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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스갤문학] 그 진에어가 살아가는 법 9.앱에서 작성

산하엽(125.129) 2015.11.30 10:00:08
조회 1194 추천 19 댓글 20

8편 https://m.dcinside.com/view.php?id=starcraft_new&no=3963478
래더 때려칠까.....ㅠㅠ
15편 내외에서 끝내는게 목표임다






"형."



대엽과 게임을 하던 태양이 분열기 대박을 맞고는 질색하며 먼저 gg를 치고 등받이를 받침대 삼아 몸을 돌렸다.



"날빌 한번 기막힌거 없을까?"
"갑자기 왜? 프로리그때 써먹으려고 류원코치님이랑 몇개 짜놓은거 있긴한데."
"어어..그런게 있어. 그냥 뭐, 연습해서 나쁠거 없잖아?"
"정 원하면 해주는데...네 멘탈은 책임 안 진다?"
"걱정마."



그날 kt연습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절규에 가까운 비명소리가 가득했다는건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였다.


-


"현우야. 표정이 안좋아보인다."



캔커피를 두개 사온 도욱이 바로 옆자리인 현우의 자리에 하나를 올려놓았다. 의자에 앉은 그는 안경을 올리며 짐짓 심각한 얼굴인 현우의 옆모습을 가만히 쳐다봤다.



".....네? 아, 아...네...."
"무슨 일 있으면 말해."
"예...고마워요. 형."



말은 알겠다고 했지만 현우는 그닥 도욱에게 이유를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듯했다. 줄곧 입을 다물고 게임 할 준비를 하던 그가 갑자기 검색을 취소하고 도욱의 팔을 움켜쥐었다.



"....사실, 사실 누구한테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성주는 가끔 정신이 오락가락하는것 같고 병렬이형이나 성호형한테는 더더욱 말 못하겠고..."
"라면 먹으러 가자."



줄곧 우울하던 현우의 표정이 미소짓는 도욱을 보고 그제야 조금이나마 밝아졌다.
오늘도 흐흫거리며 미친 견제를 다니는 성주와 본진부화장으로 도우로 추정되는 프로토스의 멘탈을 터뜨리고 있는 병렬을 지나쳐 둘은 연습실을 나갔다.



"어디가?"



운수 참 좋게도 딱 입구에서 유진에게 걸렸지만. 그를 보고있자니 갑자기 숨이 턱하니 막혀오는 기분에 현우는 머리가 아찔해졌다.



"그냥 나가서 얘기나 하려고요."
"그래? 금방 들어와. 감독님 오래 나가있는거 별로 안 좋아하시잖아."



생각보다 유진은 순순히 그 둘을 놔줬다. 숙소에서 나온 둘은 멀리 떨어지지 않은 편의점으로 피난왔다. 컵라면 두개와 음료수를 산 도욱이 미리 물 받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현우에게 자랑스레 말했다.



"이거 내가 쏘는거야! 부담갖지 말고 먹어."
"고마워요. 형."
"이제 말해봐. 무슨 고민이 있는데?"
"그게 사실은요.."



후레이크를 넣는 순간까지도 현우는 고민하고 있었다. 이거 말한다고 해서 전기의자까지 끌려가는건 아니겠지? 아닐거야, 아마...



"꿈에서....자꾸 유진이형이 나와요."
"아아."
"그리고 저한테 계속 뭐라고 말해요. 그 꿈 꾸고나면 항상 기분이...너무 이상하던데. 뭐랄까, 붕 뜬 느낌?"
"괜찮아. 있다보면 익숙해질거야."
"에..?"
"여기 들어오면 다들 그래. 아마 실세가 유진이형이라 그런걸수도 있고. 그 형한테는 뭔가가 있다고 해야하나? 그 뭐냐, 왠지 자꾸 날빌 치고싶어지고 상대방 멘탈 깨뜨리고 싶고."
".....!"



도욱이 술술 내뱉는 말은 모조리 지금 현우에게 해당되는 말이었다. 벙찐 현우는 태연히 라면을 먹는 도욱을 멀뚱멀뚱 쳐다봤다. 그럼 도욱이형도 이걸 겪었다는거잖아?



"근데 왜 형은..."
"저마다의 신념이 있는거지. 아, 일단 그전에 난 그런 혐성을 감당할 수 없어."



하기사.
해탈한듯한 그의 웃는 얼굴을 보아하니 왠지 그럴것 같기도 하다.



"저마다의 신념이라고요..."
"그걸 결정하는건 오직 네 몫이야. 열심히 해!"
"....네."



이 형 아이디가 왜 Cure인지 알 것 같다.


-


컴퓨터를 키는 현우의 표정이 오늘따라 유독 무거웠다. 멀찍이 뒤에 떨어져서 보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이어폰을 끼지 않은 그의 귀에는 팀원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인규의 방송을 보고 있는게 다 들렸다. 민준까지 껴서 오늘따라 방송이 더욱 시끌시끌해 긴장감이 더해졌다.
잘 할 수 있을까? 프로리그때보다 더한 긴장감에 그는 숨을 흡, 하고 크게 몰아쉬었다. 대기실에 들어와있는건 인규와 민준, 자신과 '우리형'이라는 아이디를 내건 테란이 들어와 있었다. 여기서 지면 퇴로는 없다. 두 눈을 질끈 감은 그는 이어폰을 끼고 볼륨을 조금 더 높였다.



"프리온 단구....관문 올리고 더블 가면서 운영을..."
"선광자포에 탑블레이드 러쉬."
"....?!"



분명히 소리가 안 들릴텐데?!
깜짝 놀란 바람에 두 눈을 번쩍 뜬 현우는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지 몰라했다. 뒤에서 선명하게 들린 그건 분명 유진이형 목소리....잖아.



출처: 스타크래프트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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