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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 잊혀진 초...

새벽문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6.15 20:44:13
조회 4051 추천 45 댓글 10

 

"음? 숙구랑 닮은 애? 무슨 소리야, 이 조그만 마을에 그런 애가 있으면 내가 모를리가 없잖니.  꿈이라도 꿨니?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잠이나 자라 승리야."

 

"아인데....지가 기억하는디...."

 

승리는 울상을 지었다.

어머니라면 틀림없이 알 줄 알았는데 어머니조차 모른다니.

아무도 그 아이를 기억하지 못한다.

 

'하하, 또 우는 거야? 멍-청이!"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리는 쪽을 보았지만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마치 모듯것이 그의 망상이라도 된 양.

 

승리는 며칠 전부터 이상한 꿈을 꾸고 있었다.

꿈 속에서 그는 숙구와 마을 뒷산에서 놀고 있었는데 늘 무표정인 숙구가 희한하게도 꿈에서는 해맑게 웃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개꿈이라고 생각했다.

늘 숙구가 언제쯤 표정이 변할지 궁금했었으니까, 상상을 하다하다 이제는 꿈까지 꾸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달랐다.

그 애를 볼 때마다 가슴이 지끈거렸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뛰었다.

 

가슴의 통증을 느끼며 당황하는 순간 해맑게 뛰어놀던 숙구가, 아니 숙구와 닮은 그 아이가 그를 바라보았다.

순식간에 표정을 굳힌 그 아이는 말했다.

 

"너도, 너도 나를 잊은거야?"

 

아니야,

그럴리가 없잖아.

내가 어떻게 너를 잊겠어.

좋아해, 너를 좋아해.

제발, 가지마.

내가 너를 기억하니까, 사라지지 말아줘.

 

"그럼, 내 이름을 불러 봐. 내 이름을 불러봐 안승리."

 

기억해 내야 해. 기억해 내. 난 저 아이를 알고 있어.

내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뛰게 하는 유일한 사람.

아, 그래 네 이름은.

 

"초"

 

어째서?

입을 벌린 순간,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다.

마치 더 이상의 말은 허락되지 않는다는 듯이.

하고자 했던 말조차 머릿속에서 지워져버렸다.

아이는 한심하다는 듯이 나를 보더니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안돼, 가지말아줘.

부탁이야.

 

"흥, 멍-청이!"

 

안돼!!!!

아이는 터벅터벅 승리를 떠나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으로 사라졌다.

승리는 아이를 막고 싶었지만 그는 움직일 수 없었다.

그 아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볍게 걸어갔다.

승리 따위는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이 나풀나풀, 경쾌한 걸음으로.

 

승리는 고개를 털었다.

벌써 비슷한 꿈을 계속 꾼지 일주일이 넘었다.

꿈에서 깰때마다 느껴지는 애절한 가슴 아픔은 도저히 꿈을 그저 꿈이라고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다.

어머니도 모른다면 방법은 하나 뿐이었다.

마을의 당산목.

늘 현명한 그라면 뭔가를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아.....누굴 찾는다고?"

 

"숙구랑 닮은 아이에요! 그치만 숙구보다 더 예뻣어요. 빨간 눈이었고, 피부도 숙구보다 더 하얗고, 나를 멍청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정말 예쁘게 웃는 아이였어요."

 

당산목은 귀찮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뭐든 진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건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비참한 진실이었다.

하지만....

당산목은 눈을 초.....아니, 반짝거리며 물어보는 승리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내 생각에, 네가 말하는 아이는 이 애인 것 같네. 한번 볼래?"

 

당산목은 그렇게 말하며 허공에 무언가를 투사했다.

승리는 신기한 광경에 눈을 초..... 반짝거리며 바라보았다.

이게 가끔씩 대동 형이 말하던 음...프로...프로...프로텍터라는 걸까?

 

투사된 관경에는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는 아이가 비치고 있었는데, 아이는 승리의 꿈속에 나오던 그 아이와 정말 닮아있었다.

 

"차라라는 아이야. 네가 말한 것처럼 숙구와 정말 닮은 아이지. 별로 좋은 애는 아냐."

 

승리는 영상에 더 바짝 다가갔다.

처음에는 승리도 그 아이가 그의 꿈속에서 나오던 그 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뭔가 달랐다.

아이는 꿈 속에서 보던 것처럼 생기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꿈 속에서는 보석처럼 빛나던 아이의 눈과는 달리 영상 속 아이의 눈은 말라붙은 비처럼 생기없이 가라앉아 있었다.

무엇보다, 그 아이를 보면서는 그 가슴이 에이는 듯한 통증도, 간절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 아이가 아니에요. 제가 찾는 아이는....이 애가 아니에요."

 

승리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그는 분명 아이를 기억했다.

하지만 아무도, 아무도 아이를 기억하지 못했다.

 

아이가 울기 시작하자 플라위는 당황했지만 이내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까지 기억이 남아있다니.

승리는 그 아이를 정말 좋아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차라리 진실을 말해주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지.

 

"넌 모르겠지만 꼬맹아, 세상에는 절대적인 존재가 존재한단다.

 원한다면 사람 하나쯤은 없는 걸로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은 절대자가.

 하지만, 안타깝게도....절대자가 꼭 합리적이라는 법은 없지.

 너의 친구이던 초,.... 그 아이는 절대자에 의해 지워졌어.

 그 아이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너희와 어울려 놀던 아이지만, 이제는 아무도 그 애를 기억할 수 없지.

 포기하렴 꼬맹아.

 절대자에 의해 이름이 지워진 이상, 너는 결코 그 아이를 기억할 수 없어."

 

무슨.....

승리는 이제는 훌쩍이는 것을 넘어 펑펑 울었다.

자리에 주저앉아 목이 찢어져라 울어대던 승리는, 그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당산목이 차라리 말해주질 말걸 그랬다고 후회하기 시작할 즈음이야 울음을 그쳤다.

 

"만약에."

 

승리는 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만약에, 그 아이가 여기 있었더라면 그 애는 저한테 뭐 이런 걸가지고 질질 짜냐고 놀렸을 거에요.

 그리고는, 시도도 해보지 않고 포기할 거냐고 물어봤을 거에요.

 그 애는 보이지 않지만 저는 알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승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당산목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는 평소의 소심한 안승리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당당하게 말했다.

 

"나는 그 아이를 포기하지 않아요. 절대자든 뭐든, 상관없어요. 나는 꼭 그 아이를 되돌려받을 겁니다."

 

당산목은 헛웃음을 흘렸다.

과연 아이는 자신과 닮은 구석이 많은 꼬마였다.

 

"뭐. 잘해보라고 꼬마."

 

 

 

 

-------------

갤떡보고 필 받고 써왔는데 미안하다. 귀농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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