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퇴근하고 집에 왔다
샤워하고 담배 한대 피고 누워서 또 넋두리 좀 해보게


가족간에 좀 트러블이 생겼어
일하느라고 내가 그 자리에 있지 않았지만
퇴근하고서 자초지종은 얼추 알게 됐어
아무튼 예상은 했었지만 결국 터지고 말았네


자세한 얘기를 하기에는 쉽게 여기에 풀지 못할
가족사도 있고 나도 내가 내논 자식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또 냉정히 얘기해서 백점짜리 아들은 아니야
가족간에 대립해가면서까지 골머리 싸고 싶지도 않고
어쨌든 트러블의 도화선이 된게 애라는거지
아니구나 나구나 내가 줏었으니 ㅋ


일단 저번에 언급한거마냥 토요일에 검진 받을거고
임신 결과가 아니기를 그리고 임신이 아니어서
분양이 수월해지기를 싹싹 비는 중이야


우선 한달로 생각하고 있어
지금으로부터 한달이 지나면 3월초 혹은 날씨가
더 풀리기를 바라며 더 기다리면은 최대
3월 중순까지는 여력이 생기겠지
물론 그때까지 애가 아무 탈이 없다는 전제가
붙는거지만 말이야


이때도 분양이 안 되면 방생하거나 또는 이번 주말에
임신 판정이면은 이번달안에 방생하려고 해
오늘뿐만이 아니라 애 주웠을때부터 생각해왔어
유기랑 방생의 차이는 뭘까
내가 애를 풀어버리면 애는 버림을 두번 받는거고
또 나 역시도 내가 경멸하는 인간들의 축에
스스로 합류하면서 어떤 합리화도 통하지 않게
됨과 동시에 그런 인간들에게 분노할 자격도
사라지게 되는걸까 하는 생각들이 막 나더라


더 감당이 안 되면 산에다 방생하면서 좀 더
연명할수 있게 사료랑 폭신한 고양이집이랑
같이 놔줘야지라고 생각하다가 차후에 이렇게
실행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니 온갖 방송에 나오는
동물유기꾼들이랑 나랑 뭐가 다른가 싶으면서
숨이 먹먹해지더라
하지만 난 내 가족이 더 중요하니 애를 우선으로
생각은 도저히 못 하겠다


나는 무교지만 집안 자체는 불교 성향이 센 편이야
그리고 불계에 이런 룰같은게 있어
아무 연고 없는 무덤은 손을 대서는 안 된대
잡초가 무성하든 비석이 더럽든 절대 손대지 말랜다
심령적으로 봤을때는 못된 귀신이 붙을수도 있고
철학적인 측면에서는 현재 본인이 주어진 인연에
최선을 다 하지 못할 망정 책임지지도 못할 또는
인연없는 인연에 긁어부스럼을 자초해서 스스로
화를 불러일으키거나 불찰을 초래할수 있대


생각해보니 딱 내가 지금 이 꼴이다
핑계 좀 대보자면 한파로 인해서 내가 판단미스를 했다
한파만 아니었어도 그냥 지나치는건대 한파보다
더 지랄같은 폭풍이 날 덮치네


일단 담배 한대 피면서 하루 마무리하고 주말에
검진결과나 기다리면서 임신 아니길 그리고
분양 잘 되길 빌어야지
다 내 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