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자유롭다. 펜리스의 리만 러스여. 네 자유가 황제의 의지에 부합하기 때문이지. 내가 제국의 진격을 가로막는 행성과 싸울 때마다, 나는 오직 홀로 남기만을 원하는 평화로운 행성을 정복하기를 명받지. 나는 '해방'이라는 이름으로 문명 하나를 통째로 파괴하기를 명령받는다. 나는 이렇게 정복한 행성에서 황제의 무기로 삼을 수백만 명의 남자와 여자를 징발하기를 명령받는다. 나는 이것을 '세금,' 혹은 '모집'이라고 부르기를 명령받지. 왜인지 아나? 우리가 진실을 말하기를 너무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이걸 '노예'라고 말하길 주저할 뿐이다."
"앙그론..." 러스가 으르렁거렸다.
"조용히 해! 네놈은 벌써 나를 위협했다. 사냥개. 이제 다른 한 마리 사냥개가 짖는 걸 들어봐라."
"그럼 말해봐라." 러스가 마치 자신에게 허가를 줄 권한이라도 있는 양 말했다."
"나는 너와 마찬가지로, 충성스럽다. 나는 내 군단을 무고한 자와 죄지은 자 둘 모두의 피로 적시도록 명받았고, 나는 그렇게 한다. 이 생에서 내게 남은 것은 그것뿐이기 때문이지. 나는 이런 짓을 하고, 그걸 즐긴다. 우리가 도덕적으로 옳거나, 우리가 이 어두운 우주를 밝히고자 하는 사랑이 넘치는 영혼이라서가 아니야. 내 머릿속에 박힌 부쳐스 네일이 내가 느끼는 전부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손상' 때문에 섬긴다. 이게 없으면? 흠, 네가 너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좀더 도덕적인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 고결한 사람 말야, 응? 아마 우리 아버지의 궁전의 계단을 올라가 그 노예를 부리는 개자식의 목을 딸 수도 있을 거다."

"어째서 너는 달랐던 거지?" 로가가 물었다. "어째서 우리 아버지는 너를 그렇게 대했던 걸까?"
앙그론은 자신의 형제의 어조에 실린 무미건조한 친절을 무시하며 말했다. "너는 네 노새, 콜 파에론을 계속 데리고 있을 수 있었지. 러스는 자기 무리들을, 라이온은 루서를 데리고 있을 수 있었어. 그들의 형제나 양아버지같은 '인간'들은 구해져서 군단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졌어. 하지만 나는 아니었어. 이 앙그론은. 아니였지. 황제가 그 금 갑옷을 휘감은 커스토디언들을 내려보내 나와 내 군대를 도와줬던가? 아니었어. 황제가 워 하운즈를 풀고 내 곁에서 싸우도록 명령했던가? 아니었어. 황제가 라이온의 가장 가까운 가족을 구하고 영광스럽게 만들었던 것처럼 내 형제자매들을 구해줬던가? 콜 파에론에게 그랬던 것처럼? 아니야, 아니야, 아니었어. 앙그론에게는 아무런 자비도 내려주지 않았어. 이 맹세를 어기는 자 앙그론에게는, 배신자 앙그론에게는, 아무 것도."
월드 이터는 바위에서 뛰어내렸다. 시선은 바닥의 뼈들에 고정한 채로, 그가 계속해서 로가에게 말했다. "황제가 너와 콜키스에서 있었던 것처럼, 불칸과 녹턴에서 있었던 것처럼, 러스와 펜리스에서 있었던 것처럼, 내 고향행성에서 몇 주간 머물렀었나? 아니야. 노예 앙그론과는 힘을 겨루는 시합도 하지 않았어. 몇주간 행성에 머무르며 웃고 떠들고 행성의 상처를 치유하지도 않았지. 그 대신에, 황제는 내게서 내가 살아왔던 인생을 빼앗고 내가 마침내 얻어낸 죽음까지도 빼앗았지. 황제는 나를 필요로 했던 사람들에게 내가 했던 맹세까지도 부수게 만들었어."


HH 설정 처음 짰을 25년 전에는 HH시리즈가 소설도 나오고 이렇게 깊게 다뤄질 줄 몰랐어서 설정을 대충 짠듯한데 그 결과로 작가들은 죽어나가고 황제는 진짜 이상한, 앞뒤 안맞는 미친놈이 되가는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