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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오염되지 않은 몇몇안되는 곳...스크롤압박.

조쉬베켓 2005.02.20 15:10:00
조회 9323 추천 0 댓글 49

스위스.....이럴땐 진짜 돈벌고 싶다...역겨운 도시공기...아 짤려서 다시올린글..

9월 13일 월요일.


입국수속을 마치고 취리히 시내에 도착하니 밤 9시가
훨씬 넘은 시각이었다. 내가 타고 온 비행기가 암스텔담을
경유해서 와야 하는 네덜란드항공이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할 일은 숙소 찾기.
미리 알아둔 펜션을 찾았으나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분명 근처까지 왔는데 보이질 않는다.
나 같은 길 찾기 지존도 헤메일 때도 있구나...

나중에 알았지만 이 곳은 간판이 아예 없다.
그냥 문 옆에 조그만 문패가 붙어 있을 뿐.
그러니 컴컴한 한밤중에 찾을 수가 있나.

그래서 다른 숙소를 찾았다.
취리히 백패커스 근처에 있는 호텔이었는데
1박 조식포함 85프랑.

장시간 비행으로 첫 날은 무지 피곤하기 때문에 조금
비싸더라도 호텔에서 편히 쉬기로 계획했었다.

9월 14일 화요일.


새벽에 일어나 부지런히 출발 준비를 했다.
아 그런데 비가 부슬부슬.
오늘부터는 밸리하우스와 벵겐롯지에서 7박을 하기
때문에 인터라켄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취리히에서 인터라켄오스트로 이동하는 철도루트는 두가지.
하나는 베른과 튠, 스피츠를 경유하는 노선이었고,
다른 하나는 루체른과 마이링겐, 브리엔츠를 경유하는
브류닉크선이었다.

7년전 인터라켄을 떠나 취리히로 갈 때, 바로 이
브류닉크 노선을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그 아름다운
차창 풍경을 잊을 수가 없어 이번에도 이용하기로 했다.

취리히에서 루체른까지는 왼쪽 창가 풍경이 좋고, 루체른
에서 마이링겐까지는 오른쪽, 마이링겐에서 인터라켄오스트
까지는 왼쪽 창가에 앉아야 멋진 풍경을 감상하게 된다.

반면 인터라켄에서 루체른 방향으로 가는 여행자들은
반대로 앉아야 한다.

루체른에 도착했지만 30초 차이로 인터라켄행 열차를
놓쳤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행운. 다음 열차가 골든패스
라인의 열차였기 때문이다.

골든패스 라인은 스위스 3대 관광 철도노선 가운데 하나로
뛰어난 차창 풍경과 전망 좋은 차량 운행으로 유명하다.

시간이 좀 남길래 루체른의 상징인 카펠교를 걷기로 했다.
날씨는 여전히 우중충. 가끔은 빗방울. 사진빨이 별루 안
먹히는 날씨다.


그러고 보니 루체른은 내가 처음 스위스에 왔을 때 숙박
했던 도시였다. 그때도 한 밤중에 왔었는데...

오후 1시가 조금 넘어 라우터부르넨에 도착했다.
먼저 밸리하우스에 짐부터 풀고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굳이 숙소부터 간 이유는 오늘부터 이곳과 벵겐에서 7박을
하기 때문이다.

인터라켄은 스위스 각 지역을 하루에 다녀오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 교통도 편리하고 주말과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수퍼마켓도 있다.

하지만 전망은 라우터부르넨이나, 벵겐, 그린델발트보다
못하기에 라우터부르넨으로 정한 것이다.

그린델발트는 저렴한 숙소가 없어서 패스. 벵겐은
라우터부르넨에서 한 번 더 갈아타고 올라가야하는 불편함
때문에 패스.


벵겐롯지에서도 숙박했었는데 하도 칭찬글이 많아 경험삼아 숙박
하기로 했다. 밸리하우스에 싱글룸 예약이 안되는 날도 있었고...

체크인부터 하고 먼저 가까운 슈타우프바하 폭포부터 구경.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낮은 구름들이 잔뜩 끼어
융프라우의 산들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상관없다. 7년전 구름 한 점 없는 융프라우요흐를
봤으니까.

