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알다시피 이 프로모는 기나긴 WWE 역사에서도 정말 유명한 프로모 중 하나임.

제이크 로버츠는 전까지는 대표적인 선역 중 한 명이었고 인기도 굉장히 많았음. 

그런데 1991년 중반에 어스퀘이크에 대립하던 도중 어스퀘이크가 자신을 상징하던 뱀인 보아뱀 데미안을 깔아 뭉개서 죽여버리는 사건이 발생함.

이 이후로 새로운 뱀을 데려오게 되는데 그게 바로 킹코브라인 루시퍼. 

그리고 워리어와의 퓨드를 기점으로 악역으로 전환함. (이 때 또 하나의 유명한 프로모인 워리어를 교육시킨답시고 뱀 소굴에 가두는 유명한 프로모가 나온다)

그러나 워리어가 WWE에서 해고되며 이 대립은 갑작스럽게 취소되고, 마초맨 랜디 새비지와의 대립이 시작됨. 

그 대립 과정에서 있었던 프로모인데, 로버츠가 경기에서 승리한 뒤에 해설자석에 앉아 있던 새비지를 도발함. 

결국 새비지는 링으로 달려나오고, 로버츠는 그를 간단하게 제압하고 로프에 묶고 킹코브라가 새비지의 팔을 물게 함.

참고로 독사 맞다. 그러나 당연히 독은 사전에 제거한 상태. 하지만 뱀 이빨은 제거 안했다. 그래서 새비지 팔에 피가 저렇게 많이 나는 것.

뒷이야기를 풀자면, 새비지는 처음에 너무 무서워서 이 프로모를 하기 싫어했다고 함. 

근데 저 뱀 진짜 무섭게 생기긴 했음. 내 앞에서 저렇게 고개 치켜들고 있으면 리얼 지릴 듯 ㄷㄷ

하지만 로버츠가 새비지를 설득하기 위해서 직접 루시퍼가 자신의 팔을 물게 했고 (당연히 로버츠도 피를 철철 흘림) 전혀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고지 받은 이후에야 새비지가 겨우 승낙했음.

그런데 이 프로모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뱀이 죽었고, 새비지는 이 사건에 대해 '내 독 때문에 죽었는가보구만'이라고 농담했다고 함.

그리고 뱀이 죽은 당위성을 설득하기 위해 이 사건 이후에 로버츠는 '앞으로는 뱀을 절대로 링사이드로 가져와서는 안된다'라는 징계를 받았고 언더테이커와의 경기를 끝으로 WWE를 떠날때까지 뱀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다. (92년 이후 몇년후에 다시 WWE로 복귀해서 스톤콜드의 3:16을 만들어줬음)

아무튼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지금 봐도 뭔가 무섭고 심지어 괜찮나 걱정되기까지 하는데, 당시에는 얼마만큼의 충격이었을지 생각하기 어렵다.

로버츠를 보면 참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이 드는게, 선역 시절에는 독고다이 모습을 보이며 특유의 간지를 뿜었다면 악역으로서는 진짜 나쁜 놈 같은 느낌을 뽑아낸다는 것.

선역 시절에도 완전 선역은 아닌 것이 약간 중립적인 인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듯이 사실 악역이었을 때 가장 빛나는 선수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로버츠가 처음에 뱀을 자루에서 꺼내는 장면이랑 프로모 마지막에 고개를 치켜든 코브라를 마주보며 웃는 장면은 정말 잘 연출한 것 같음. 진짜 악을 표현한 듯한 느낌. 리얼 간지 터짐.

아무튼 이런 류의 프로모를 브레이 와이어트나 그런 선수들이 좀 본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외모나 포스라던지 프로모 뽑아내는 능력과 같은 개인 능력은 시대를 감안해도 로버츠가 월등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