는 아스트리드가 사랑하는 헤르보르가 할 짓처럼 아드리드 경의 얼굴을 반으로 가르지는 않을 테지만, 최소한 그 기사를 기절시킬 순 있을 터였다.



하지만, 아드리안 경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몸이 재빨랐다. 아드리안 경은 그 몸집에도 아스트리드가 스톰플라이의 속도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민첩하게 몸을 움직였으며, 부드럽게 몸의 체중을 이동시켜 아스트리드의 공격을 피하고는 아스트리드의 균형을 무너뜨리기 위해 방패를 들고 달려들었다.



아스트리드는 뒤로 홱 물러났고, 끝이 철로 된 부츠가 지면을 단단하게 디디려 경기장을 가로질러 긁으면서 먼지가 파도 모양으로 뿜어져 나왔다. 균형이 무너진 그 짧은 순간을 틈타 아드리안 경이 다시금 앞으로 돌진했고, 아드리안 경이 십 대 바이킹에게 밀고 나가는 동안 어깨는 방패 뒤쪽 낮은 곳으로 파고들었다.



아스트리드는 무릎을 낮추고 몸을 굴려 달려드는 코로나 기사에게서 빠져나왔다. 던지는 듯했던 구르기에서 방패를 짚고 전방 공중제비로 바꾸어 뛰어오른 아스트리드는 다시 착지한 후… 신발 밑에서 모래가 흘러나오면서 넘어졌다. 아스트리드는 아드리안 경이 멈추면서 흙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었고, 아드리안 경이 다시 발을 단단히 디디면서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완전히 무장한 아드리안 경은 아스트리보다 무거웠고, 부드러운 흙에다 더 쉽게 발을 디딜 수 있었다.



그런데도, 아스트리드가 무거운 판금 갑옷보다 삶은 가죽 갑옷이나 가벼운 사슬 갑옷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었다. 우선, 아스트리드는 강철 흉갑을 입고 움직일 만큼 힘이 세지 않았다. 두 번째로, 방어는 그만큼의 피로를 요구한다. 만약 아스트리드가 체력을 조금만 써서 아드리안 경을 이길 수 있다면, 이번 경기는 아스트리드가 가져가게 될 터였다.



코로나의 기사도 그걸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얼굴이 다시 한번 마주친 순간, 아드리안 경은 방패를 제 앞에 단단히 붙잡은 채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아드리안 경은 검으로 위협하며 아스트리드를 구석으로 몰았고, 좌우로 움직이며 아스트리드가 달아날 의지를 잃게 했다. 그 동작은 훌륭했고, 기사에겐 그걸 해낼 만한 힘과 속도와 역량이 있었다.



그래서, 아스트리드는 몸집이 크고 강한 상대를 마주했을 때 할 수 있는 가장 나은 방법을 택했다. 예측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기괴한 악몽’과 적잖게 싸우면서 발견한 그 움직임대로, 아스트리드는 머리를 앞으로 한 채 아드리안 경에게 황소처럼 달려들면서 코로나의 태양이 장식된 원형 방패를 향해 사나운 전사처럼 온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다. 물론, 괴성은 그저 연극일 뿐이었다. 위협하려는 목적도 있긴 했지만, 머리를 앞세우고 적을 향해 달려든다는 건 일반적으로 자살 행위라는 사실에 신경 쓰지 못 하게 하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 비명을 지르며 달려드는 전사에게 주의를 빼앗긴 적들은 그 공격 뒤에 숨은 실제 의도를 잘 알아채지 못했다.



아스트리드가 훅 팽을 상대로 연습하며 백 번은 썼던 방법이었다. 방패는 옆으로 들고, 도끼를 머리 위로 휘두르면서 소리를 지르며 적에게 달려나가는 것이다. 그러다 충분히 가까워지면, 몸을 숙이고 방패를 바닥에 박은 후, 그 반동으로 적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다. 공중을 나는 동안 도끼를 아래로 휘둘러 뒤통수에 공격을 꽂아 넣고, 뇌진탕으로 방향감각을 잃게 만든다. 적이 뇌진탕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면 미간에다 마지막 일격을 꽂아 넣는다. 간단했다.