슈타우프폭포를 감상하고 또 하나의 트륨멜바하 폭포에
가보기로 했다.
이 폭포는 한국 여행자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폭포인데
깊은 바위산 속에 있어 보이지도 않지만 입장료도 필요하고
포스트 버스로 몇 정거장 이동해야 한다.

문제는 포스트버스가 자주 운행되지 않는다. 1시간에 1대 꼴.
불과 몇 분전에 버스가 출발했기 때문에 약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벵겐롯지에 가 보기로 했다.

예약은 했지만 숙소 홈페이지 약도로는 도대체 어디쯤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였다. 벵겐역에 도착하니 바로 앞
도로 한쪽에 벵겐롯지를 가리키는 방향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근데 대략 난감하다. 표지판이 가리키는 곳은 수퍼마켓(COOP)
이고, 그 위는 다른 호텔의 야외테라스인지 레스토랑 같은
곳이었다.
COOP 옆 쪽에도 길이 있었지만 거기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뉘어지고 벵겐롯지 안내판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근처 여행안내소에 물어보니 COOP 옆길로 가서 굴다리 밑으로
내려가야 한단다. 여기서 부터는 교차로에 벵겐롯지 표지판이
붙어있으므로 찾기가 쉽다. 첨 가는 여행자들은 참고하자.

저 멀리 벵겐롯지가 보인다. 하지만 귀곡산장이다. ㅋㅋ
주변의 산뜻한 샬레들과는 달리 빛바랜 페인트칠에 군데군데
부숴진 창틀, 걸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어두운 마루바닥.

근데 인기척이라곤 느껴볼 수가 없다. 아래층으로 내려 갔다.
타일이 깔려 있었는데 역시 접착부분이 떨어져 사각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무도 없고 어두워서 그런지 음산한 분위기였다.
2층으로 올라갔다. 주인이 기거하는 곳이었는데 아침 10시
전에는 노크하지 말란다.


오후가 지난 시간이라 노크를 해봤다. 아무 반응이 없다.
뭐 이래! 조금은 실망이다. 아까 체크인 했던 밸리하우스와는
모든게 반대였다.

다시 라우터부르넨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포스트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았고 다음 버스로 다녀오기에는 시간적으로
무리가 있을 것 같아 뮤렌으로 답사를 나갔다.


되도록이면 스위스의 아름다은 자연 풍경을 많이 보고, 카메라에
많이 담고 싶었기 때문에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서였다.

뮤렌. 이곳 역시 한국여행자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이다.
쉴터호른 전망대에 오르는 루트 가운데 하나이며, 융프라우
연봉을 바라보며 하이킹이나 짧은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며, 저녁에는 돈 안들이고 융프라우의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스위스패스나 융프라우패스 소지자)

물론 벵겐이나 라우터부르넨에서도 석양을 볼 수 있지만
옆 산에 가려 아예 안보이거나 일부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뮤렌까지는 먼저 라우터부르넨 역 앞에 있는 케이블카로
올라간다. 31도의 경사면을 거의 수직에 가깝게 올라가는데
전망이 끝내준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글르츄알프. 이곳에서 뮤렌행 전차를
탄다. 올라가는 도중 벵겐 마을이 한눈에 조망되며 벵겐에서도
역시 이 케이블카가 조망된다.
요금 9.80프랑. 스위스패스 융프라우패스소지자는 무료.

- 담편에 계속 -


9월 18일 토요일

오늘은 4박 하고 있었던 밸리호스텔에서 체크 아웃하고
벵겐롯지에서 2박 하는 날이다.

새벽부터 여행길에 나선 뒤 저녁에 벵겐롯지에 갈 수도
있었지만 아예 벵겐롯지에 짐을 넣어두고 여행에 나설
계획이었다.

늘 하던대로 새벽에 일어나 하늘부터 바라본다.
오늘도 까만 새벽하늘에 별이 한가득이다.
이힛 좋아라.

오늘은 로트호른에 올라 가야쥐.
밸리의 리셉션 오픈시간이 오전 8시부터인 관계로
빵과 먹다 남은 당근으로 느긋하게 아침을 때우고
라우터브루넨 계곡으로 내려갔다.

어제는 그린델발트에서 아침을 맞이했지만 오늘은
라우타부르넨에서 일출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였다.
어제 풍경과 크게 다르지도 않았지만 큰 기대도 하지 않았었다.


