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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ROMAIN GARY‘S READING NO.1 문학

로만가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1.21 17:09:01
조회 1469 추천 21 댓글 12

사람은 어렸을 때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나이를 먹은 나는 이제야 그 말을 이해했다.

소설 쪼가리 하나라도 나이가 드니 읽었던 것만 반복해서 읽게 되는 것을 말이다.

어렸을 적 많이 읽어 두었다면 나이 들어서 다시 볼 책들이 많아진다.

그래서 사람은 어렸을 때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이 먹고 나니 새로운 소설을 읽을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일단 지루하고... 소설이라는 것은 결국 뻥이므로... 영화보다는 재미가 없으므로...

아무래도 책이라는 핫미디어는 현대의 참을성 없는 인간들이 취미로 삼기에는 끈덕진 것이므로...

나는, 우리는 보았던 것을 다시 보면서 재미를 느끼게 된다.


나이 들면 보수적으로 변한다더니 그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책 하나 고르는데도 보수적이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그래서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어두라는 것 같다.

어렸을 때 많이 읽어둬야 나이들어 보수적이게 되어도 많은 책들을 되돌아 보게 될테니까 말이다.

어렸을 때 판타지만 읽은 사람들은 나이 들어서도 판타지만 찾는다. 어려운 책은 절대 보질 못한다.

아는 사람만 알 것이다. 나이 먹어가는 동지들만 알 것이다.


나이 먹을 수록 사람은 시집 한 권마저도 보수적으로 고르게 된다.

시집이란 열려 있는 것인데 보수적인 인간이 새로운 시집을 선뜻 구매할 리 있겠는가?

책장 한 켠을 무의미하게 지킬 뿐인 시집을 굳이 사진 않을 것이다.

나는 읽었던 시집만을 다시 되새김하여 읽는다.


그러나 문학이란......... 문학이란 이렇다.

열려(open)있다.

열려있기에 반복(repeat)할 수록 다르게(different) 다가온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아주 어렸을 적 읽었던 책이다.

재미 없었다. 나중에 다시 생각나 한 번 더 읽어봤다. 여전히 재미 없었다.

나이 먹은 요즘 그 재미 대가리 하나 없는 <노인과 바다>를 계속해 읽고 있다.

이것은 무슨 조화인가.........


고전은.... 읽을수록 색다르게 다가온다.

고전만이 최고다 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전은 흔하게 써지는 다른 수많은 소설들과는 다르게, 무언가 그 속에 존재하는 것이 있다.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 노인이 단순히 젊은이 못지 않은 노익장을 과시하려는 사람처럼 보였다가...

자연을 사랑하는 그 흔한 자연인 중의 하나였던 것 같다가...

우리의 짐을 대신 지고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교도들이 모시는 예수와 같아 보이기도 하고...

어느 때는 그 노인이 나의 다른 모습 같아 보이기도 하고...

이제야 노인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그것이 진정 인생을 그린 것 같고...


보았던 것을 다시 보면서, 봤던 것에서 다시 새로움을 느끼며,

전혀 생소한 부분에서는 자신의 치매끼에 소름 돋으며 책장을 넘기는 기분은 과히 나쁘지 않다.

나는 나의 이러한 독서를 사랑한다.

아모르 파티라고 했다.

운명애라고 했다.

자신의 한계조차도 사랑하는 것........

나는 아래와 같은 문학을 반복해 읽으며 운명애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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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호밀밭의 파수꾼은 번역보다는 원문을 읽어보길 바란다. 아무래도 한국어 번역본들은 너무도 딱딱하다. 샐린저의 호밀밭은 재기발랄하며 자유분방한 10대의 언어여야 한다)


너무 평범해서 실망할 수도 있겠다. 다들 아는 것들이고 식상한 것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말했듯이, 우리는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된다.

자신이 읽었던 것으로 다시 돌아와 다시 읽어내게 될 것이다.

위의 것들이 아모르 파티를 이끌어내는 전부는 아닐 터.

각자의 목록은 각자가 가지고 있을 터.

나의 가이드라인은 그저 가이드라인일 뿐이다.


다만 우리는 다시 반복해 읽으면서 정수만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결국...... 우엘벡이니 디드로니.... 반스니 매큐언이니....


멀리 뻗었던 손은 다시 움츠러든다.

인생을 계절에 비유한다면 젊음이 지난 앞으로의 날들은 모두 겨울이다.

우리는 뻗은 팔을 움츠려 따뜻하게 몸을 뎁히는데 써야 한다.


안그러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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