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치열했던 전장들을 보면 유럽,북아프리카,동부유럽...그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등이 있다.

그중 일본과 미국이 대립했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벌어진 이른바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의 패전 원인 분석을 해보기로 한다.

일본은 사실 31년 중국의 만주 침공을 시작으로 근 14년간의 오랜 전쟁을 경험했는데,

이는 일본 군부의 독단적인 성향과 감정에 치우친 무모한 결정,그리고 천황제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 참극이라 할수 있다.더군다나 29년 세계 대공황이 일어나면서 해외시장 개척에

더더욱 눈을 돌리지 않을수 없게 된 일본은,중국대륙으로 세력을 확장하여 자신들의 식민지 블록을 형성함으로써 부족한 자원과 경제불황을 타개하고자 하였다.

결국 37년 7월,중국 침공을 본격화한 이래,근 4년간 혈전을 벌이며 국력을 더욱 소진한 일본은 지지부진한 싸움을 종결하고,돌파구를 찾기위해 동남아시아 개척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다.그 지역들은 일본의 전쟁수행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석유나 고무등의 자원들이 풍부한 곳이었다.그러나 문제가 있었다.그 곳은 서방 열강들이 잠식하고 있던 식민지 블록들이었고,

세력을 뻗치려면 그들의 본국과의 마찰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속에서 일본은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고,일부 군 수뇌진들 중에는 영국,미국 등과의 전쟁에서 고전을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이를 입밖으로 표출하지는 못하였다.당시 일본의 사회 분위기는 요인암살,테러 등으로 어수선하고 혼잡했으며,어느누구도 천황과 대 일본제국의 국익에 반하는 의견들을 제시할수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미국은 일본에게 강력한 경제제재를 영국,네덜란드,중국등과 연합해 가하면서 일본의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미국의 일본에 대한 요구는 간단했다.중국과 인도차이나에서의 일본군의 무조건적인 철수였다.그러나 일본은 이를 받아들이기엔 굴욕적이라 생각했다.

일본에서의 대미전 개전에 대한 여론이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고,눈 속임용 사절단을 미국으로 파견해 물밑으로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척 하면서,다른 쪽에선 일사분란하게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41녀 12월 7일,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전쟁은 시작되었고,이제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었다.위험한 도박은 시작되었다.

1.진주만 공습의 부분적인 성공 - 진주만 공습은 세계 해군 역사상 가장 최초로 항공모함의 함재기들을 동원하여 전함 위주의 시대에서 탈피하게 만들어준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항공모함 총 6척에서 발진한 약 350대의 일본기들이 하와이의 진주만 미 함대 기지를 기습 공격했다.기습은 전술적으로만 본다면 대 성공이었지만,전략적으로는 실패한것이라 볼수 있다.

무엇보다 미군의 유류저장소를 미처 파괴하지 못했고,정작 가장 중요했던 미 항모 2척은 진주만에 없었다.나구모 제독의 3차 공격이 진행되었다면 좀더 큰 희생을 미국측에 안겨줬겠지만,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오히려 미국의 반격을 우려해 그만두어 버렸다.여전히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해군 항공력은 그럭저럭 유지되고 있었다.

다만,미국은 믿기지 않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고,결국 일본에 선전포고를 결의하게 된다.미국 전함 8척이 심하게 손상되거나 침몰했고,항공기 188대가 앉은채로 격파되었다.미 해병또한 2000여명이 전사했다.미국은 복수의 칼날을 갈았고,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일본의 위험한 도박은 계속되고 있었다.

2.일본군의 전술적 착오 - 일본 육군의 전술적 착오가 있었는데,바로 적진을 향해 육탄 자살공격을 감행하는 것이었다.이것은 20세기 초 러일전쟁때부터 일본군의 주된 전술이었는데,시대적 발전상에 비춰 볼때,이것은 너무나 무모하고도 원시적인 방법이었다.일본군은 용맹스러웠지만,정신적 사상부터가 항복보다는 죽음을 택했고,이는 전술적 착오로 귀결되게 된다.미군의 기관총 진지에 무차별적인 돌격을 감행하는 일본군에 있어 막대한 인명손실은 불가피했고,패전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쟁 말기 카미카제 또한 마찬가지의 맥락이라 볼수 있다.육군에서 공군으로 주체가 바뀌었을 뿐,무모하고도 자멸적인 싸움은 그칠줄을 몰랐다.육군의 이러한 전술적인 착오가 없었다면,좀더 미군에게 큰 희생을 불러올수 있었지만,당시 일본 대본영에는 그리 뛰어난 전략가들이 별로 없었다.그들에게 있어 최고의 무기는 천황을 위한 “영예로운 죽음”..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3.정보전의 열세 - 일본은 미드웨이 해전 이전부터 자신들의 작전에 관한 암호가 미국측에 해독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쟁 종결 이후에나 알게 되었다.미군은 일본의 계획 하나하나를 다 파헤쳐 놓고,작전을 실행하였는데..미드웨이 해전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 할수 있었다.

전쟁 수행에 있어서 정보전의 열세는 일본의 패전을 더욱 앞당기는 촉매제로 작용하게 된다.한 발 앞서 공격을 사전 예측하고,준비하는 적을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불리한 싸움이 되고 만다.

4.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공업력 - 당시 미국과 일본의 공업력 수준은 10대 1 수준이었다.일본은 더군다나 자원도 부족했고,장기전에는 불리한 입장이었다.무시무시하게 찍어대는 미국의 공업력은 개전 이후 더욱 발전했고,군수산업은 호황을 맞으면서 활기를 띄기 시작하게 된다.일본은 따라올수 없는 속도로 힘을 키우며 복수를 노리는 적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애당초,공업력의 차이만 보더라도 싸움이 성립될수는 없었다.그랬기에 일본군의 위험한 도박은 파국적인 결말을 보며 무고한 희생을 감수해야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