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크지용 프로필: Hayastan, 리슐리외 서버 소속 제독(前田健太, 2771305)이자 대학생 겸 문학가. 대표작은 《A match made in heaven》, 《용서》, 《雨の中の時雨 (상, 중, 하편)》, 《피랍》 등이 있다. 참여 합동작으로는 1,2,3기 전갤 릴레이 문학이 있다. 또한, 삼국지13 pk 전함소녀 모드를 제작하여 트위터 (
https://twitter.com/zjsn_vivaldi )를 통해 배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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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독이다.
해군 사관학교에서는 퇴학당하거나 배치를 받지 못 할 정도의 나쁜 성적도, 조기배치를 받거나 주요 지부로 들어갈 정도의 좋은 성적도 올리지 않았다.
단지 보통에서 조금 높은 점수를 얻어 이곳, 샤먼(厦门)과 광저우(广州) 사이에 위치한 산터우(汕头) 해군중심의 제독이 되었다.
애매한 곳이다. 푸저우(福州) 근처긴 하지만, 푸저우에는 주요 항구인 샤먼이 있다. 광저우는 바로 근처가 선전(深圳), 잔장(湛江)같은 주요 상업도시고...
눈에 띌 곳이 아니다.
게다가 취안저우(泉州) 해군중심같이 제독이 부자도 아니고, 샤먼 해군중심같이 제독에게 특별한 스토리 (세계적 축구 유망주였다.)가 있지도 않다.
원래 비서함은 엔터프라이즈 씨였다. 눈에는 띄지 않지만 나긋나긋하고, 서류 작업도 무난히 해냈고, 가끔씩 농담을 던지면 살짝 웃으며 받아넘겼다.
현재 비서함인 덴버를 만난 것은 몇 달 전, 상하이 해군사관학교에 갔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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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사관학교는 지휘관을 양성할 뿐만 아니라, 함선소녀와 지휘관에 대한 재교육의 기능도 담당한다.
재교육은 특강 형태로 실시되는데, 보통 제독용 특강과 함선소녀용 특강이 따로 있다. 하지만 내가 들은 근접격투술 특강은 독특하게도 제독과 함선소녀가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수업은 이론 1시간 반, 실전 30분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이론 시간에는 병기에 대한 설명과 부품의 명칭, 간단한 자세를 배웠고, 실전 시간에는 특수 장구를 이용한 대련을 했다.
함선소녀들이 지휘관들보다 대체로 우수했지만, - 나와 몇 명 말고는 3~40대로 보였다 - 다른 함선소녀들을 몇 초 만에 제압하는 소녀가 있었다.
금빛 장발이었지만 몇몇 가닥은 은색이었고, 피같이 붉은 눈을 가졌으며, 냉정해 보이는 인상을 받았지만 상대에게 항상 경의를 표하는 따스함도 있었다.
나는 그녀가 누구인지 몰랐기에, 옆자리에 있던 해군남동지부 소속 바플뢰르에게 물어봤다. 그녀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어? 쟤, 못 들어봤다고? 실기는 포격, 회피기동, 대잠, 수영, 대공에서 전부 만점이고, 해양생태학, 해양법, 함선기관, 해상무역사, 함선병기사에서도 만점을 받아서, 각 해군중심의 스카우트 1순위인 애인데.'
'해역을 돌면서 정수를 수집한 다음, 넘겨주면 알아서 배분해주는 구조니까, 나는 별로 신경 안 써왔는데. 확실히 우수해보이긴 하지만...'
'뭐, 물론 그렇지만, 쟤는 배치 명령을 계속 거부하는 케이스야. 톈진(天津), 샤먼, 레이저우(雷州), 다롄(大连)같은 대형 해군중심의 스카우트까지도. 어떤 일이 벌어지면 해군중심으로 갈 거냐고 물어봤더니, 대련에서 자기를 이기면 들어갈 거라고 하네.'
'엄청 콧대 높고, 콧대만큼이나 능력이 좋은 사람이네.'
