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츠무기횽한테 줄려고 한자루 산 김에 같이 샀다.

닙 갈아서 만들었다니 왠지 커스텀 닙 처럼 뭔가 좀 두근두근 하잖아.

쓸데없이 궁금하기도 해서 솔직히 필요도 없는데 샀...쿨럭...;;;

생김새는 대강 이럼.

뭐 만년필 별거 있나.

아물론 기본은 세자룹니다...쿨럭...;;;

위에서 부터 해서(楷書) 팁연마품, 해서, 행서(行書)용.

문제는...

저렇게 뚜껑에 어떤 서체용인가를 써 뒀기 때문에

다른 타입 두세자루를 같이 사용할 경우 존나 햇깔린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 저거 사진찍으려고 뚜껑 땄다가 끼울 때 뚜껑 바꿔 끼워서

판매자 사이트 들어가 어떤게 행선지 어떤게 해선지 찾아서 다시 끼움...;;;

닙 봄 딱 알잖아?

하면서 궁금한 갤롬들을 위해...

싴발...구분되냐?

아랫 쪽 연마된 놈은 사진으로 확대해 보니깐 구분되는거지,

맨눈으로 보면 팁 끝이 뽀족한거 지대로 못보면 그냥 세놈 다 똑같아 보임.

사진의 오른 쪽이 행서, 왼 쪽 위는 해서, 아래는 해서 연마닙.

행서용 팁은 조금 더 동글동글한게 특징인데, 어짜피 맨눈으로는 구분불가임.

연마된 저놈도 맨눈으로는 매의 눈으로 째려봐야 구분가능.

어지간하면 루페 없이 구분이 거의 불가능하다...

해서연마팁 짝부랄...ㅋㅋㅋ

뭐, 닙은 대충 그렇고 이놈 뭐 다른 건 다 좋다 쳐도

결정적인 문제점이 하나 있으니...

이거 흉기임...

손목브레이커 될 포스가 넘처난다.

이리저리 써 보면서 그립부는 의외로 미끄럽지 않고

굵기도 적당해서 쥐기 좋은 반면에 펜 무게중심이

아랫 쪽으로 완전 쏠려있는데다가 펜 자체 무게만

뚜껑빼고 25g 찍고 있는 놈인지라 피로가 상당히 빨리옴.

참고로, 어지간한 플라이터 모델은 뚜껑포함 20~25g 정도, 뚜껑 빼면 20g 아랫짝,

어지간한 플라스틱 펜은 뚜껑포함 20g 아랫 짝, 뚜껑빼면 10g 수준임.

참고로 문갤의 친구 153은 5g 임.

뭐, 어짜피 이걸로 글 오래 쓸 꺼 아니라면 갖고놀기 좋음.

획은 대충 윗 짤방에 나온 대로 재미있게 그어진다고 한다.

연마된 닙의 선 굵기는 수직선 0.3 ~ 0.5mm 정도,

수평선 0.4 ~ 0.6mm 정도로 세로로 너브데데한 선이 그어짐.

미공필의 경우 대략 저렇게 45도 정도 돌려서 쓰게 되는데,

뭐 딱히 이렇게 안써도 누가 때리거나 하진 않지만

여튼 저렇게 쓰는게 한글이나 한자 획 쓸 때 좋음.

예를 들어서 말이지...

저렇게 ㅁ 자 오른 쪽 윗 모서리 라든지,

부수글로 쓰는 쉬엄쉬엄갈 착 辶 같은 놈 대가리 점 찍는거,

역시 부수글로 쓰는 우부 방 阝 뭐 이런거 쓸 때 삐쳐 올리는거

요런거 할 때 깔끔하게 선이 잘 따짐.

일반적인 미공필보다는 템빨을 좀 받기 좋음.

왼 쪽 파란색이 666 연마닙, 오른 쪽 검은 색 영자는 몽 145 F 닙으로 쓴 것.

대략 뭐 비스므리 해 보이는 것 같지만, 세세한 묘사가 연마닙 쪽이 더 좋음.

선 자체가 깔끔해짐.

피딩은 상당히 좋은 편임.

첨 쓸 때는 거의 축축할 정도로 잉크가 나옴.

아랫 쪽에 저정도로 마구 날려써도 끊김 없을 정도로 잘됨.

뒷 편 희미하게 보이는 선이 대략 7mm 라인인데, 그 안에 쓸 수 있긴 하지만

저 상태로 계속 썼다간 노트가 상당히 뻑뻑하게 보이는 관계로 가능하면 8~10mm 횡선지가 젖절할 득.

중간에 있는 검은색은 몽 145 F에 오이스터 그레이로 쓴건데,

유럽기준 F 닙들 역시 6mm 라인에서는 살짝 굵은 편임.

그것 보다 조금 더 굵은 선이 나온다고 보면 된다.

비슷한 크기의 닙을 갖고 있는 영웅 330 미공필보다는 세필(?)임.

맨 아랫 사진은 오늘 아침 회의하면서 적은 것들.

회사 전산시스템 손보는 중인데 뭐 별반 중요한 내용은 없어서 올려봄.

저놈이 7mm 라인이고, 적는 속도는 아무래도 회의 중 나오는 이야기들을 적는지라

일반적인 필기보다 상당히 빠르게 날려 쓰는 편임.

7mm 라인에서는 그럭저럭 볼만한데, 그래도 빡빡한 편임.

중간중간 색이 진한 부분은 한 5분 정도 공백이 있을 경우인데,

피더가 잉크를 왕창 밀어주는지, 꽤 촉촉하게 시작함.

그리고 중간에 가는 글씨의 "공정단 정리진행" 이라고 된 곳은

닙을 뒤집어서 뾰족한 부분으로 써 본것.

오늘도 이렇게 아침부터 월급도적질을...쿨럭...;;;

여튼 낙서용으로 갖고 놀기에는 딱 적당한 놈인 득.

그런데 어짜피 쓰다보면 저 연마해 놓은 부분이 닳을 꺼잖아?

안될꺼야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