벵겐롯지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9시가 안 된 시간이었다.
그런데 아침에 도착한 벵겐롯지의 분위기는 첫날
위치 파악차 왔을때와 똑 같았다.

여전히 썰렁. 인기척이 없다.


오전 10시 이전에는 노크하지 말랬지만 적어도 리셉션
데스크에는 스텝이 있을 줄 알았다.
그래야 체크아웃 처리를 할테니까.

밸리호스텔의 경우 지금 이 시간 정도면 욕실과 식당에
여행자들로 분주할텐데 이곳은 짐싸들고 체크아웃 하는
여행자 조차도 볼 수 없었다.

아무리 여름 성수기가 지나갔다고는 하지만, 밸리와는
너무 큰 대조를 보였다.
노크하고 싶지만 할 수도 없고, 짐 만이라도 맡기고
여행에 나서고 싶은데 대략 난감하다.

2층 거실에는 분명 인기척이 있는데... 전화라도 걸어보고
싶었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공중전화가 없다. 켁!

다시 무거운 배낭 둘러메고 언덕길 낑낑거리며 올라가
중간에 작은 공원에서 전화기를 발견했지만, 젠장 카드 온리다.

열이 뻗쳐 다시 벵겐롯지로.


하는 수 없이 문 밖에서 헬로우를 외쳐 댔지만 반응이 없다.
아∼ 야마돌아.

첫 인상도 별로 마음에 안들었는데 이렇게 날 생까다니...
이럴 바에는 그냥 벨리호스텔에 쭈욱 있는게 나을 것 같아
편지를 썼다.

어쩌구 저쩌구 해서 왔는데 어쩌꾸 저쩌구 해서 그냥 간다.
미안하지만 숙박 캔슬 해달라.
편지가 완성될 무렵. 밖에서 놀던 이 집 아이들이 올라왔다.
그 덕에 주인 아줌마? 언니? 를 만나게 되었고 겨우 체크인
할 수 있었다.

벨리의 경우 예약자 이름 확인하고 숙박카드에 인적사항 기입
하고 관내 주의사항과 여러 가지 설명을 들었는데, 이곳은
그런 절차가 없었다.

예약은 했는지, 이름이 뭔지 묻지도 않으면서 시트와 방 키를
건네 주는 거였다. 숙박요금도 아무때나 주면 된단다.


나는 애써 내 이름과 예약자임을 밝혔다.

그냥 이대로 넘어가면 분명 오늘부터 2박 예약했던 코리아의
김아무개 안 왔네. 코리안들 예약문화 꽝이야. 이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짐만 풀고 인터라켄오스트로.
하지만 브리엔츠행 열차는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5분 후에 떠나는 보통열차를 타고 슈피츠로 가기로 했다.

처음 내 여행 계획에 슈피츠 하차는 없었지만 3일 동안 지나
치며 바라본 풍경에 매료되어 가보기로 한 것이다.


내가 하차한 곳은 한 정거장 전인 폴린제(Faulensee).

사실 슈피츠 보다는 폴린제 마을 풍경이 더 좋아 이 곳에서
내렸다. 다음 기차 시간까지는 50분 정도 여유가 되길래
천천히 마을을 산책해 보았다.

다음 열차를 이용해서 한 정거장 떨어진 슈피츠로 이동.

언덕 아래로 펼쳐진 슈피츠성과 마을에도 내려가고

싶었지만, 브리엔츠에 가는 골든패스열차가 금방 오길래

다음 기회로 미룸.

그리고나서 브리엔츠로 향했다.
브리엔츠는 브리엔츠 호수 거의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마을
인데, 이곳에서 로트호른(2298m)으로 올라가는 등산열차가 있다.

5월 하순에서 10월 하순 사이에만 운행되는 이 열차는
스위스에서는 유일한 증기기관차이다.

모두 8대가 있으며 최근 디젤기관차도 도입되었기 때문에
이왕이면 증기기관차가 운전하는 것에 승차해야 제 맛이다.

좌석은 진행방향의 왼쪽에 앉아야 경치를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 있으며, 반대로 하산할 때는 오른쪽에 앉아야
한다.

