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가즈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중 하나가 "어느 도시가 가장 좋았냐."이다.

난 주저없이 "상트 페테르부르크"라고 대답한다.

2~3일 있다가 핀란드로 가려고 했는데, 마음에 들어서 5박 6일동안 있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원래 아무것도 없던 곳에 표트르 대제가 신도시로 만든 곳이라고 한다. 역사는 300년이 조금 넘는, 다른 도시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지만(서울만 해도 수도 역할만 600년이 넘고, 삼국시대부터 사람 많이사는 그런 동네였다.) 항구도시로서 유럽문물의 창구역할을 하면서 급부상하게 되었다.

여튼 러시아 제국시절부터 현재 러시아까지 러시아의 정치/경제/문화/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개인적인 경험으론 젊은 사람들은 영어를 꽤 유창하게하고, 입고다니는 옷, 화장부터 다른 지역에 비해 굉장히 세련된 곳이다.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시들이니 가까울 것 같지만, 700km가 넘는다. 중간에 하루 숙박하고 갈까 했지만, 미친척하고 하루에 끊기로 했다.

참새언덕에서 만났던 러시아 바이커들 말로는 고속도로가 잘 되어있어 그리 어렵지 않기때문에 자기들은 하루만에 간다고 한다. 단, 톨비는 좀 비쌀 것이라한다.

전날 미리 사둔 대용량 에너지 드링크를 거하게 원샷하고, 생수와 빵을 챙겨 출발한다.

참고로 러시아에서 술담배는 물론이고 에너지 드링크를 살때도 반드시 신분증을 제시해야한다. 누가봐도 성인인 얼굴 삭은 외국인도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굉장히 긴 고속도로와 광활한 국토의 조합으로 졸음쉼터는 한국처럼 좁지 않고 넓다. 하지만 휴게소는 한국처럼 화려하면서 있을 거 다 있는 그런 것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심지어 서유럽가도 그런데가 거의 없다. 있어도 식욕이 한번에 다 사라질 정도로 비쌈.

귀국하고 차끌고 지방 내려갔다오다가 고속도로 휴게소 갔는데 심한 위화감이들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처음 가는 곳도 아니고 매번 가는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상행)인데도 그랬음.

물 한잔마시고 다시 출발.

중간에 고속도로를 갈아타야돼서 나오는 길에 주유소에 들렀다. 톨게이트 나오자마자 있는 곳이라 그런가 더럽게 비싸게 받는 건 함정.

2km 더 가니 훨씬 싼 주유소 나오는 것도 함정.

요 며칠 비가 오지 않아 쾌적하다.

고속도로 주유소는 이렇다. 차례로 줄 서서 저기 보이는 컨테이너 박스에 있는 주유기로 넣어야됨.

문제는 주유기 꺼내오고, 한참 떨어진 편의점 가서 계산하고, 다시 와서 기름 넣고, 다시 가서 잔돈 받는 시스템이라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

그러다보니 서로 모르는 사인데도 뒷사람이 주유기 잡아주고 대기하는 사이 원 차주가 뛰어가서 편의점 가서 계산하면 주유기 잡고 있는 사람이 대신 넣어줌.

그럼 원 차주는 계산대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다 되면 잔돈 받고 다시 뛰어와서 손 한번 흔들어주고 제 갈길 감.

그리고 그 뒷사람은 자기 차 끌고오고 다시 반복.

말하지 않아도 뭔가 통하는 훈훈한 모습이다.

(물론 다 그렇진 않고 그냥 각자 하는 경우도 있음.)

내 주유를 도와준 아내랑 다니는 러시아 아저씨. 무려 골드윙이 약간 작아보이는 포스를 보여준다. 

실제로 보면 키 190cm는 되어보이고 떡대도 보통이 아닌데, 친절하고 착한 분이었음.

고속도로라 예상보다 빨리 왔기 때문에, 좀 쉬어가기로 한다.

확실히 서양에서 먹는 빵은 공장에서 나온 것 조차도 맛이 좋다.

러시아 아저씨들이 좋아하는 것

1. 보드카

2. 단짠

3. 오토바이(크루저, 투어러)

떡대 및 무뚝뚝하면서도 유쾌한 행동은 패시브.

그렇게 한참을 달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다.

밤 11시가 넘는 시간에 나갔지만 위험하지 않고 좋았다.

딱히 조사를 한 것도 아니고, 피곤하기도 하니 목적지 없이 돌아다녔다.

밤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많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바다랑 접해있고, 운하도 많다. 그래서 마치 베네치아를 보는듯한데, 나는 베네치아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더 나은 것 같다.

베네치아는 물가가 사악한데다 좁은 곳에 어마어마한 관광객이 몰리니 복잡함.

숙소 앞에 있던 곳인데, 찾아보니 서커스장이라고 한다.

떼껄룩

첫날은 숙소 근처만 한번 돌아보고 들어가서 뻗었다.

떼껄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