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취로 아직 레전은 오지 않은 것 같았어..
중간중간 배우의 스킬로 감정이 덜 올라 온 부분을 채우는게 보이는 듯 했거든 물론 그런 스킬을 가지고 있다는게 배우로서 대단한거지만 난 그래서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공연은 진짜 좋았어 내가 보기엔 석르네도, 늘송도 재연 때 가지고 있던 노선에서 아주 많이 바뀌었다는게 느껴졌거든

석르네는 재연 때는 마초 중의 마초 였다면 이번엔 좀 더 어려졌단 느낌이 들더라 연애경험 없는 사춘기 남자애가 수컷, 남자로 보이려고 하는 마초스러움으로 치장한 느낌? 그래서 송과의 첫만남에서는 더 어리숙해보였어 정말 자기가 꿈꿔오던 환상과 마주쳐서 얼이 빠져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것 같더라 ㅋㅋㅋ 그리고 재연 때 풍겨나오던 어른의 여유가 줄어드니까 더 치열해 보였어 그렇게 치열하게 송을 갈구하고 원하다보니 마지막엔 더 상처받고 처절하게 매달리고 무너지고..

늘송은 르네를 참 많이 사랑하게 됐더라 르네랑 송 두 사람의 첫만남 장면은 되려 더 풋풋해진 것 같았어 임신했어요 하는 장면에서 어? 싶었어 정말 정해진게 아니라 급박하게 머리를 굴리다가 자기도 모르게 툭 내뱉고는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한거지..? 하는게 보여서 ㅋㅋ 늘송은 좀 더 인간미 있는 송이 된 것 같았어 그래서 아 저런 송이라면 비록 임무였지만 자신을 진심으로 숭배하는 르네에게 사랑을 느낄 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3막이 참 안쓰러웠어 르네에게 임무를 위해 연기하는 송릴링이 아니라 그냥 인간으로 끌림을 느꼈는데도 정작 르네는 멀쩡히 존재하는 자신을 환상 취급하면서 그냥 남자라고 치부해버리니까 몇번이고 진실을 바라보게 했는데도 르네는 거부하고 거부하고.. 결국 송이 짜증이 나서 봐라 이 병신아 하고 화를 낼 때까지 르네의 눈 앞에 진심같은 진실을 들이밀었는데 르네는 그것까지도 버터플라이가 꺼내든 거짓 취급을 하지..ㅜㅜ

아청의 3막은 늘 옳다 ㅠㅠㅠ 팽팽하게 서로를 밀고 당기는게 막 존나 좋음ㅠㅜ 송이 당기면 르네는 끌려가다가 결국에는 밀어버리고 결국에는 송마저 포기해버리고 파국에 치닫는 ㅜㅠ..

르네의 결말에 해피엔딩이 있었다면 그건 영원히 송의 비밀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송이 정말 여성이었건 걸까 그것도 아니면 남자인 송을 자신의 환상으로 인정하는 거 였을까?

그게 뭐가 됐든 깨져버린 환상의 조각으로 스스로 죽음을 택한 르네의 마지막은 항상 처절하고 처철하더라..

마지막 송의 담배연기 속에 어쩌면 르네의 환상이 머물렀다 떠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버터플라이? 버터플라이..



새벽감성 오진다 ㅋㅋㅋㅋㅋㅋㅋ


ㅎㅈㅇㅇ 회전문 예약인데 내 자리는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