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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우리땅! 알자스로렌은? 2

가파산 2005.02.14 08:29:52
조회 2688 추천 0 댓글 11

독도는 우리땅, 알자스로렌은? 2 크리스마스아침을 스트라스부르크에서 보내고 이틀 뒤, 저희는 이번엔 꼴마르를 찾았습니다. 알자스지방을 대표하는 두 도시 중 하나인 꼴마르는 알자스의 다른 어느 곳 보다도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곳으로 꼽힙니다. 독일 땅이 엎어지면 코 닿을 듯 가까운 꼴마르로 가는 길엔 비와 눈이 번갈아 내렸습니다. 주위엔 울창한 숲과 포도밭이 보이고 알자스지방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오쾨니히스부르그로 가는 푯말도 보입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시간이 허락 안되어 가보고 싶은 곳을 못 갈 때가 가장 아쉽습니다. 오쾨니히스부르그에 들렀다가 꼴마르로 가게 되면 저녁시간을 놓쳐서 숙소에 들어갈 터라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습니다. 스트라스부르크를 거쳐서 꼴마르로 들어가는 고속도로는 35번 도로. 지도상에서 독일과 프랑스의 국경을 사이에 두고 프랑스땅엔 35번 도로가, 독일땅엔 5번 도로가 마주달리는 셈입니다. 프랑스의 35번 도로는 프랑스땅에서 가장 기름지다는 알자스를 가로질러 스트라스부르크 꼴마르 뮐하우젠을 연결합니다. 독일땅의 5번 고속도로는 프랑크푸어트와 칼스루헤를 지나 유럽최대의 숲인 흑림의  바덴바덴과 프라이부르크를 연결합니다. 그리고 두 도로는 스위스의 바젤에서 만납니다. 지도에서 보면 알자스가 얼마나 독일스러운 땅인지는 더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대부분의 국경이 높은 산과 깊은 강 또는 바다로 나누어 지는데 반해 독일과 알자스 사이엔 하천수준의 강이 흐르고 있을 뿐입니다. 지명은 또 어떤가? 프랑스의 다른 도시들이 빠리, 디종, 낭시등의 이름을 갖고 있는데 반해, 알자스의 도시들은 함부르크나 레버쿠젠처럼 스트라스부르크, 뮐하우젠등 독일식의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제가 ‘독일식’에 편안함을 느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땅모양도 말도 풍광도 낮설지 않은 지역을 씩씩하게 두 번째 찾아 가고 있었습니다. “아멜 선생님은 프랑스어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명확하며 가장 확실한 언어라고 말씀하시며, 그 말을 우리들이 절대로 잊어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다. 왜냐하면 한 국민이 노예로 전락해도 자기 나라의 말만 잘 간직하고 있으면 그것은 마치 자신의 감옥 열쇠를 자신이 쥐고 있는 것이나 같기 때문이라고… ” 제가 중학교 때 배운 글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글은 프랑스의 국민작가 알퐁스 도데가 쓴 소설 ‘마지막 수업’입니다. 인터넷에 마침 마지막수업의 한부분이 올라있었습니다. 소설 마지막수업은 독일치하에서 프랑스말 수업이 사라지는 순간을 그리며, 모국어를 토대로 애국을 강조하는 감동적인 글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알자스로렌지방의 주민들은 독일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고, 계통적으로도 독일에 가까운 사람들이므로 당시 알자스주민들의 프랑스민족주의는 ‘혈연이나 언어’와는 상관없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알자스주민들은 프랑스계인 라틴족 보다는 게르만에 가까운 사람들이었고  사용하는 언어도 중세 이래 독일어를 사용해온 ‘독일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알자스 주민들이 독일보다는 프랑스에 기운 것은 1789년 프랑스혁명 때문입니다. 당시 봉건정치가 횡횡하던 독일에 비해 프랑스는 자유, 평등, 박애라는 혁명사상이 뿌리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수많은 나라가 생겼다가 사라지던 그 당시, 알자스의 주민들은 독일계의 봉건통치보다는 프랑스시민이 되고 싶어 한 것입니다. 소설 마지막수업의 배경이 되는 프랑스와 독일(프러시아)간의 전쟁은 바로 이 프랑스혁명 이후 프랑스땅으로 굳어져간 알자스로렌지방이 프랑스의 패배로 독일에 귀속되는 순간의 한 학교를 그리고 있습니다. 알퐁스 도데가 자신의 보불전쟁 참가경험을 바탕으로 그린 마지막수업 속에서 ‘프랑스어는 위대하다’고 하는 대목은, 적어도 알자스 로렌지방의 영토분쟁과는 그리 어울리는 대목은 아닌 셈입니다. 히려 우리는 알자스 로렌 사람들이 언어와 혈통이 다른 데도 프랑스를 선택한 대목에 주목해야 할 겁니다. 유년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이, 사실은 약간의 왜곡에 기초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속았다는 느낌보다는 역사적 사실을 단편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철없는 일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시장도 채 철수하지 않은 꼴마르를 이곳저곳 기웃거렸습니다. 길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해 버려 갈 길이 먼데, 이번엔 가온이가 투정을 부립니다. 투정의 내용이 먹을 걸 사달라거나 걷기 싫다는 거면 이해가 가는데, 가는 성당마다 초를 하나씩 켜달라니.... 꼴마르의 중심가는 사방이 통나무로 지은 집으로 둘러 쌓여있습니다. 화재라도 나면 어떻게 될까 불안하기조차 할 정도로 도심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시내를 따라 걷다 보니 1537년에 지어졌다는 \'메종 피스터‘도 보입니다. 무려 500년을 버티고 서있는 목조 건물이라니.... 뒤틀릴 때로 뒤틀린 통나무들이 건물 외벽에도 그대로 드러나는 거리를, 삐진 아들을 뒤에 달고 걸었습니다. 휴일이라 박물관도 한곳 들르지 못하고 산책하듯 걷다 빠져나온 도시지만 그간 걸어본 유럽의 도시 중 아름다운 거리를 꼽으라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꼴마르를 올릴 것 같았습니다. 돌아오는 길, 이번에는 프랑스의 대형 수퍼마켓에 들렀습니다. 프랑스에 왔으니 푸짐하게 먹는 것도 여행의 재미중 하나입니다. 새우도 사고 조개도 사고 와인도 한병, 그리고 생일을 맞은 아내의 생일케익도 샀습니다. 길은 어느새 어둠이 내리고 있었고 저희도 숙소인 독일로 향해 차에 올랐습니다. 삐치고 혼나서 눈물까지 보이던 가온이도 어느새 ‘착한 아들’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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