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방침 바뀐 뒤 첫 팬싸라 그런지, 다들 선물이나 장식 많이 안 가져왔더라.

누가 되게 큰 플카 가져왔길래 긴장했는데,  플카 아니었는지, 아니면 본인 목에 걸려고 가져온 건지 애들이 차고 있는 건 못 봤다.

마침 이번에 만드는 플카가 딱 93~100번째라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오늘 새벽 6시까지 안 자고 플카 만듦.

방에 들어와서 잠깐 자고 9시에 일어나서 음중 가느라 멘트도 거의 까먹고 멍하게 감.

가서 번호 뽑으니까 91번이라 망했다 생각하고 있는데, 어느 분이 내 자리 좋아보인다고 바꾸자고 해서 30번대로 감.

거기서 기다리는데, 찍덕으로 보이는 두 분이 오더니 4번이랑 바꿀 생각 있냐길래 바로 콜함.

4번에 앉아 있으니까 처음 그 분이 혹시 10번이랑 바꿔주면 안되냐 해서 최종 번호 10번.

플카가 액세서리에 포함이 될 것 같은데, 확실치가 않으니까 시작 전에 팬매님한테 가서 물어봄.

나: 저... 뭐 하나만 여쭤봐도 되나요?

팬매: 네, 말씀하세요.

나: 액세서리는 포토타임 때 사용하고 다시 돌려주잖아요. 액세서리의 기준이 어디까지인가요?

팬매: 아... 머리띠, 모자, 인형...

나: ......

팬매: (내 얼굴 한 번 쳐다보고) 그리고 플카.

나: 네! OK! 감사합니다!

자리로 돌아와서 베어소울, 케냥이 옷 갈아입히고, 데리고 나갈까 고민하는데 나가라길래 그냥 자리에 두고 플카만 들고 나감.

순서는 지수 소울 케이 예인 미주 수정 지애 명은.

지수: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나: 네, 잘 지냈어요?

지수: 네, 잘 지내셨어요?

나: 네, 뭐... 놀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회사도 안 가고... 이거...

(플카 줌)

나: 마성...

지수: 네?

나: 마성... 광고문구가 그거더라고요.

지수: 아, 그 문구가 그거구나! 되게 오랜만에 듣네요. 찍은 지 오래됐거든요.

나: 아... 출시는 엊그제? 됐어요.

지수: 해보셨어요? 어때요? 재밌어요?

나: 뭐... 네...

지수: 저는 아직 못해봤어요. 요즘 너무 바빠서 시간이 안 나더라고요.

나: 네, 요즘에 되게 바빠 보이더라고요.

팬매: 넘어가실게요.

나, 지수: 안녕!

소울: 안녕하세요!

나: 안녕하세요.

소울: 잘 지내셨어요?

나: 네, 저는 굉장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근데 진짜 예쁘다...

소울: 감사합니다.

(플카 줌)

소울: (플카 보고) 응? 아하하!

나: 앞머리 내리니까 더 예쁘네요. 예전에도 그랬지만, 더 어려보이는 것 같아요.

소울: 아, 감사합니다.

나: 아!

소울: ???

나: 제가 이행시를 준비했습니다.

소울: 네?

나: 아, 죄송합니다. 제가 목이 잠겨서... 제가! 이행시를! 준비! 했습니다!

소울: 아~ 이행시요! 뭘로요?

나: 아... 누나요. 누나는 아니지만, 누나로 준비했습니다.

소울: 아... 누!

나: 누가 제일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지?

소울: (웃음 참으면서 도리도리하며) ...안 할래요.

나: 아니예요, 할 수 있어요.

소울: 아니예요. 안 할 거예요. 

나: 이수정 화이팅!

소울: 제가... 그 운을 띄워야 되는 거잖아요.

나: 네!

소울: (도리도리)

팬매: 넘어가실게요.

나: 아... 다음번에 또 해봐야지.

소울: 다음번에는 속임수를 써보시는 게 어떨까요?

나: 네, 그래야겠네요.

케이: 안녕하세요! 밥 먹었어요?

나: 어... 끝나고 먹어야죠.

케이: 아~ 그럼 점심은? 점심은 먹었어요?

나: 아, 점심은... 끝나고 먹어야죠.

케이: 점심을요? 지금 저녁 다 됐는데...

나: 아... 그러게요.

(플카 줌) 

케이: 오늘 음중 왔어요?

나: 네, 본방도 갔어요.

케이: 무대가 되게 예쁘죠? 내일 인가도 와요?

나: 아뇨, 내일은 못 가요. 제가 내일 시험이 있어서... 대신 다음주에 많이 갈게요.

케이: 아~ 시험 잘 보세요.

나: 감사합니다. 아, 발목... 이제 많이 지났지만, 괜찮아요?

