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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임페리얼 가드 선별의 현실.앱에서 작성

하히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11.30 10:00:02
조회 4005 추천 30 댓글 13


다양한 부상을 가진 열여섯 명의 병사들이 수송칸 바닥에 흩어져있는 침낭 위에 누워 있었다. 부상병들의 침묵은 스타빈에게 그리 큰 안도감을 주지는 못했다. 그저 스베미르 중사가 처치한 마취약이 빠르게 효과를 보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나마 부상병들의 신음소리와 고통에 겨운 비명소리가 잦아들었다는 것만은 다행이었다. 몇 명의 병사들은 죔쇠를 이용해 상처부위를 고정해야 했지만, 스베미르 중사는 대부분 간단한 봉합정도로 충분할 것이라 말했다. 스타빈은 중사가 한 병사의 팔에서 기다란 검은색 파편을 조심스럽게 끄집어내는 것을 지켜보았다. 파편을 적출해낸 스베미르는 재빨리 상처부위를 봉합했다.

 

 ‘이 친구는 그린스킨 수류탄에 너무 가까이 있었어.’ 스베미르가 말했다. ‘어려운 결정이란다, 꼬맹아. 만약에 눈앞에 그린스킨 수류탄이 떨어지면 어떻게 할 테냐? 재빨리 되던질 테냐, 아니면 엄폐물을 찾아서 뛰어들 테냐? 뭐, 어찌됐건 그중에 반 정도는 제대로 터지지도 않지만 말이다.’

 

 스타빈의 답변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불발탄이 아니라면,’ 그는 말했다. ‘되던질 겁니다.’

 

 봉합을 끝낸 스베미르가 시선을 들었다. ‘이상한 녀석이구나, 애송아. 머스카 쪽 억양인 것 같은데, 하고 있는 꼴은 마그단 출신인 것 같기도 하고.’

 

 또 그 소리였다. : 애송이. 이들이 언제까지 그렇게 부를까 스타빈은 궁금해 했다. 생각했던 것만큼 그렇게 거슬리는 소리는 아니었지만, 그 단어는 여전히 그가 부대에 섞여들지 못하게 하는 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언제나 새 물건은 제대로 써먹으려면 한 번쯤 박살이 나야한다고들 했으니까.

 

 어차피, 그는 생각했다. 이들이 받아들여주건 말건 상관없잖아. 집에 가고 싶어.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니야.

 

 ‘어머님께서 마그단 출신입니다, 중사.’ 스타빈이 답했다. ‘아버지께서 머스카인이셨구요. 저는 하이브 뜨주르카에서 자랐습니다.’

 

 보스트로야를 떠난 이후로 누군가에게 가족 이야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누구도 묻지 않았었고, 정치장교마저도 그랬다. 그러나 스베미르 중사는 어쩐지 조금 달랐다. 스타빈은 목숨을 빼앗기보다, 목숨을 구하는 일을 하고 있는 그에게서 묘한 안정감을 느꼈다. 스타빈은 자신이 터놓고 말할 상대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나 그런 바람이 위험한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음에도.

 

 스타빈이 감추고 있는 비밀이 언제나 그를 위험하게 했다. 그가 위장한 신분으로 이 곳, 다닉스 행성에 오게 되었다는 비밀. 기초훈련이 그를 병사로 만들었을지는 몰라도, 형이 있는 한 그는 결코 진정한 퍼스트본이 될 수 없었다. 그가 지금 쓰고 있는 이름을 가진 그의 형.

 

 ‘하이브 뜨주르카란 말이지, 그래?’ 다음 환자들 사이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던 스베미르가 말했다. 그는 손짓으로 스타빈을 가까이 불렀다. ‘그 동네는 어떻더냐? 나는 솔스보드의 하이브 아로폴 출신이거든. 머스카 지방에서 멀리 나가본 적이 한 번도 없단다.’ 그는 손짓으로 스타빈에게 피에 젖은 붕대를 갈 수 있도록 정신이 몽롱한 병사의 다리를 들라고 지시했다.

