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너네 딱딱하게 글써봤자 끝까지 안읽잖아. 걍 필터안걸치고 막 쓰겠음. 

소설 하나 투고해놓고 기다리는 차에 심심해서 적어봄

참고로 만년필에 대해 좆도 모르는 좆뉴비의 리뷰니까 전문적인 의견은 기대하지 마

직접 글씨 쓰는 건 안넣는다 검색해서 찾아봐 나보다 훨씬 잘 쓰는 사람 널렸음

본인은 대학생 + 웹툰 글작가 + 판소 작가의 신분임

대부분의 작가들이 키보드로 두드리는데,

본인은 필기도 함.

5:5 정도

하이테크의 한계를 느끼고 만년필 구매충동을 느낌.

처음 산 건 아니고 두 번째 쓰는 만년필이었음.

작년 8월에 일본 오사카 여행가서 2만엔 주고 삼.

정장입은 누님한테 요거 써도 되나요? 라고 부탁하면 친절하게 다 한 번씩 쓰게 해줬음.

잉크도 넣어주고, 종이도 재질 엄청 좋은 걸로 줘서 부담 지렸음.

무엇보다 내 어눌한 일본어에도 친절히 또박또박 답변해줘서 감동.

잉크도 같이 삼. 달밤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그냥 삼.

참고로 본인은 사전조사같은 거 하나도 안함.

그냥 점원 누님이랑 대화해서 요거다! 하고 구매.

74 시리즈가 무난무난하다고 해서 결국 74 시리즈 중에서 결정하기로 함.

743은 만져봤는데 뭔가 내 손에 안맞았음. 글 쓸 때 안정적이긴 한데 지나치게 뚱뚱하다.

장시간 쓰다 보면 이 뚱뚱한 느낌때문에 손목이 아플 것 같다. 라는 인상이었음.

(2분 정도 되는 시간으로만 판단한 거니까 전적으로 신뢰하지마)

반면 742는 딱 감기는게 좋아서 구매.

닙도 다 써봤는데 m이 맞아서 구매. FA는 그냥 재미용이었음. 난 목적이 필기라서 헿

니들도 기회가 있다면 직접 써 보고 사라.

무조건 비싸다고 좋은 게 아님.

손에 감기는 게 있고 안감기는 게 있다.

닙도 써보니까 지랄맞은 녀석이 있고 말 잘듣는 친구가 있더라.

다시 생각해보니까 외국가서 철판깔고 잘도 그렇게 행동했나 싶더라...

구매하니까 그냥 주는 게 아니라 흰 장갑끼고 이상 없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주시더라.

구매자가 보는 앞에서 먼지 하나 없는 상태로 줌.

누님의 장인정신에 바지가 흠뻑 젖어버렸다.

서비스로 카트리지도 몇 개씩 주시던데 그거야 뭐 다른 사람한테도 다 주는 거겠지 싶었음

암튼 그렇게 구매한 커스텀 742도 사용한지 약 1년이 지났는데

쓰면서 후회한 적 한 번도 없음.

다른 만년필을 많이 써 본 사람이 아니라서

이거랑 비교해서 이 점이 좋다! 라고 말하지는 못하겠음 ㅜㅜ

그냥 좋다는 게 느껴진다.

느낌을 표현하자면, 사각사각거리는 느낌보다 일필휘지의 느낌이 강하다.

붓질을 한 번에 끝내야만 하는 느낌. 스스스슥 그냥 써 제낀다.

필감은 개인 취향이지. 나는 부드러운 쪽이 취향임.

작가다보니 글을 정성들여서 쓰는 것보다 많이 쓰는 데 주력한다. 그냥 내가 알아보면 되니까. (어차피 txt 파일로 옮겨야 함.)

그런 점에 있어서 엄청 좋다.

감각이 부드러우니까 더 오래 쓸 수 있고, 그만큼 많이 쓸 수 있다.

그리고 한자, 일본어를 쓸 때 더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 영어 필기체는 내가 안써서 모름.

컴퓨터 놔두고 필기하는 이유는 한 가지밖에 없다.

필기로 쓰다 보면 속도에 어느 정도 제한이 있다.

그 속도의 제한이라는 게 정말정말 소중하다.

나쁘게 표현해서 제한이지 좋게 말하면 여유다.

만년필로 쓰다 보면 내 문장을 되돌아 볼 여유가 생긴다.

그렇게 여유가 생기면, 키보드로 빠르게 두두두두 두들기는 거랑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경건해지거나 그런 건 아니고...

'지금 내가 뭘 쓰고 있구나.' 인지를 하게 되니까 눈에도 힘이 들어간다.

결과적으로 내 글을 더 관찰하게 됨.

키보드는 게임이나 채팅이나 아무 때나 사용하지만

만년필은 '무언가를 써야겠다.' 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잡으니까 더 그런 걸지도

만년필과 키보드의 차이는

그냥 종이책과 e-book의 차이점이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아날로그에는 뭔가 다른 '맛'이 있다.

만년필도 쓰다 보면 그런 맛같은 게 있다.

츄릅츄릅

만년필이 아니면 느끼지 못하는 몸이 되어버렸~!

크흠

글이 길어졌네.

아무튼 정리함.

1. 대학생 + 작가라서 빨리, 많이, 오래 쓰는 게 중요함.

2. 그런 측면에 있어서 커스텀 742 m닙 좋았음. 1년 동안 질리지 않고 씀. ㅅㅌㅊ

3. 일본가서 내 손에 맞는 거 고른 거니까 염두하셈. 딴 거 없고 직접 쓰고 만져 본 다음 사는 게 중요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