여름 성수기나 전세편이 있을 때에는 열차 2∼3편이 연속해서
출발 하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사진 촬영시 좋은 그림을
만들어 준다.


기관차는 생각보다 훨씬 작은데 그 엄청난 파워에 놀랄
따름이다.
등산 할 때는 되도록 기관차에서 제일 먼 객차에 앉을 것.
엄청 시끄러움. 반대로 하산시에는 브레이크만 걸고 내려
오므로 상관 없음

운행시즌이라도 날씨가 좋지 않거나 승객이 적을 경우
운행이 중단되므로 날씨 좋을 때 가는 것이 장땡이다.


운임 왕복 72프랑. 스위스패스 25%할인.
SBB 브리엔츠역에서 하차하여 길 건너편 등산철도역에서
환승한다.

내 앞에 해리슨포드 비슷한 아저씨가 앉아 있길래 물어
보았다.

나 : 너 해리슨포드 맞지?
아저씨 : 아냐~ 임마.


등산 열차는 중간에 급수를 위해 한 번 정차하며, 계속 급경사의

산길을 올라간다.

터널을 지날때는 증기기관차의 엄청난 소리가 울려 고막이

아플 정도이다.

  

그렇게 로트호른 주위를 둘러보다 다시 하산열차에 승차.

브리엔츠역.

찍을땐 몰랐는데  해리슨포드 아저씨 또 찍힘.

호숫가를 둘러보다 인터라켄까지는 유람선으로 결정.

스위스패스로 무료승선 가능함.

아직 해가 하늘에 떠 있었지만 부지런히 라우터부르넨으로 갔다.

오늘은 그르츄알프에서 석양에 물드는 융프라우 3산을 조망하기

위해서 였다.

왼쪽부터 아이거(3970m), 멘히(4099m), 융프라우(4158m) 가 된다.

관광객들이 클라이네샤데이그에서 지하철(?)을 타고 올라가는 곳은

멘히와 융프라우 사이에 위치해 있다.

저녁노을은 항상 짧아 아쉽다.

다시 기차를 타고 인터라켄의 COOP에서 저녁거리를 구입하여

벵겐롯지에 올라오니 밤 10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여전히 여행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조용했다.

마루와 계단을 걸을때마다 들리는 삐걱 소리는 완전히 귀곡산장^^

싱글 방은 왜이리 넓은지...

혼자자기에 싱글이지 침대가 4개나 있는 4인용 방이었다.

복도 전등 스위치가 한 가운데 있었기에 거의 복도 끝 방에

있던 나는, 항상 으시시한 분위기 속에 어두운 복도를 따라

화장실로 그리고 샤워실로...  

그날 밤은 방에 불을 켜 놓은 채로 잠을 잤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내 방에 나랑 같이 있는 느낌 때문에.

- 다음편에 계속 -

9월 16일 수요일

새벽 5시. 어김없이 눈이 떠졌다.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도로가 젖은걸 봐서 간밤에 비가
또 내린 듯하다.


하늘을 보니 별이 없다. 오! 쇗∼

별이 안 보인다는 것은 베르너오버랜드 지방은 아직 구름에
덮혀있다는 뜻이다.


젠장. 오늘 브리엔츠에서 스위스 유일의 증기기관차를 타고
로트호른에 오를 생각이었는데...

어제처럼 잔머리를 굴려 오늘은 서남쪽에 있는 체르마트에
가기로 했다.


체르마트. 마트가 붙는다고 해서 우리나라 이마트 같은
대형수퍼마켓이 아니니 오해 마시길.

이곳에 알프스의 고독한 산 마터호른이 있다.  

      
날씨가 흐리거나 구름에 덮혀 있으면 말짱 꽝이라
조금은 불안한 마음으로 출발을 했다.

인터라켄에서 체르마트까지는 두 번 열차를 바꿔타야 한다.
인터라켄 - 슈피츠 - 브리그 - 체르마트
체르마트까지는 약 3시간 10분 가량 소요되므로 부지런히
떠나야 한다.

인터라켄에서 체르마트까지는 승차하는 열차마다 모두
오른쪽에 앉아야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슈피츠에서 브리그까지는 계곡을 따라 알프스의 렛치베르그
고개를 넘어 브리그까지 가는데 이 구간이 아주 장관이다.