나는 실기 시간마다 매번 다른 함선소녀나 제독을 압도적으로, 심지어 단 한 번의 공격조차 허용하지 않고 승리를 챙기는 그녀를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당신의 상대는... 덴버입니다. 덴버 양, 맞은 편에 서세요.' 강사가 말했다.
그녀의 이름이 덴버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녀는 다가오더니,
'...정정당당히 대결합시다.'라고 하며 깍듯이 인사를 했다.
(나는 과연 몇 초나 버틸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특수 장구를 입은 뒤 그 모형 장검을 집고 자세를 취했다.
'준비... 시작!' 강사의 말과 동시에 그녀는 칼을 꼬나 쥐고 달려들었다.
그녀는 내 왼 어깨를 겨눈 채 산을 쪼갤듯한 기세로 달려왔고, 나는 그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왼 어깨를 팍 하는 소리와 함께 맞았다. 그리고 격통이 몰려왔다.
'샨터우 제독, 좌완 절단 판정입니다.' 강사가 말했다.
특수 장구는 받은 충격이나 방향 등을 계산해 그 충격을 착용자에게 전해준다. 절단의 고통이 이렇게나 강렬하다니... 나는 왼팔을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빠르게 끝내겠습니다.' 그녀는 자세를 다시 잡더니 다시 달려왔다. 이번에는 배 쪽이었다.
(정말, 세다.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도 막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어... 그래도, 일단 끝까지.)
그녀는 칼을 거둔 뒤에 다시 자세를 잡았다. 이번에는 가슴 쪽으로 올 듯했다.
상당히 거세긴 했지만, 예상했던 것처럼 겨우겨우 막아냈고, 그녀의 표정에서는 당혹함이 보였다.
그녀는 다시 여러 번의 거센 공격을 가했지만, 공격할 때마다 겨우겨우 막아냈고, 이내 빈틈이 보였다. 그녀가 다음 공격 할 때 나는 칼을 걷어냈고, 이내 그녀의 가슴을 향해 장검을 찔렀다.
'그만, 거기까지. 샨터우 제독의 승리입니다.'
주위는 술렁였고, 그녀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겨우 특수 장구를 벗은 뒤 일어섰다.
'괜찮아?'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그녀는 아무 반응도 없었지만, 곧 무릎을 꿇더니,
'이 덴버, 당신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당신의 밑에서 싸우고 싶습니다.
저를 이길 자만을, 저는 기다려 왔습니다. 사령관님이 바로 그분입니다... 사령관님.'
나는 그 요청을 받아들였고, 그 날 오후에 해군중심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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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로부터 약 석 달이 지났다. 덴버는 내 비서함이 되었고, 그 능력을 거리낌 없이 발휘했다.
오늘도 여느 날과 같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집무실은 시원했지만, 집무실 밖으로 한 발자국이라도 디디면 높은 습도와 높은 온도가 겹쳐 금방 땀범벅이 될 정도였고, 그래서 나는 내 방 대신 집무실에서 잠을 청했다. 방 에어컨은 집무실 에어컨보다 성능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덴버는 그런 내 옆에서 묵묵히 서류 처리와 출격 함대 구성을 하고 있었다. 펜 소리는 요란했고, 함대원들은 덴버 앞에 간 다음 출격 준비를 하러 다시 떠났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펜 소리가 멈췄다. 나는 덴버에게 무슨 일이 있나 싶어 다가갔더니, 펜을 쥔 채 엎드려 졸고 있었다.
'덴버?' 나는 덴버의 볼살을 찌르며 말했다.
'음... 앗?!' 덴버는 깜짝 놀라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업무를 하다 졸다니, 이런 치욕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뭐, 잠깐 졸은 건데. 가끔은 그럴 수도 있는 거고... 덴버?'
덴버는 다시 졸고있었다. 아무래도 요즘의 폭염과 더불어 과로때문에 이런듯 하다.
