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스맥다운에서 도전 권한을 포기했던 랜디오튼은 이번 스맥다운에서 또 다시 우승을 차지한다.

어김없이 브레이가 등장하고, 랜디오튼을 칭찬하며 이번에도 어떻게 할것인지 의사를 묻는다.

랜디오튼은 입을 굳게 다물더니 이내 입을 열고 말한다.

"레슬매니아에서 보도록 하지."

팬들은 열광하고, 잠시 당황하다가 씨익 웃는 브레이의 표정과 함께 스맥다운이 끝이난다.

그렇게 랜디오튼과 브레이의 불편한 동행이 계속 되고, 신경전 이외의 물리적 접촉없이 레슬매니아를 맞이한다.

대망의 레슬매니아 당일.

암전과 함께 챔피언 브레이가 먼저 등장하고 팬들은 랜디오튼을 기다린다.

어둡고 공포스럽게 리믹스된 테마와 함께 등장하는 랜디오튼.

그는 양가면을 쓰고 기괴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또 다시 브레이 앞에 무릎을 꿇은 랜디오튼.

씨익 웃는 브레이 와이어트.

랜디오튼에게 시스터 아비게일 작렬!

커버 1, 2, 3 !!

관중들은 일제히 침묵...

모두들 할 말을 잃었다.

비록 메인이벤트는 아니었지만 레슬매니아의 챔피언쉽에서,

이토록 허무한 결과가 나오다니 관중들은 이내 분노에 휩싸였다.

그 때 또 다시 암전되는 경기장.

땡 - - - - - - . . . .

땡 - - - - - - - - - . . . . .

종소리가 울린다.

보랏빛의 조명이 입구를 적신다.

앞전 경기에서 로만 레인즈에게 패배하고 구급차에 실려간 언더테이커가 다시 돌아왔다.

팬들은 의아하면서도 열광한다.

그래, WWE 챔피언쉽이 이렇게 끝날리가 없지.

관중석에서는 연신 홀리 쉿이 울려퍼진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언더테이커의 분위기가 평소와 많이 다르다.

불과 몇 십분전 봤던 언더테이커인데,이토록 낯설 수 있을까.

후드를 올린 언더테이커는 바로 보 댈러스였다.

보 댈러스가 링 위로 올라가자 랜디오튼이 몸을 반대로 회전해 보 댈러스에게 무릎을 꿇는다.

이어 브레이 와이어트도 무릎을 꿇고 보 댈러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자신의 램프를 보 댈러스에게 건네는 브레이 와이어트.

그걸 건네 받은 보 댈러스는 램프를 지그시 바라보더니 마이크를 들고 말한다.

"오랜만이군. 아비게일."

그리고 타이탄트론쪽을 바라보는 보 댈러스.

대형 스크린에는 세기말 언더테이커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보 댈러스는 다시 입을 연다.

"열 살 무렵이었던가. 그를 만났던것이."

"그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지. 그리고 그의 권유로 나는 또 다른 어둠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번엔 스팅과 함께 찍은 사진이 대형 스크린에 나오고 있었다.

팬들은 홀리쉿을 연발하고 있다.

보 댈러스는 비장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간다.

"이 곳의 어둠, 그리고 대척점의 전혀 다른 어둠을 받아들여 완전히 새로운 어둠이 탄생했다!"

이 말을 남기고 보 댈러스는 씨익 웃으며 브레이, 랜디와 함께 퇴장한다.

이 날은 어쩌면 훗날, WWE에서 가장 어두운 부분이라 칭하게 될 남자의 탄생일지도.