이론상으로는.



아스트리드는 처음 몇 단계는 잘 완수했다. 방패 치우는 것도 했고, 풍차처럼 도끼를 휘두르는 것도 했고, 미치광이처럼 소리 지르며 달려드는 것도 했다.



반동을 이용하는 부분이 조금 문제였다. 아스트리드가 아드리안 경의 머리 위로 절반 정도 떠서 투구와 흉갑 사이의 목가리개를 향해 도끼를 휘두르고 있을 때, 아드리안 경이 팔뚝 대신 주먹으로 방패를 바꿔 들고 위로 치켜들었다. 숨겨져 있던 레버를 당기자, 방패는 숨겨진 경첩을 끼고 튀어나갔고, 바깥 방향으로 젖혀지면서 금발 여전사의 얼굴을 정면으로 때렸다.



아스트리드는 벌레처럼 공중으로 내던져졌다. 아스트리드가 뛰어오르던 도중에 코로나의 태양이 강타하면서 아스트리드의 가속력을 높였고, 아스트리드를 인간 대포알로 바꾸어놓았다. 도끼는 손에서 날아갔고, 투구의 면갑도 완전히 부서졌다. 방패를 팔에 단단히 매어두지 않았더라면 방패도 아마 공중으로 날아갔을 터였다. 실제로 아스트리드는 경기장 한쪽에 처박혔고, 방패는 새를 따라 하는 코미디언처럼 홱홱 돌았다. 마음 한구석, 고통과 충격으로 완전히 마비되지 않은 그곳에서 아스트리드는 담이 충격으로 조금 갈라진 것을 알아챘다. 적어도, 아스트리드는 담이 나무이길 바랐다. 아스트리드의 갈비뼈가 부서졌단 걸 히컵이 알게 되면 자신을 죽이려 들 터였다. 아스트리드는 시험적으로 숨을 몇 번 내쉬어보았다. 아팠지만, 몸 일부분이 불편하게 움직이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아주 최소한, 부러져서 중요 장기를 찔러대는 갈비뼈는 없는 것이었다.



아스트리드는 부서진 담에서 제 몸을 빼냈고, 그러면서 얼굴을 찡그렸다. 제 발로 고통스럽게 서면서 아스트리드는 상대가 어디 있는지 훑었다.



상대를 발견했을 때, 아드리안 경은 딱히 더 나아 보이진 않았다. 아드리안의 방패가 아스트리드를 공중으로 날려 보냈을 때, 어찌 된 건지 도끼가 제멋대로 아드리안 경의 무릎 아래로 들어가서는 다리를 강타했었다. 정강이받이가 없었더라면 그 기사는 분명 지금 당장 부서진 정강이를 치료해야 했을 것이다. 실제로 아드리안 경은 멍이 심하게 들었을 것이며, 경이 걷는 모양새로 보건대 기동성에도 큰 타격을 입었을 터였다.



아스트리드는 갈빗대를 문지르며 얼굴을 찡그렸다, 뭐, 둘 다 그렇게 된 거다.



안타깝게도, 그 전략은 편안한 밤의 휴식보다 더 많은 걸 지불했다. 면갑이 없는 투구는 그저 무거운 짐일 뿐이었고, 더 중요한 건 도끼가 지금 아드리안 경 뒤쪽으로 경기장 반대편 저 멀리에 있다는 것이었다. 아드리안 경은 검도 그대로 가지고 있었고, 또… 음, 방패였던 것도. 지금 원형 강철 방패는 아까까지 경의 팔을 감고 있었던 강철 막대 위에 놓여 있었다. 이제 아드리안 경은 그 조합물을 또 다른 무기처럼 들고 있었다. 사실… 



“코로나인들이 요즘 방패를 프라이팬처럼 쓸 줄은 몰랐는데요.” 아스트리드는 밝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치료를 요청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조롱하고 있다는 것에 갈비뼈가 아우성치자 얼굴을 찡그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말이다.