'음음, 아무래도 피로 누적 때문 아닐까요?' 엔터프라이즈 씨가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내가 집무실에서 잘 때도, 덴버는 집무실에서 자는 건 실례라고 하면서 자게 방에 가서 잤으니까. 더위를 먹은 거 아닐까?'
'그렇다면 여행을 가는 건 어떨까요? 후텁지근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요.' 엔터프라이즈 씨는 호박빛 눈을 감으며 말했다.
'...여행, 말입니까.' 덴버는 눈을 비비고 나서는 부스스 거리며 일어났다.
'맞아요. 단기적인 피로는 커피 정도로 해결할 수 있지만, 이렇게 장기적으로 쌓인 피로는 커피보다는 여행이나 휴가를 가는 게 좋아요.'
'여행, 휴가... 저에게 그런 것은 필요 없습니다. 단지 매일같이 정진하고, 업무를 할 뿐입니다.' 덴버는 단호히 거절했다.
'이 날씨에 더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엔터프라이즈 씨 뿐일 거야. 나도 며칠 전 부터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몸이 무겁고, 덴버도 요즘 들어 지친 기색이 눈에 띄고... 그래서 나는 여행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덴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없어?' 나는 간곡히 부탁했다.
'사령관님의 뜻이 정 그렇다면... 광활한 대지나, 높은 산 위에 올라서며 편히 쉬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덴버는 다행히도 여행에 동의했다.
'엔터프라이즈 씨, 혹시 추천할 만한 여행지가 있나요? 산이나 들판 위주로요.'
'산이라면 오악이 있고, 푸퉈 산(普陀山), 우타이 산(五台山), 어메이 산(峨眉山)도 있지만, 지금 날씨에 산을 올랐다가는 탈진, 열중증에 걸리기 좋아서요.'
'으... 그렇다면 광활한 대지 쪽으로는 없습니까?'
'요즘 우루무치(乌鲁木齐)가 시원한 데다가 먹을 것도 많고, 휴식할 곳도 많은데 어떤가요?'
'좋지. 그런데 우루무치에 대해서 아는 게 없어서, 바로 가기는 그런데.'
'걱정 마세요~ 제가 자료를 찾을 테니, 다음 날 아침에 책상 위를 봐 주세요~ 그러면 안녕히 주무세요.'
엔터프라이즈 씨는 말을 마치고 집무실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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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엔터프라이즈 씨가 가지런히 정리해둔 우루무치 관련 여행자료, 식당과 호텔 정보, 라고 귀여운 글씨체로 적힌 메모, 그리고 왕복 항공권 2매가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이렇게까지 빠르게 할 줄은 몰랐기에, 나는 덴버에게 빨리 짐을 챙기라고 했다. 덴버는 바로 나왔고, 샤먼 가오치 국제공항(高岐国际机场)에서 출발하여 우루무치에 도착했다. 비행기 안에서는 나와 덴버 모두 피곤했기에, 이륙 때부터 착륙 때까지 계속 잤다.
'덴버, 일어나. 우루무치에 도착했어.' 나는 덴버의 몸을 흔들어 깨웠고, 덴버는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생각하던 것 보다, 푸르릅니다.' 덴버는 디워푸 국제공항(地窝堡国际机场) 주변의 풍경을 보며 말했다.
우루무치는 샨터우보다 훨씬 쾌적하고, 온도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공항에서 안쥐난루(安居南路)에 있는 숙소까지 가며 본 창밖 풍경은 의외로 푸르렀고, 한적했다.
'덴버, 뭔가 이상한 게 있어?' 덴버가 시무룩해 보여서 말을 걸었다.
'사방에 모래언덕이 널려있을 줄 알았지만, 아니었습니다....'
덴버는 실망한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막은 여기서 더 서쪽으로 가서 카스(喀什) 쪽에 가야 있는데, 거기까지 가기는 너무 멀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가자.'
'사령관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저 덴버는 따르겠습니다.'