 

 스타빈은 무어라 답해야 할지 고민했다. 뜨주르카 빈민가의 비참한 현실을 표현하기에는 그 어떤 말로도 부족했으니까. 그래서 그는 짐짓 질문을 듣지 못한 척하며 조용히 새 붕대뭉치를 끌렀다. 말라붙은 타인의 피로 그의 손이 끈적거렸다.

 

 어린 병사의 침묵의 의미를 스베미르 중사는 나름의 방식으로 받아들인 듯했다. ‘그 정도로 나빴더냐?’ 그가 말했다. ‘하이브 뜨주르카가 거친 곳이라는 얘기는 나도 들어본 적이 있다. 반체제 조직들 때문에 문제를 겪었다지, 놈들이 오래된 탄약 공장을 점거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들어본 적 있느냐?’

 

 스타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당시에 그의 아버지가 지역 아르비테스 조직 휘하의 민간 경찰이셨으니까. 아버지는 전투 중에 살해당하셨다. 아버지의 죽음은 스타빈의 삶에 있어 커다란 전환점이었다. 그의 가족을 가난과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던 어두운 전환점. 허나 개인사에 불과한 얘기들이었다. 고통을 밀어낸 스타빈은 가볍게 답했다. ‘11년 전입니다, 중사. 벌써 끝난지도 오래된 얘기죠.’

 

 ‘다행이구만.’ 고개를 끄덕이며 스베미르가 말했다. ‘그런 나쁜 놈들이 보스트로야에서 얼쩡거리게 놔둘 순 없지. 뭐, 요즘 들어선 고향의 기억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지만 말이다. 너도 곧 이렇게 될 게다. 여기저기 여러 행성들에서 싸우다보면... 나중에 가서는 전부 뒤섞여버리지. 한평생 쉼 없이 싸운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고, 그게 또 싸워나가는 힘이 된단다. 결국엔 연대가 집이 되는 거지.’ 그의 목소리가 점점 잦아들었다. ‘괜찮은 친구들을 몇 잃고, 눈밭위에 널브러져서 일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다 보면... 때가 되면 이 돌덩이 행성을 기쁜 마음으로 뜰 텐데.’

 

 스타빈은 임페리얼 가드에서의 오랜 시간에 대한 이 이야기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는 집을 떠나온 그를 마음 졸이게 만들었다. 떠나온 고향과 어머니, 형에게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삼두정의 미움 받는 징집관들이 그를 끌어내어 트럭에 태웠을 때, 어머니와 형은 무력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었다. 그게 최선이었다. 신분증을 바꿔치지 않았더라면 징집관들은 그의 형, 진짜 다닐 스타빈을 끌고 가버렸을지도 몰랐다.

 

 아니면, 스타빈은 생각했다. 애초에 누굴 끌고 가는지는 징집관들에게 상관없는 일이었는지도 모르지. 숫자만 채우면 그만이었으니까.

 

 이아도르 스타빈, 그것이 그의 진짜 이름이었다. 두 살 위인 그의 형은 태어날 때부터 학습능력에 장애를 지니고 있었다. 임페리얼 가드에서의 삶은 다닐에게 잔혹하고, 또한 짧았으리라. 수년 동안 스타빈은 다닐이 외계인, 이단자 심지어 다른 병사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악몽 속에 날을 지새웠다. 그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어머니에겐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하여 이아도르가 다닐이 되고, 다닐이 이아도르가 되었다.

 

 이제 나는 꿈속에서나 보던 그 괴물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지, 스타빈은 생각했다. 후회는 없어. 하지만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갈 거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머니와 형에게 돌아가고 말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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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예라는 보스트로얀조차 그냥 숫자 맞추기식으로 마구잡이로 징집. 만약 저기서 스타빈이 신분을 속이지 않았더라면 지적장애가 있는 형이 들어갔을 거임. 기준은 확고하지만 또 일선에서 일 돌아가는 건 제국답게 개판이라는 거지.

- dc official App


출처: 워해머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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