아드리안 경은 어깨를 으쓱였다.



“갖가지 시험 끝에, 프라이팬은 군용 무기로 효과적이라는 게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라이팬이 만능은 아니었기에, 저희는 저희가 가진 것으로 만들어냈습니다. 방패의 방어력과 둔기의 힘을 전부 모으는 겁니다. 다재다능이 미래입니다, 아가씨.”



아스트리드가 그 말에 웃음을 크게 터뜨렸다. 투구를 벗으면서(어떻게든 쓸 데가 없었다) 아스트리드가 기사다운 상대에게 웃어 보이자, 금색 머리카락이 땀에 젖은 채 풀려나와 바람에 나부꼈다.



“기사님, 부탁인데, 전 아가씨가 아니에요. 시퍼렇게 멍이 들도록 때려눕혀 놓고선 그딴 농담은 집어쳐요.”



기사가 으쓱였으나, 움직인 건 어깨 뿐이었다. 머리와 팔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고, 검과… 프라이팬(?)도 공격을 대비해 두 손에 그대로 들려 있었다. 두 사람은 가벼운 농담을 했지만,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빙빙 돌며 거리를 좁혔고, 빈틈이 보이는 순간을 찾으려 했다. 아드리안 경은 두 손에 각각 무기를 들고 있고 갑옷도 전부 깨끗한 데다, 얻어맞고 산산이 조각난 정강이받이 덕분에 다리를 절고 있지도 않다는 걸 생각해보면 아스트리드는 모든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만 했다.



“제가 그래도 기사잖습니까, 아가씨. 멍이 들었는데 피까지 보는 건 기사도가 아닙니다. 아가씨께서 포기하신다면 이 결투를 끝내고 우리 둘 다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아스트리드는 제 드래곤처럼 이를 다 드러내고 웃었지만, 거기에 유쾌함은 없었다.



“기사님, 제가 편하자고 제 사람들의 명예를 저버릴 순 없어요. 섬나라 야만인들은 코로나 보병대가 어떤 복잡한 술수를 쓰든 코로나에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거예요.”



아드리안 경은 존경의 의미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원하신다면야. 아가씨를 병원으로 보내는 취미는 없지만, 아가씨의 선택을 존중하겠습니다. 여전사가 전장에서 설 자리는 없다는 걸 이번 패배가 가르쳐 줄 겁니다.”



아스트리드가 작게 웃어 보였다. 원을 그리던 둘은 아드리안 경의 헬멧 트임 사이로 땀에 젖은 얼굴과 불편해 보이는 눈동자가 아스트리드에게 보일 정도로 가까워졌다. 아드리안 경이 말은 그렇게 했어도, 십 대 소녀와는 절대 싸우고 싶지 않은 듯했다.



“아, 세상에, 기사님.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전 아가씨가 아니라고요. 전 여전사예요. 그리고 여전사는 절대 패배하지 않아요.”



아스트리드가 발을 홱 휘두르면서, 제 신발로 가능한 한 많은 양의 흙을 끌었다. 어두운색의 흙이 공중으로 솟아올라 아드리안 경의 전면을 덮쳤고, 코로나의 태양이 흙으로 덮였지만 가장 중요한 건 기사의 면갑에 있는 트임 사이로 흙이 날아들었다는 것이었다. 경이 놀라 뒤로 주춤거리자 아스트리드가 경의 다친 정강이에 곧장 제 헬멧을 던져 경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앞도 안 보이는 데다 균형까지 잃은 아드리안 경이 비틀거리자, 아스트리드는 망가진 제 방패를 빼내어서는 아드리안 경의 가슴에 꽂아 넣기 전에 둥글게 휘둘러 가속력을 최대로 모았다.



방패가 코로나 기사를 강타했다. 이미 균형을 잃은 데다, 장갑을 껴서 웃기게 생긴 손가락으로 조그만 트임에 낀 흙을 닦아내려 하고 있던 아드리안 경은 울퉁불퉁한 땅바닥에 발이 채여 비틀거리며 넘어졌다.