이내 픽업 차량은 숙소 앞에 멈춰 섰고, 나와 덴버는 짐을 풀은 다음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시간은 9시였지만, 하늘은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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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하얀 천장을 덴버와 함께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덴버, 오늘은 어디 나가기는 무리고, 내일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어?'
'사령관님, 관광지 목록을 줄 수 있습니까?'
나는 덴버에게 관광지 목록을 넘겨주었고, 덴버는 관광지들을 번뜩이는 눈으로 보았다.
'사령관님, 남산목장(南山牧场)이나 천산천지(天山天池)는 어떻습니까?' 덴버는 자신감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깝지만, 모레 오전 7시 40분 비행기고, 중간에 한 번 환승까지 있기 때문에 내일 너무 멀리 갔다 오면 짐 다시 챙기는데 문제가 생겨서 힘들 것 같아. 그렇게까지 교외로 나가기는 힘들 것 같은데...'
'남산목장까지는 1시간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천산천지도 거의 비슷한 시간이 걸립니다. 짐을 싸는 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차를 전세하는 것도 문제고, 길도 낯설어서 운전하기 힘들어. 그리고 우리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러 온 게 아니라, 일과 더위에 지쳐서 쉬러 왔잖아. 웬만하면 돌아다니더라도, 홍산공원(红山公园)이나 신장 국제대바자르같은 시내를 돌아다니는 게 좋지 않을까?'
(덴버에게 너무 심하게 말한 거 아닐까...)
'...알겠습니다.'
덴버는 말을 마치고 침대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갔다.
'어디 가?'
'잠깐 생각할 것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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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덴버가 생각할 것이 있다고 해서, 별말 없이 덴버가 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창밖과 TV를 번갈아 가며 보았다. 창밖은 슬슬 어두워지고 있었다.
나는 자기 전, 샤워하기 위해 욕실에 들어갔다.
욕실에 들어가자, 대리석 벽면이 눈에 들어왔고, 고풍스러운 액자 아래에는 욕조가 있었다. 그리고 욕조 안에는 덴버가... 덴버?! 분명히 밖으로 나간 줄 알았는데...
덴버는 욕조 안에 누워 목욕을 즐기고 있었다.
다행히도 덴버는 내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 했기에, 나는 샤워 부스에 들어가 물을 틀었다.
'꺄악?!' 평소답지 않은 덴버의 놀란 목소리를 들었다.
'덴버! 괜찮아?' 나는 샤워 부스에서 급하게 나와 말했다.
'나?... 나는, 아, 저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욕실에 계십니까? 제 기억이 맞는다면, 분명히 문을 잠갔을 터인데...' 덴버는 헛기침을 몇 번 하며 말했다.
'자기 전에 샤워하려고. 그나저나 생각은 다 했어?'
'거의 다 정리되었습니다만, 왜 욕실 문이 열려있는지는...'
'그건 덴버가 깜빡한 거 아닐까? 그리고, 옷 입는 것도 깜빡한 것 같은데.'
덴버는 목욕하던 중 갑자기 뜨거운 물이 나와 뛰쳐나와서, 실 한 오라기도 걸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반들반들하고 다부진 몸매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없지는 않은 가슴을 볼 수 있었다.
덴버는 내 말에 고개를 갸웃하더니 자신의 몸을 봤고, 황급히 샤워 부스 뒤에 몸을 숨기고 고개만 빼꼼 내밀었다.
'사, 사령관님. 생각은 다 했지만, 밤이 늦었으니 잠을 자고, 내, 내일 말씀드리겠습니다!' 덴버는 평소 같지 않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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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밝았다. 시간은 11시지만, 해는 아직 덜 떠올랐다. 신장(新疆)은 자기네 시간대가 따로 있다고는 들었지만, 이 정도 일 줄 몰랐다.
덴버를 찾아보니, 덴버가 누웠던 자리에는 <아침 식사 및 운동을 하고 오겠습니다. -덴버->라고 적힌 메모가 있었다.