케이: 네, 이제 괜찮아요!

나: 다행이다... 발목찜질기...

케이: 응?

나: 발목찜질기... 써봤어요? 생일 때 선물로 들어간 거.

케이: 네, 써봤어요! 아, 그거 오빠가 준 거예요? 진짜 잘 쓰고, 아빠한테도 써보라고 했어요! 지금은 아빠한테 있어요. 저희 아빠도 발목이 안 좋으셔서...

나: 아~ 다행이다. 그거 걱정 많이 했는데...

팬매: 넘어가실게요.

나: 앞으로 많이 봐요!

예인: 안녕하세요! (귀엽게) 미완~성!

나: 네, 미완성! 근데... 진짜 예쁘다.

(플카가 옷을 가린다는 얘기가 자주 나오길래, 플카를 작게 만들었더니 문구가 다 보이나 보더라. 그래서 그냥 줌)

예인: 헤헷. 아유~ 겟잇뷰티 본방사수하셨다는 증거 문구를 또...

나: 아유~ 당연히 봐야죠. 마음에 드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예인: 당연히 마음에 들죠! 이렇게 시간을 많이 들여서... 어... 이거 만드는 데에 어느 정도 걸리나요?

나: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그렇게 많이는 안 걸려요.

예인: 아, 이제 많이 안 걸리시는구나?

나: 두 개에... 세 시간 정도?

예인: 두 개에 세 시간이요? 하나에 한 시간 반? 여덟 개면...

나: 아... 제가 손이 좀 많이 느려서요. 그래도 되게 많이 빨라진 거예요. 예전에는 네 개 만드는 데에 이틀 걸렸거든요.

예인: 와... 저희를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제가 여기 뒤에 오빠 이름 적어 놓고 기억할게요.

(플카 뒤에 XX오빠꺼 하고 적음)

나: 근데 그거 적어도 어차피 제가 가져갈 건데...

예인: (눈 동그래져서) 네? 이거 반납해야 돼요?

팬매: 넘어가실게요.

나: 네, 이번부터 반납하라고...

예인: 아, 맞다!

미주: 안녕하세요.

나: 꺄악! 미주 언니다!

미주: 풉!

나: 꺄아아... 아, 죄송합니다. 제가 하이톤이 안되네요.

미주: 되는데?

나: 아, 그래요? 꺄아아! 미주 상 카와이!

(플카 줌)

미주: 음? 아하하하! 뭐야!

나: 미주 히메 카와이!

미주: 아, 또 내가 히메인 건 어떻게 알고...

나: (예뻐요 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나서 계속 카와이만 함) 카와이!

미주: 직접 만든 거죠?

나: 네, 직접 만들었어요. 마음에 드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미주: 매번 이렇게 만들어 오고... 그리고 이걸 만들면서 우리를 생각한다는 거잖아.

나: 당연하죠.

미주: 고마워요.

팬매: 넘어가실게요.

나, 미주: 안녕!

수정: 안녕하세요!

나: 네, 안녕하세요. 으이차!

(플카 줌)

수정: 오, 넌 마치 샤이닝 스타~

나: 어... 사실은 제가...

수정: ???

나: 제가 수정양... V까지는 아니고, 대충 한 U 정도... 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수정: U? U래ㅋㅋ

나: 그랬는데, 이번에 사진 공개된 걸 봤더니...

수정: V가 됐어요?

나: 과장 좀 섞어서... 찍히면 피가 날 것 같은...

수정: 와하하!! 하이파이브!

(하이파이브함)

팬매: 넘어가실게요.

나: 안녕하세요. 많이 아파요?

지애: 아... 네, 조금이요. 얘기 많이 못해서 미안해요.

나: 아니예요. 괜찮아요. 제가 할 얘기가 많으니까요. 제가 할 얘기가 많으니까 괜찮습니다.

(눈물 나올 것 같아서, 일단 플카 꺼내서 얼굴 가리고 얘기 시작함)

나: 제가 처음 플카를 만든 게...

지애: 네?

나: 제가! 플카! 처음 만든 게!

지애: 아아...

나: 네, 처음 만든 게 15년도 아츄 광주 팬싸였거든요? 그때 처음 만들어서, 처음 준 게 지애 양이었어요. 그때 지애 양이 잘 만들었다고 해줘서...

지애: 응?

나: 지애 양이! 칭찬해줘서!

지애: 아아... 응응!

나: 그래서 그 뒤로 계속 만들 수 있었습니다. 사실 오늘 지애 양이 마지막 마무리 담당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플카 줌)

나: 비록 100번째는 아니고, 99번째로 주는 플카지만, 만들기는 100번째로 만들었습니다. 지애 양 덕분에 시작했으니까 지애 양한테 주고 싶었어요.

