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들이 영화 속 등장인물을 설정할 때 등장인물의 이름에 상당한 공을 들입니다. 등장인물의 이름이 그 캐릭터를 상징하기 때문이죠. 설국열차를 보기 전에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보면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인물 두 명이 메이슨과 요나였습니다. 메이슨이 메이슨교를 상징한다면 사이비 교주와 같은 이미지일 것이고 요나가 성경에 나오는 요나를 상징한다면 하나님의 말을 어기 듯이 기차 내의 계율을 어긴다는 의미일까? 물고기 뱃속에 갖혔다가 탈출한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제비뽑기의 희생자가 된다는 의미일까? 암튼 틸다 스윈튼이 맡은 메이슨은 처음에 딱 나오는 순간 사이비 교주의 이미지인 것을 보고 아 그렇군 짐작을 했지만 요나는 끝까지 미스테리 였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순간 기차가 전복되고 부서진 기차 속에서 나오는 요나의 모습을 보고 물고기 뱃속에 갖혔다가 육지로 뱉어내어지는 모습을 상징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성경 속의 요나의 이야기는 다음 주소 참조. http://lljy3414.blog.me/70154837863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성경 속의 요나의 모습과 마지막 장면은 닮아 있습니다. 성경 속 요나의 모습을 영화에 비추어 본다면 설국열차는 하나의 거대한 물고기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생명체의 공간을 한정짓고 각각의 객실 칸에 가두어 버리는 거대한 괴물인 셈이죠. 영화의 결말에서 궤도에서 탈선하여 산산히 부서진 열차 안에서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요나의 모습이 물고기의 뱃속에서 뱉어내어지는 것과 비슷하게 볼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한데 영화 중반에 두건을 쓰고 도끼를 든 괴한들이 꼬리칸 사람들과 싸움을 시작하기 전에 물고기 한마리의 배를 갈라 도끼에 피를 묻히는 장면도 물고기의 뱃속이라는 것을 상징하는지도 모르겠군요. 사실 그 장면은 왜 넣었는지 뭔가 불필요한 장면이 아닌가 생각했었습니다. 

요나라는 이름을 또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요나라는 이름은 비둘기를 의미합니다. 성경 속의 노아의 방주 이야기 중에 대홍수가 끝나고 방주에서 처음 내보낸 동물이 까마귀였고 두번째로 내보낸 동물이 비둘기 였습니다. 비둘기가 올리브 나무가지를 입에 물고 방주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한 노아는 홍수가 끝났음을 알고 방주를 열어 동물들을 내보냈다는 이야기가 있죠. 설국열차는 일종의 노아의 방주였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싣고 살아 남은 최후의 방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빙하기가 서서히 끝나고 눈이 녹기 시작하자 기차는 눈사태로 탈선하고 박살납니다. 폐허가 된 열차 안에서 요나와 티미가 걸어 나오는데 이 장면을 노아의 방주와 견주어 생각해 본다면 한 마리 비둘기 처럼 새로운 인류 역사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쩌면 요나는 비둘기, 티미는 까마귀(흑인이군요.ㅎ)로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요나의 아버지는 남궁민수이고 어머니는 7의 반란을 주도하였던 이뉴이트였습니다. 교실칸 씬에서 7인의 반란을 설명하는 중에 남궁민수가 맨 앞에 가는 여자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이뉴이트였고 앞칸을 청소하던 여자였다고 하죠. 그녀는 추위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어 했고 이 정도 추위라면 밖으로 나가 살 수 있다고 사람들을 도모하여 7인의 반란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7인은 불과 언덕 하나를 넘지 못하고 얼어 죽어 버립니다. 요나의 어머니의 행동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교훈을 남겼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갈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녀의 정신이 고스란히 남궁민수와 요나에게 남아서 밖으로 나가는 문을 열려고 하는 것이죠. 암튼 요나의 어머니는 요나를 낳자 마자 밖으로 나갔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요나를 임신한 상태에서 남궁민수와 탑승하였습니다. 남궁민수가 기차의 보안을 설계하였고 그의 부인은 앞칸의 청소부였다는 것으로 보아 이들은 꼬리칸 탑승자는 아니었던 것 같고 기차 운영에 필수적인사람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나는 기차에서 태어나 기차와 나이가 같습니다. 꼬리칸 사람들과 두건을 쓴 괴한들이 싸우다가 갑자기 정지하고 카운트 다운을 하는 장면은 기차가 1년간의 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환호이기도 하지만 요나의 생일을 축하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요나는 아버지와 함께 기차를 운영하다가 어느날 크로놀에 중독됩니다. 설정상, 기차의 맨 앞칸 사람들은 크로놀을 마음껏 즐기지만 뒷칸에서는 크로놀이 금지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요나와 남궁민수는 이 계율을 어겨서 감옥칸에 갖히게 된 것이죠. 

요나에게는 다른 사람들에게 없는 투시력이 있습니다. 앞칸이 비엇는지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꿰뚫어 보는 능력이죠. 그런데, 이 투시력이라는 것이 앞 칸의 상황과 장면을 보는 것이 아니고 사람의 존재를 보는 것 같습니다. 앞 칸이 비엇다거나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열차의 맨 앞칸 엔진칸에서 바닥에 있는 티미를 발견하는 것이 생명체의 존재를 느낀다는 의미입니다. 요나의 이런 능력은 빙하기가 끝난 새로운 지구에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군요. 상세한 스샷은 나중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