헬스장에 가 보니, 역시나 덴버가 운동복을 입고 땀을 흘리고 있었다.
'덴버, 빠르게 샤워하고 시내 한바퀴 돌자.'
'가는 곳은 어디입니까.'
'그건 덴버가 정하자.'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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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가 향한 곳은 택시를 타고 18분 걸려 도착한 신장 국제 대바자르(新疆国际大巴扎)였다. 마침 식사 때이기도 했고, 나는 아침을 먹지 못해서 배고프기도 했다.
위구르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 사이를 돌아다니며, 위구르족의 문화가 담긴 옷, 공예품, 음식 등을 보았다.
'여기 양꼬치 괜찮아 보이는데, 들어가서 먹을래?'
'좋습니다.' 나와 덴버는 양꼬치집에 들어가 2위안짜리 양꼬치 15꼬치를 시켰다.
이내 나온 양꼬치는 붙은 고기가 상당히 컸고, 누린내 제거 또한 잘 되어있었다.
'잘 먹겠습니다.' 덴버가 말했다.
나와 덴버는 양꼬치를 구워 폴루(위구르식 볶음밥)과 곁들여 먹었다. 덴버는 그것만으로는 모자랐는지, 10꼬치를 추가로 시켜먹었다. 덴버는 행복해보였지만, 중간중간 내 시선을 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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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시간 가까이 대바자르를 둘러본 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위구르식 저녁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
'오늘은 많이 돌아다녔는데, 어땠어?'
'매우 좋았습니다. 그러면 뉴스를 잠깐...'
[오늘 저녁 9시 20분부터 인민공원에서 불꽃축제를 개최합니다.]
'사령관님, 9시에 홍산공원으로 가는 것이 어떻습니까?' 덴버는 기대하는 투로 말했다.
'불꽃축제 하는 건 인민공원인데, 홍산공원?'
'홍산공원으로 가고 싶습니다. 사령관님은 제 의견을 따르시겠습니까?'
'덴버가 원한다면. 그런데, 굳이 홍산공원으로 가는 이유가 있어?'
'그것은...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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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천천히 어둑어둑해졌고, 나와 덴버는 홍산 정상에 올랐다. 910미터짜리 높지 않은 산이었지만, 시내를 내려다보기에는 충분했다.
'처음 만났을 때에는, 사령관님과 함께 이런 곳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나도 그 날, 너를 이길 줄은 몰랐어.'
,
'그렇지만... 제 말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덴버는 내 입에 손가락을 갖다대고 말했다.
'저는 항상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가지려 노력합니다. 특히 사령관님의 앞에서는 사소한 행동 하나라도 잘못하면, 사령관님에게 누를 끼칠까봐 더욱더 조심합니다.
하지만 요즘들어, 부쩍 실수가 늘어났습니다. 제 근면함 외의, 다른 감정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감정은 지우려해도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경의나, 경외나, 다른 감정들과는 다르게...
그 감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령관님에게 저 자신을 바쳐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면 제 고백을... 받아주시겠습니까? 제 전부를 사령관님께 바치고 싶습니다. 지금부터, 생을 다 할 때까지...' 덴버는 내 곁으로 다가왔다.
'덴버...' 나는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덴버는 내 입을 자신의 입으로 막았다. 그리고 껴안았다.
이내 불꽃들이 하늘을 수놓았다.
'그렇다면 반지를... 앗, 반지가?! 다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덴버는 반지를 주려고 했지만 반지가 없어서 주지 못 한 모양이다.
'뭐, 그거야 돌아가서 사면 되는 거고.
조금 늦긴 했지만, 너의 고백, 잘 받을게. 돌아가면 엔터프라이즈 씨에게 파티를 준비해달라고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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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f-docx판은 조금만 있다가 올릴게. 그리고 컴퓨터판 텍파에서는 문단 구분기호 빼고 넣기 때문에 글자 수가 조금 더 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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