기차가 계곡을 따라 어느 정도 달리면 갑자기 왼쪽 창 풍경이
좋아진다. 하지만 좌석 이동은 금물. 왜냐하면 기차가 고개를
오르기 위해 180도 회전했기 때문이다.


아까 오른쪽 앞에 보이던 눈 덮인 산이 왼쪽 뒷편으로 보인다.

그리고 몇 개의 터널은 지나는데 열차는 터널 안에서 또 한번
180도 회전을 한다.

그리고 도착하는 역이 칸데르스테그.
이곳에도 몇 개의 하이킹 코스가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기차에 싣고 고개를 내려간다.

열차는 이윽고 길이 15km의 긴 터널로 들어가는데 여기서부터
브리그까지 로느 계곡의 풍경을 보면서 내려가게 된다.


열차가 브리그에 가까워 질수록 눈 덮인 알프스 산이 보이는데
바로 체르마트가 있는 곳이다.

열차가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이곳의 날씨는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이었다.


야호! 아마 높은 산들에 걸려 비구름들이 죄다 융프라우 쪽에
몰린 것 같다.

브리그에서는 역 앞에 있는 MGB 철도를 이용해 체르마트로
올라간다.(스위스패스 무료).


도중 비스프역에 정차하는데 제네바 방면에서 온 여행자들은
여기서 갈아탄다.

또한 브리그에서 체르마트까지는 빙하특급 열차 노선 가운데
한 구간이라 시간이 맞는다면 빙하특급으로 체르마트까지
갈 수 있다.

빙하특급은 전좌석 예약제이고 약간의 예약요금도 필요하지만
브리그-체르마트 구간은 빈자리만 있다면 예약과 추가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체르마트에 도착하니 11시.
날은 화창했지만 마터호른은 흰구름이 많이 덮혀 보이질
않는다. 원래 마터호른은 체르마트 마을에서도 바라보이는데...

여기까지 와서 돌아 갈 수도 없고...

걱정반 기대반으로 고르너그라트 등산열차에 몸을 실었다.
열차가 산에 오를수록 마터호른 봉우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지만 태반이 구름에 덮혀 보이질 않았다.

오호 통재라. 저거 보기 위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사실 이번 여행중 가장 큰 기대를 한 곳이 바로 여기였다.

1시간 넘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지만 끝내 마터호른은
그 모습을 내게 보여주지 않았다.


서글픈 마음으로 하산열차에 승차. 중간역인 리페르제에서
내렸다.

리페르제가 뭐 하는 곳이냐 하면,
바로 여기서 작은 호수에 비치는 \'거꾸로 마터호른\'을 볼 수
있다. 많은 한국사람들이 고르너그라트까지는 오지만 이곳은
대부분 지나친다.

하긴 100배 헤매기식 같은 우리나라 가이드북 종류엔 이런
코스 설명이 없을 것이다.  

아! 감동이다. 사진에서만 보아왔던 마터호른이 수면위에
비친다. 하지만 구름에 덮힌 몸뚱아리에 아쉬움만이...흑흑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하산열차에...

배가 고파 햄버거를 사먹었다.

케찹을 안 주길래 달라고 했더니 돈을 받는다.

젠장. 7년전에 당한 게 갑자기 생각났다.

40센트 줘버리고 열받아서 COOP가서 아예 도마토 케챱을

사버렸다.

그 뒤로 여행 끝날때까지 갖고 다니며 냉동 피자에도 발라 먹고,

샐러드, 당근에도 발라먹고 쨈대신 빵에도 발라 먹었다.

저녁무렵에 돌아온 인터라켄은 아직도 구름속.

내일은 제발 해좀 떠라...

잠자기 전 샤워하기 위해 세면장에 갔더니

한국아가씨가 응가를 하고 있었다.

(샬레의 화장실 욕실은 남녀공동)

켁!!! 문 좀 잠가놓고 응가를 하던가...

아니면 문 밖에 \'응가중\' 이라고 붙여 놓던가.

물론 노크 안 한 나의 실수도 있었지만,

문 잠그고 싸는 것도 기본 예의입니다.  

아직도 그녀의 외마디가 생생하다.

"저 지금 사용중인데요"

누가 모르나. 지금 보고 서있는데...

- 2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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