마구 흔들리는 아드리안 경의 손에서 프라이팬(?)에 손을 뻗어 낚아채는 건 어린애 장난 수준이었다. 아스트리드는 그 특이한 무기를 비틀어 기사의 손아귀에서 빼내더니, 경이 거칠게 검을 휘두르자 아래로 몸을 숙이고는 기사 뒤쪽으로 빙 돌아가서 섰다. 아스트리드는 프라이팬(?)을 두 손으로 쥐고는 세게 휘둘러 헬멧이 씌워진 기사의 머리를 강타했다.



아드리안 경이 다시 반대 방향으로 비틀거렸다. 어떻게 한 건지, 경이 제 자리를 지킨 데다 앞으로 쏠리려던 가속력으로 자신을 공격한 사람을 마주 보도록 비틀거리며 몸을 틀었는데, 아스트리드가 놀라며 존경할 만한 일이었다. 아드리안 경은 또 다른 공격을 경계하려는 듯이 검을 든 채로, 어지러워하며 떨리는 양다리로 균형을 번갈아 잡았다.



그 어떤 여전사에게도 쓰인 적 없는 말이지만, 아스트리드가 경에게 자비를 베푼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아스트리드는 앞으로 튀어나갔고, 건성으로 한 번 휘두른 검을 쉽게 피하더니 아드리안 경의 얼굴을 또다시 강타했다. 기사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나자 아스트리드는 경을 쫓아가서는 프라이팬(?)으로 소리가 울리도록 가차 없이 연속으로 후려쳤다. 기사의 얼굴에 직격으로 꽂힌 마지막 공격이 작렬하자 아드리안 경의 발이 땅에서 떨어졌고, 마침내 코로나 기사를 쓰러뜨렸다. 아드리안 경이 넘어질 때, 경은 경기장의 끝자락에 세워진 담 위로 쓰러졌다. 이전에 아스트리드가 부딪힌 충격으로 약해져서 금이 갔던 그 나무는 판금 갑옷의 무게가 온전히 실리자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아스트리드는 제 어느 조상이든 자랑스러워 할 만한 포효를 내지르며 앞으로 달려나가더니 곧장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그러고는 전방 공중제비로 바꿔서는 두 발로 아드리안 경에게 바이킹스런 공격을 날리자 두 발이 경의 흉갑에 강한 충격을 주었다.



선수 정신에 어긋난다고? 아마도. 지나치게 화려하고 복잡하다고? 맞다. 하지만 미친 듯이 통쾌했다.



약해진 담이 부서졌다. 아스트리드가 최대한의 힘으로 아드리안 경을 내려찍자 땅이 팸과 동시에 나무가 박살 나는 날카로운 굉음이 나면서 담이 가늘고 긴 조각과 파편으로 무너졌다.



한 편, 아스트리드는 경이 넘어지면서 뒤로 뛰어오르는 데 성공했고, 후방으로 공중제비를 돌며 두 발로 우아하게 착지했다. 아스트리드는 몸을 괴롭히는 고통은 무시한 채 아드리안 경이 흙에 덮여 누워 있는 곳으로 어슬렁거리며 다시 다가갔다. 아드리안 경의 패배한 듯한 자세 위에다 훔친 무기를 달랑달랑 흔들어 보이면서, 아스트리드는 기사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미소를 지어주었다.



“당신네 코로나인들이 뭔가 해낼지도 모르겠네요. 프라이팬 말이에요. 안 그래요? 누가 알겠어요?”



그 말과 함께 아스트리드는 그 무기를 경의 흉갑에 툭 던져놓고서는 돌아서서 환호하는 제 군중들에게 의기양양하게 주먹을 들어보였고, 승리의 영광에 싸여 아주 기뻐했다. 바이킹 관람석을 발로 짓밟으며 바이킹 모두가 웃음을 터뜨리며 고함을 질렀다. 코로나인들은 의자에 쭈그러들어서 어깨를 구부린 채 고개를 떨구었다. 아스트리드가 씩 웃었다.



“겁쟁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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