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대비해서 보여준걸까? 이걸 보고 지호가 사패니, 지호가 세희를 조련하기 세희 마음을 알면서도 떠났느니 하면서 지호를 디스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작진은 왜 이런 무리수를 둔걸까?

나는 이혼에 대한 세희와 지호의 관점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해.
지호는 정민에게도 말했지만 이혼이 새드엔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일반적이진 않지.
지호는 결혼은 신성하다는 말에 사랑이 신성하다고 대답했어. 결혼이 신성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바로 사랑이어야 하니까.
근데 사랑이 신성하기 위해선 깨끗해야하는데 자기 마음안엔 미움도  의심도 함께 있었다는 걸 알았어. 정화가 필요했어. 그래야 반짝반짝 빛나니까. 그래서 여행을 떠났던 거야. 돌아오기 위해서. 세희에게 몇가지 암시를 남기고.
우리 목걸이,하프타임(지호는 다른 용어를 말했는데 생각이 안나네),편지(몽골의 장례문화.통과의례에 대한 얘기였어. 군더더기를 털어내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얘기였는데,문과충인 나에겐 그렇게 들렸는데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더라)
근데 세희는 몰랐어.왜냐하면 이혼은 새드엔딩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지호가 보내는 암시들을 연결해서 해석할 수 없었던 거야. 나름 남자치곤 눈치가 빠른 세희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야.

그래서 세희는 그리워서 아팠고, 지호는 그리워서 행복했어.

사랑을 잊기 위해 세희는 집을 팔았고, 자기 안에 반짝이는 사랑을 확인했기에 지호는 돌아왔어.

그런데 문제는 지호가 전에도 말했지만 세희의 마음의 깊이를 아무도 몰랐던 거야. 지호도 세희 본인도.
세희는 지호를 떠나보내고 세상이 뒤바뀔 정도로 이렇게 아플지 알았을까? 알았다면 떠나보낼 수 있었을까?
아니, 난 아니라고봐. 세희는 이별을 겪어봐서 오히려 자신있었어. 자신은 상처를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이제까지 그래왔으니까. 그게 있어서 항상 지호가 받을 상처만 걱정했었어. 근데 아니였던 거지. 첫사랑은 사랑자체에 대한 사랑이였고 이별 후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함께 공존했기에 분산시켜서 담을 쌓아버리면 그만이였지만 지호에 대한 사랑은 지호 그자체엔 대한 사랑이였기에 그리움에 무너져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세희도 몰랐던 그 마음의 깊이를 지호가 알았었다면 지호가 그렇게 편하게 그렇게 오래 떠나있을 수 있었을까? 만취상태에서도 옷을 개던 세희인데.

전에 지호가 그랬었지. 어제를 살아봤다고 오늘을 다 아는 건 아니라고. 사람도, 시간도, 사랑도,이별도, 그 순간의 자신의 마음도 다 그런 것 같아.
우리는 모른는 게 너무 많아. 그러니까 건투를 빌 수 있는 거겠지. 어떤 상황에서도.


막회 끝나고 못본 상태에서 갤러들 사이에 하도 말이 많아서 안보려다기 이제서야 봤는데 보길 잘했단 생각이 드네. 좋았어. 세희가 스스로 마법을 깨고 나올 수 있어서.
모두 행복한 선택을 해서.

집사들 모두 행복해져라. 건투를 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