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고급식쯤 되어서 한아는 사이언스고등학교 다니고 둘이는 일반 남고 다니는데 둘이가 맨날 돌림브렛 당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하지만 주말마다 집에 오는 제 쌍둥이형인 한아에게는 절대 들키고 싶어 하지 않겠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절대 한아한테는 들키고 싶어하지 않아서 막 일부러 집에서는 엄청 밝게 지내고 그랬으면 좋겠다.
당할 때마다 사진 찍히고 영상 찍히고 이미 아는 애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ㄱㄹ 되어서 주말에도 전화로 부르면 벌벌 떨면서 나가고 그러는 입장이지만 한아가 어디가? 하면 헤살하게 웃으면서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했으면.
근데 우연한 기회로 한아가 이상함을 느끼고 방에서 하는 전화를 엿듣는다던가 했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전화 너머에서 쩔쩔 매는 것도 이상하고, 자기 말로는 축구 하다 다쳤다는데 전혀 이상한 부위(손목이라던가)에 늘 새로운 멍이 나있음. 그리고 주말에 볼 때마다 애가 점점 야위어가는 게 눈에 보임.
전에는 같이 씻고 그랬는데 애가 샤워하던 중 모르고 화장실 들어갈뻔했던 하니까 기겁을 하고 문을 닫음.
진짜 막 떨리고 당황하는 목소리로 안돼!! 하면서 문 닫는데, 문 너머로 헉헉거리는 소리 들리고, 그 후에 나와서 웃는 얼굴로 야 씻는데 왜 막 들어오려고 하냐~? 하는 게 아무래도 어색함.
저녁식사때 반찬 집으려고 내민 팔의 옷소매가 국에 닿을 것 같아 아무 생각 없이 팔을 딱 잡았는데 애가 흠칫 하고 놀람.
한아는 똑똑한 애니까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었는데 결정적으로 어느날 목에 있는 키스마크를 봐버린 거지.
여담이지만 둘이는 정말 절대절대 한아에게는 자기가 그렇게 굴려진다는 걸 들키고 싶지 않으니 사실상 이제는 체념한 것처럼 대주지만 옷 밖으로 보이는 부분에 자국 남기려고 하면 발광하면서 안 된다고 엉엉 울었으면 좋겠다. 근데 애들은 이제 점점 시시해져서 ㅈㅇ처리용으로맘 쓰던 찰나 그게 또 재밌어서 키스마크 남겼을 듯.
아무튼, 역시 이상하다 싶은 한아가 어느 평일 싸이언스고에서 흔히 하는 알엔이 끝난 금요일에 말없이 집에 일찍 왔더니, 방에서 한아가 올 거라고 생각 못한 둘이가 무방비한 상태로 그 애들 침대 두개 붙어있는 그 침실에서 울고 있는 거지. 한아가 굳은 표정으로 문 쾅 열면 둘이가 진짜 화들짝 놀랐으면 좋겠다.
둘이는 막 당황해서 아 그냥 무슨 일이 있어서..! 하고 변명 생각하면서 횡설수설하는데 한아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밀 없이 둘이 옷을 벗겼으면 좋겠다. 옷은 하복이 좋겠군. 진짜 아무 말도 없이 단단한 손길로 단추 풀어나가고 그랬으면. 그제서야 둘이는 상황파악하고 아니라고 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라고 하면서 발광하는데 한아 힘이 더 세서 옷이 하나하나 벗겨졌으면 싶다.
둘이는 옷이 벗겨지면서 숨겨온 멍자국이라던가 담배빵 자국이 드러날 때마다 진짜 발작하듯이 몸부림치고 울었으면. 한아는 하나 하나 확인 할 때마다 표정 점점 굳는데 끝까지 아무 말 없이 계속 확인해나갔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결국 팬티만 남기고, 그것마저 벗겨 그동안의 모든 일을 말해주는, 피가 엉겨붙어 엉망이 된 그곳을 확인당한 뒤 세상에 끝난 것 같을 정도의 깊은 절망을 느끼는 둘이가 보고싶은 밤이다...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