지애: 아, 진짜? 100번째?

(ps 써줌)

팬매: 넘어가실게요.

명은: 안녕하세요

나: 네, 안녕하세요.

명은: 내 운명은 박명은~

나: 아? 네.

명은: 확실히 이게 입에 잘 붙죠?

나: 네, 되게 잘 붙네요.

명은: 내일 인가 오세요?

나: 아... 아니오. 제가 내일 시험이 있어서 인가는 못 가요. 대신 다음 주부터 많이 갈게요.

명은: 아~ 시험이요? 어떤?

나: 토익이요!

명은: 아~ 그건 왜 보시는 거예요?

나: 아... 사실은 제가 지난 달까지 직장에 다니다가 퇴사했거든요.

명은: 아, 왜요?

나: 아, 계약 기간이 다 돼서요. 그래서 이제 새로운 회사를 찾으려고...

명은: 그래도 뭔가 열심히 하고 계시는 거네요. 저도 열심히 해야 되는데 활동이 바빠서요. 시간이 없어서 그런 거예요.

나: 네, 이번에 진짜 되게 바쁜 것 같더라고요. 잠은 잘 자요?

명은: 잠은... 3일동안 2시간 잔 것 같아요. 이동하면서 잠깐잠깐씩 자고, 샵 가서도 언니들이 헤어랑 메이크업 해주시는데 자고 있고...

팬매: 넘어가실게요.

나: 아, 그리고 이거! 제가 팬사인회에 오면서 드리는 100번째 플카입니다.

명은: 진짜요?

나: 네, 진짜요. 그럼 안녕!

인사하고 나오는데, 팬매님 보이길래 그냥 인사 한 번 더 함.

나: 안녕히 계세요.

자리 돌아와 앉아서 다른 사람들 팬싸 구경하는데, 예인이가 계속 플카 자랑하는 것 같아서 내심 좋았다.

그리고 막판에 포토타임 때 지연이가 플카 계속 들어줘서 좋았다.

그동안 후기에 항상 썼지만, 지연이는 플카 많이 들어오면 크기 상관없이 들어온 순서대로 그냥 계속 덮어쓰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내 플카가 보이는 일이 잘 없음.

미주가 틈틈이 앞에 의자 빌 때마자 내 쪽 쳐다보면서 뭔가 제스쳐 취해줬는데, 나일 리는 없고, 내 뒤에 미주가 최애인 누군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중간에서 구경하느라 좋았다.

포토타임 끝나고 나서 지애가 목에 플카 건 채로 내 바로 앞 계단 내려오길래 '저걸 걸고 퇴장하지는 않을 거고, 내려와서 또 뭐하나?' 했는데, 퇴장이었다.

명은이도 플카 걸고서 내려오길래 '설마?' 했는데, 역시나 퇴장이었다.

다들 그렇게 퇴장하길래 반납 안 하고 그냥 가져가도 되나 싶어서, 예인이한테 괜히 반납해야 된다고 말했나 하는 후회가 들었다.

막판에 액세서리 반납 시간에 반납상자 가보니까 미주, 케이, 수정, 예인이 것만 있길래 '아, 역시 가지고 나가면 반납 안해도 되나.' 했는데, 좀 지나니까 상자 하나 더 오더라.

그 안에 소울, 지애, 지수, 명은이 플카 들어 있었음.

결국 러블리즈가 팬싸 시작부터 끝까지 걸고 있던 플카 8종이 모두 내 손에...

명은이 플카에는 명은이가 뿌리던 꽃가루가 묻어 있음.

미주랑 예인이 플카는 뒷면에 스페셜 메시지...를 가장한 내 이름이 적혀 있음.

나 말고도 애들한테 풍선, 인형, 머리띠 줬던 몇몇 분들은 이렇게 애들이 착용한 액세서리를 팬싸 굿즈로 획득하게 되고...

콘서트 1cm 무대에서 피터지게 옆사람과 다퉈서 쟁취하던 머리띠를 팬싸 한 번에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시간이었다.

물론 애들이 착용했던 플카는 애들 숙소, 울림 사옥, 애들 본가, 그리고 고시원 내 방에만 있겠지.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사실 원래는 오늘 플카 100호를 주고, 플카 제작 손떼려고 했음.

그래서 일요일 팬싸도 응모 안 했고.

플카 안 준다고 생각하니까 딱히 그렇게 팬싸 욕심이 많이는 안 생기더라.

근데 지금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일단 이따 오전에 시험 보고 나서 팬싸 응모는 하러 갈 건데, 플카는 생각 좀 해봐야 될 듯.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수정한테 누나 이행시 써먹을 수 있는 트릭 알려주실 분 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