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보단 승부욕, 자존심이 더 큰 거 같음.

드라마에서 베이더가 포스 각성 전 오비완을 죽일 수 있었음에도 죽이지 않은 건 완전한 상태인 오비완을 꺾어버리고 싶은 마음 때문인 거 같음.

여기서는 아나킨, 배이더 모두 승부에 집착한다고 가장 중요한 걸 잊어버리는 저돌적인 캐릭터로 묘사됨. 이번에도 베이더가 오비완에게 패배한 것은 10년 전 아나킨의 승부욕, 우월함을 입증하고 싶은 욕구를 극복 못 했기 때문.

무스타파에서 오비완한테 깨지고 팔다리 잘린 상태로 10년 동안 베이더의 승부욕 자존심은 더 쌓이고 뒤틀린 거 같음. 사실 이쪽이 더 개연성 있는 게 아나킨은 원래 능력은 뛰어나지만 자기 기질과 성격을 못 다스려서 능력이 빛을 발휘하지 못 하는 캐릭터고 베이더가 됐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걸 극복하는 게 말이 안 됨. 오비완과 이번 대결에서 베이더는 아나킨 시절과 다르게 많은 깨달음을 얻었던 거 같음. 아나킨은 오비완한테 깨지고 나서도 인정하지 못하고 '내가 능력이 더 뛰어난데. 저 시발놈'하면서 끝까지 자신의 문제점을 바라보지 못했음. 그런데 오비완 드라마에서는 베이더가 오비완한테 당할 때마다 자신의 문제점을 똑바로 바라봄. 우주선 페이크 당했을 때는 아나킨이었다면 부들댔겟지만, 베이더는 자기가 이번에도 오비완에 집중한다고 다른 모든 판세의 흐름에 무지했다는 걸 깨달음. 마지막 대결에서도 오비완을 검술과 포스로 눌러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실 자기가 생명유지장치에 겨우 숨통을 유지하고 있는 존재를 망각해버리고 오비완에게 약점을 내줌. 마지막에 황제에게 오비완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베이더는 아나킨 시절 승부욕, 자존심에 휩싸이던 철없는 모습을 극복한 걸로 보임.

오히려 이런 스토리가 우리가 아는 냉혹한 살인기계 베이더에 대한 더 높은 설명을 해준다고 봄. 언급했다시피 베이더가 아나킨의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모습을 아무런 계기 없이 극복했다는 건 사실 말이 안 됨. 왜냐하면 베이더가 겪었던 일들을 보았을 때 성격이 더욱 뒤틀리고 충동적이게 되고 감정적일 수 밖에 없거든. 이번 오비완 드라마가 난 베이더의 캐릭터성을 완성시켰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